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국무회의에서 슈링크플레이션, 즉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품 용량을 줄이는 이른바 ‘꼼수 인상’ 문제를 강력히 지적하며 치킨업계가 크게 긴장하고 있다. 특히 교촌치킨이 대표적 사례로 거론되면서, 국내 외식업계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교촌치킨은 올해 9월 일부 순살 메뉴의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대폭 줄이면서도 가격은 변동하지 않아 소비자 기만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닭다리살만 사용하던 주재료에 안심살을 섞은 것도 가격 인상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 같은 ‘슈링크플레이션’ 행위는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에게 질타를 받았고, 대통령실과 공정거래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부처가 대책 마련에 나서게 된 배경이다.
소비자들은 교촌의 부도덕한 가격 인상 행태에 “교촌이 또 교촌했다”며 강한 불만과 배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불매운동 움직임과 소비자 신뢰 저하로 이어져 교촌 브랜드의 시장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10월 23일 결국 순살 메뉴 중량과 주재료 구성을 원상복구시키는 결정을 내렸으나, 이 과정에서 국민 신뢰와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이에 따라 회사 주가도 급등락을 거듭하며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이미 과자, 맥주, 소시지 등 가공식품 37개 품목에서 정부의 규제를 받고 있으나, 치킨 등 조리식품은 표시 의무가 없는 사각지대에 있었다. 이번 교촌치킨 논란을 계기로 정부는 외식업계에도 적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며, 연말까지 관련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촌치킨은 올해 2025 APEC 정상회의 공식 협찬사로서 경주 현장에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총 7200인분의 치킨을 제공했다. 그러나 세계적 IT 기업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참석한 ‘깐부치킨’ 삼성점 회동이 실시간 중계되며 이목은 ‘깐부치킨’으로 쏠렸다. 주문 폭증과 배달 지연, 매장 휴점 사태까지 빚어진 깐부치킨의 초유의 화제성에 비해 교촌치킨은 기대한 홍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가격 인상과 중량 조정은 전반적인 원재료 비용과 인건비 상승을 반영한 경영 판단”이라며 “중량 축소 자체보다 소비자에 대한 투명한 고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다만 치킨 판매 기준을 ‘마리’에서 ‘그램’ 단위로 변경하려는 정책은, 치킨 한 마리에 사용되는 950~1050g 중량 범위가 존재해 현실성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외식 물가는 연 3~7%대 상승했으며, 치킨 가격은 같은 기간 BBQ, 교촌, BHC 등 주요 프랜차이즈 기준으로 15~28% 오르며 체감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육계 가격 상승과 특정 부위 수급난이 가격 인상의 주요 배경이다.
프랜차이즈업계 전문가는 "이번 사태는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 신뢰 회복과 정책 투명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함을 보여준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 '소비자를 기만하는 꼼수에 대해 제도적 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하라'고 주문한 것 역시 외식물가 안정과 서민 부담 완화를 위한 강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교촌치킨은 슈링크플레이션 논란과 정치권 질타, APEC 공식 협찬사임에도 불구하고 ‘깐부치킨’에 주목도가 밀리며 내홍을 겪고 있다"며 "향후 정부 정책 대응에 따라 외식업계 전반의 가격·용량 정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