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일본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의 민간우주선이 지난 4월 달 착륙을 시도하다 추락한 원인이 밝혀졌다.
아이스페이스측은 고도센서가 오작동해, 고도를 잘못 판단해 착륙에 실패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아이스페이스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달 착륙선 ‘하쿠토-R 미션1’의 비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도 측정과 관련한 소프트웨어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쿠토-R M1은 지난해 12월 11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달 착륙선 개발은 지금까지 미국, 러시아, 중국만 성공했고, 민간 기업이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이 시도가 성공했다면 일본은 세계에서 네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에 이름을 올리면서, 최초의 민간 달 착륙선 개발을 성공한 나라가 될 수 있었다.
아이스페이스에 따르면 하쿠토-R 미션1은 지난 4월 26일 0시 40분 고도를 낮추며 착륙을 시작했다. 계획된 착륙 순서를 순서대로 완료하고 시속 3.2km의 속도로 감속해 달 표면 고도 5km 지점에 무사히 도달했다. 하지만 직후 시속 320km 속도로 달의 분화구로 추락했다.
아이스페이스는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주변 지형보다 3km 정도 높은 달 표면의 분화구 가장자리를 지날 때 착륙선의 고도를 측정하는 센서가 오작동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당초 일본 착륙선의 착륙지는 달 앞면 북동쪽에 있는 평원 지대인 ‘꿈의 호수(Lacus Somniorum)’였지만, 착륙선의 설계가 완료된 이후 아틀라스 충돌구로 변경됐다. 이로 인해 충돌구의 지형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는 착륙 소프트웨어가 사용됐고, 시뮬레이션 과정에서도 이런 결함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스페이스는 소프트웨어 오류 문제는 하드웨어 문제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카마다 다케시 아이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기자회견에서 “내년 하쿠토-R 미션1과 거의 동일한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키는 일정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며 “착륙선을 위한 보험에 가입했으며 회사에 미치는 재정적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2025년에는 달의 뒷면에 착륙선을 보낸다는 계획도 변경 없이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