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태양계 형성 초기의 모습을 담은, 지구에서 수억 km 떨어져 있는 45억 살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한 샘플이 공개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현지시간 11일, 이 소행성을 탐사한 뒤 지난 9월 24일 지구로 귀환한 탐사선 오시리스 렉스 캡슐이 채취한 샘플 분석결과를 공개하고, 이 샘플에서 생명체의 기본 요소인 물과 탄소를 포함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날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존슨우주센터(JSC)에서 소행성 베누 샘플을 분석한 결과에 대해 "오시리스-렉스 샘플은 지금까지 지구에 전달된 소행성 샘플 중 가장 탄소가 풍부했다"며 "첫 번째 분석 결과, 점토 광물 속에 물이 상당히 많이 함유돼 있다. 광물과 유기 분자 모두에 탄소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우리의 행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들이고, 과학자들이 다음 세대를 위해 생명체로 이어질 수 있는 요소들의 기원을 밝혀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탄소와 물 분자는 우리가 찾고자 했던 바로 그 물질"이라고 덧붙였다.
베누는 태양계 생성 초기인 45억년 전 생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소행성이다. 특히 탄소는 지구 형성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탄소가 풍부한 베누를 통해 지구 생명체의 기원과 초기 태양계의 비밀을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은 존슨우주센터 안에 마련된 전용 청정실에서 앞으로 2년 동안 정밀 분석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캡슐에 담긴 소행성 베누의 샘플은 지난달 24일 미국 유타주 사막에 무사히 착륙했다.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지난 2016년 9월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지 7년만에 이룬 쾌거다. 특히 나사는 목표했던 60g을 훨씬 뛰어넘는 약 248g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이날 지구에 착륙하지 않고 베누의 샘플이 담긴 캡슐만 지구로 투하한 뒤 자리를 떠났다. 탐사선은 또 다른 소행성 '아포시스'를 탐사할 계획이다. 오시리스-렉스는 2029년 아포피스에 도착할 예정이다.
2004년 6월에 발견된 지름 약 340m로 추정되는 아포피스는 한때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후 추적 조사를 통해 지구에 가까이 접근만 하고 충돌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