[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소유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X(엑스, 옛 트위터)가 EU(유럽연합) SNS 규제법 첫 공식 조사 대상에 올랐다.
18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X에 대해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따른 위반 조사를 공식 개시했다. DSA는 SNS 상 가짜뉴스·불법콘텐츠 유통을 막기 위해 올해 8월 도입된 법이다. EU 내 이용자가 월 4500만명이 넘는 대형 플랫폼들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DSA에서는 위반 시 글로벌 매출의 최대 6%에 이르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유럽 시장에서의 퇴출까지도 가능한 강력한 제재가 가능하다.
X에 대한 공식조사 착수는 DSA 제정 이후 첫 번째 사례로, X는 일론 머스크의 인수 이후 지속적으로 투명성과 인터넷 신뢰·안전에 대한 지적을 받은 바 있어 이번 조치의 결과가 주목된다.
EU 집행위원회는 X의 전반적인 콘텐츠 처리 방식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각각 개별 콘텐츠를 걸고 넘어지는 대신 X의 불법 콘텐츠 신고 방식과 처리 속도 등을 심층적으로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우리는 DSA 위반 혐의가 있는 여러 건을 근거로 X에 대한 공식 절차를 개시했다"고 말했다. 집행위는 X가 자체 약관을 지키는지, 불법 콘텐츠 신고 메커니즘이 있는지, 또 이를 얼마나 신속하게 처리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X는 구글 플레이, 링크드인, 아마존 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페이스북, 틱톡 등과 함께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VLOP)으로 지정된 가짜뉴스, 유해 콘텐츠 확산 등에 대한 의무를 지닌다.
앞서 EU는 지난 10월 EU가 머스크에게 DSA를 준수하라고 촉구한 지 두 달 만에 X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EU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초기 X에 가짜뉴스가 범람한다며 DSA 준수를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X는 성명을 내고 "DSA를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규제 절차에 협조하고 있다"면서 "X는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면서 당사 플랫폼 사용자에게 안전하고 포용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앞으로 이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엑스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보다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와 함께 집행위는 엑스의 ‘블루체크’ 시스템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루체크는 원래 트위터 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출처임을 나타내는 인증 시스템이었지만, 머스크가 인수한 후 프리미엄 유료 서비스 이용자 표시로 바뀌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엑스의 올해 광고 수익을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로 추정할 경우 최대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조사에 대해 "머스크가 콘텐츠 모니터링 정책을 축소한 이후 선동적인 콘텐츠가 증가한 엑스에 대해 현재까지 이뤄진 가장 실질적인 규제 조치"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