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한국과 미국이 함께 개발한 태양 코로나 관측 장비(코로나그래프) 코덱스(CODEX)가 오는 10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설치된다. 코로나그래프는 태양의 대기인 코로나를 정밀하게 관측해 태양풍의 가속 원리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장비다.
우주항공청과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개발한 코덱스(CODEX)의 발사 전 최종 점검을 완료했다고 8일 밝혔다.
코덱스는 오는 10월 중순 스페이스X의 우주선 팰컨9에 실려 발사된다. 이후 코덱스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설치돼 6개월 이상 태양 관측 임무를 수행한다.
코로나그래프는 태양 표면에 비해 100만배 이상 어두운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 영역인 '코로나'를 관측할 수 있는 특별한 망원경이다. 태양의 표면인 광구가 상대적으로 매우 밝아 개기일식을 제외하면 지상에서 코로나 관측이 불가능하며, 인공적으로 태양 면을 가려야만 코로나를 관측할 수 있다.
태양 표면 온도는 섭씨 6000도 수준이지만 코로나의 온도는 수백만도에 달해 천문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태양 중심인 핵에서 발생한 열에너지가 순차적으로 전달되면 표면이 코로나보다 더 뜨거워야 한다. 오히려 코로나 온도가 높은 이유를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한미 연구진이 공동으로 개발한 코덱스는 단순히 태양 코로나의 형상만 촬영하는 것을 넘어섰다. 기존에 제한적으로만 관측할 수 있었던 온도와 속도를 하나의 기기에서 동시 관측해 2차원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고안된 세계 최초의 코로나그래프다. 지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총 7년에 걸쳐 약 2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됐다.
이러한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 코덱스로 태양 반경의 3~10배에 이르는 영역의 코로나 온도와 속도를 측정할 계획이다. 우주항공청은 이 연구를 통해 우리가 우주 날씨를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천문연은 코덱스의 핵심기술인 편광카메라, 필터휠, 구동 제어기 등 하드웨어와 코로나그래프 비행 및 지상 운영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NASA는 코로나그래프의 광학계와 광기계부, 태양 추적 장치를 개발했으며, 국제우주정거장 설치와 운영도 담당한다.
한국 측 연구책임자인 김연한 천문연 박사는 "코덱스가 성공적으로 코로나를 관측한다면 국내 태양우주환경 연구자들이 더욱 주도적으로 태양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한국 측 기술개발을 총괄하고 이번 최종 점검을 현지에서 수행한 최성환 천문연 박사는 "코덱스는 한국과 NASA의 기술력이 합쳐져 만들어진 합작품이다. 코덱스는 세계 최초로 코로나의 밀도, 온도, 질량을 2차원(D) 영상으로 촬영할 수 있는 장비”라며 “태양 활동을 이해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될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그래프를 개발하면서 확보된 기술들은 우주, 국방, 반도체 산업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NASA 측 연구책임자인 제프리 뉴마크 박사는 "한국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소프트웨어 기술과 NASA의 광학계 및 태양 추적장치 기술이 잘 접목된 상생 기술"이라며 "코덱스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경우 보다 장기적으로 운영할 유사 관측기기 개발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코덱스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해 태양의 코로나 및 태양풍 등 태양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를 통해 태양 연구와 우주 날씨 예측 분야에서 우주청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양국 간의 지식과 기술을 공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