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회사) CEO의 난데없는 결투 소식이 연일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세계 1위와 9위 억만장자인 두사람의 대결이 성사된다면 격투기 사상 역대 최대 흥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3일(현지 시간) 미국 CNBC방송은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종합격투기 UFC 옥타곤(8각 경기장)에서 맞붙는다면 1인당 유료 시청(PPV) 가격 100달러(약 12만5000원)로 예측할 때 흥행 수입이 10억 달러(약 1조312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현재 격투기 최대 흥행 시합인 2017년 복싱 선수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UFC 선수 코너 맥그리거의 권투 경기 당시 수입 6억 달러를 훌쩍 넘는 금액이다.
사건의 발단은 21일 한 트위터 사용자가 메타에서 곧 출시 예정인 소셜미디어 ‘스레드’에 대해 “트위터의 라이벌이 될까”라는 질문을 트위터에 띄우면서 비롯됐다. 머스크가 “무서워 죽겠네”라며 비꼬는 글을 올리자 저커버그가 인스타그램에 “위치를 보내라”고 응수했고 머스크는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받아친 것. 우리 게임 용어로 ‘현피(사이버 공간에서 다투다 실제 만나 싸우기)’에 합의한 셈.
저커버그의 메타가 트위터와 유사한 형태의 탈중앙화된 텍스트 기반 소셜미디어 론칭을 준비중이고, 머스크는 트위터를 수퍼앱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머스크 CEO가 저커버그 CEO에 공개적으로 결투를 제안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커버그가 이 결투에 응하겠다고 화답하자 빅테크 업계는 때아닌 싸움 구경에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워낙 두사람 모두 관종기질이 강하고, 그간 회사의 사세가 위축되면서 추락했던 이미지를 반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이만한 '흥행카드'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24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정말로 저커버그와 결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트레이닝을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대결이 확정되면 시작할 것”이라며 “저커버그와 대결이 아마도 실제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 기업의 홍보 컨설팅 전문가인 브룩 해머링은 “저커버그 같은 창업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주도하고 싶어한다”며 “창업자의 스토리는 회사 자체보다 스케일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저커버그에게는 이 현피 논란으로 잃을 건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를 일으키는 머스크와 동시에 이슈라이징된다면, 메타를 비롯해 저커버그의 새 플랫폼을 홍보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를 론칭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결투가 이뤄지면 누가 이길지에 대한 전망도 팽팽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저커버그는 브라질 유술 주짓수 수련자로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아마추어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나이도 39세로 51세인 머스크에 비해 우세하다.
하지만 체급상으로는 신장 190cm, 체중 80kg인 머스크가 한수위이기 때문이다. 머스크도 한 팟캐스트에서 “어려서 유도 가라테 태권도를 배웠고 최근 주짓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