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나이가 무려 132억 살인 블랙홀이 우주에서 발견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블랙홀 가운데 최고령이다.
미국 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관측소 소속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연구진은 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을 통해 우주가 시작된 대폭발 현상인 ‘빅뱅’ 이후 4억7000만년만에 형성된 블랙홀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우주의 나이가 137억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 블랙홀은 우주의 시작(빅뱅) 이후 4억7000년 뒤에 만들어져 나이가 132억 살 정도로 추정된다. 천문 관측 사상 가장 오래된 블랙홀이다.
이번 블랙홀은 NASA 제임스웹 우주망원경과 찬드라 엑스선 관측소가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번 블랙홀을 엑스선 감지에 특화된 찬드라 우주망원경으로 발견했다. 찬드라 우주망원경은 1999년 NASA가 발사했으며, 지구에서 최대 13만㎞ 떨어진 우주에 떠 있다.
과학자들을 더욱 놀라게 한 점은 이 블랙홀이 우리은하에 있는 블랙홀보다 10배가량 더 크다는 점이다. 또 무게는 해당 은하계에 있는 별들의 총질량의 10∼10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우리은하나 인근 은하계의 블랙홀 무게가 보통 별들의 질량의 0.1% 정도로 측정되는 것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규모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블랙홀 나이 계산은 현재 관측되는 블랙홀 질량을 측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블랙홀 질량은 블랙홀에서 방출되는 엑스(X)선 밝기로 알아낸다. 엑스선 밝기가 강할수록 질량이 무겁다. 질량을 알아내면 블랙홀과 관련한 다른 관측 정보를 조합해 블랙홀이 되기까지의 별 생애를 역산해 나이를 알아낼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보다 2900만년 더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블랙홀도 분석 중이다. 적외선 관측에 특화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통해 발견했는데, 향후 엑스선 관측으로 정확한 나이를 확인할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최고령 블랙홀’ 자리가 바뀔 수도 있다.
NASA 연구진은 "빅뱅 시점에 최대한 근접한 증거물이 많을수록 우주 탄생 직후 환경을 더 생생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서 "여러 관측 자료를 조합해 초기 우주의 더 정확한 그림을 그리는 데 이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미국 예일대학교 연구진은 "이렇게 거대한 것이 존재하기에는 우주 초기 단계에서만 가능하다"며 "이 블랙홀이 이렇게 이른 시기부터 자신의 은하계와 함께 계속 존재해왔다는 게 매우 놀랍다"고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