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일본 최초 민간기업이 시도한 달 착륙선이 실패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의 우주전문기업 아이스페이스가 개발한 무인 달 착륙선 ‘하쿠토-R’(사진)이 26일 새벽 달 착륙을 시도했으나, 달 표면에 도달하기 직전 통신이 두절됐다.
지난해 12월 미국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발사돼 4개월 반 만에 달 궤도에 진입한 달착륙선은, 이날 오전 0시 40분께 달 표면 약 100㎞ 고도에 진입해 착륙 준비를 마쳤다. 이후 상황이 순조롭게 진행됐다면 착륙 시도 시작 1시간 뒤인 오전 1시 40분께 착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정 시간 25분이 지나서도 착륙선과 통신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하카마다 다케시 아이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달 착륙선의 연료가 떨어져 달 표면에 낙하해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며 "착륙 직전에 통신이 두절돼 착륙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우리는 달 표면 착륙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가정해야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이스페이스 관계자는 “달 착륙선의 추진 연료 잔량이 없어져 하강 속도가 급속하게 상승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달 표면에 하드 랜딩(경착륙)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하쿠토-R은 지난해 12월11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Ⅹ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크기는 높이 2.3m, 폭 2.6m이며, 무게는 340㎏이다.
하쿠토-R의 달 착륙이 성공했을 경우 일본은 러시아와 미국,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가 될 수 있었다. 일본은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1과 하야부사2가 소행성 착륙에 성공한 적은 있지만 달과 같은 중력이 있는 천체 착륙 경험은 없다. 특히 민간기업으로서는 세계 최초의 달 착륙 시도였다.
하카마다 CEO는 "착륙할 때까지 자료를 얻은 것은 대단한 성과다. 이러한 성과를 점검하는 것은 향후 미션에서 착륙을 포함한 기술의 성숙도를 높이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이스페이스는 오는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한 차례씩 달 착륙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트위터에 "스타트업의 만족할 줄 모르는 우주 도전을 앞으로도 응원하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