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이 달 남극 착륙에 성공했다. 달의 남극 착륙은 인류 최초의 기록이다.
이에 따라 인도는 미국과 소련,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달 착륙 성공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2019년 인도의 찬드라얀2호는 달의 궤도에 안착하는 것까진 성공했지만, 탐사선 착륙에는 실패했다. 일본·이스라엘 등도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23일(현지시간) CNN,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현지매체들은 '찬드라얀 3호'가 이날 오후 달 남극에 안착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CNN은 "인도가 우주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게 됐다"며 "찬드라얀 3호의 착륙 지점은 역사상 그 어떤 우주선보다 달의 남극에 가깝다"고 전했다.
찬드라얀 3호는 달까지 날아가는 추진 모듈과 착륙선 ‘비크람’, 탐사를 위한 차량(로버) ‘프라그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프라그얀은 산스크리트어로 ‘지혜’라는 뜻이다.
무게 26㎏ 가량인 프라그얀은 향후 2주 동안 남극 표면의 광물 성분을 분석하고, 궁극적으로 얼음(물)의 흔적을 조사하게 된다. 달 남극의 음푹 들어간 충돌구 안쪽에는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영구음영지역'이 있는데 여기에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지난달 14일 인도 남부 안드라프레데시주의 스리하리코타 우주기지에서 찬드라얀 3호를 실은 LVM3 M4 로켓을 발사했다. 보름 간 날아가 이달 5일 달의 타원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때 동체 카메라로 달의 표면을 촬영해 전송하기도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찬드라얀 3호의 달 남극 착륙 장면을 실시간으로 시청했다.
모디 총리는 "이번 성공은 인류 모두의 것이며 앞으로 다른 국가들의 달 탐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축하의 말을 남겼다.
앞서 모디 정부는 2020년 6월 인도의 우주 산업을 민간에 개방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인도에는 최소 140개의 우주기술 스타트업이 생겨 났고, 1억2000만 달러(약 1609억원)의 신규 투자가 유입됐다.
이번 인도의 달탐사 프로젝트가 달 착륙에서는 네 번째 국가이지만, 달의 남극 착륙은 인류 최초의 쾌거다. 달 남극은 착륙 난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운석 충돌구 때문에 울퉁불퉁한 지형이 많아서 착륙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달의 남극 도전을 계속하는 이유는 물을 비롯해 희귀 광물과 핵융합의 원료인 헬륨 동위원소(헬륨-3)가 매장돼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만약 달의 남극에 다량의 물이 얼음 상태로 존재한다면 식수와 산소는 물론 로켓 연료로 쓸 수 있는 수소를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다.
즉 화성과 태양계 외행성에 대한 유인 탐사 개발에 있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류가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하게 되면 달은 물론 우주 개발 속도가 높아지게 된다는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로이터는 "(찬드라얀 3호의) 성공적인 달 착륙은 모디 정부가 민간 우주 발사와 관련 위성 기반 사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면서 인도가 우주 강국으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CNN도 "이번 임무는 우주 분야의 글로벌 초강대국으로서 인도의 위상을 확고하게 만들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한편 러시아는 무인 탐사선 '루나 25호'를 달 남극에 착륙시키려고 했지만 지난 20일 착륙을 시도하다가 달 표면에 그대로 추락하면서 실패했다. 작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 중인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달 탐사선을 쏘며 인도와 경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