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한국 스타트업 기술로 구현된 '한국판 스페이스X'의 탄생을 알리는 민간 우주 발사체가 브라질에서 성공적으로 날아올랐다.
이번 발사는 국내 민간기업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발사체를 최초로 쏘아올려 엔진을 검증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국내 스타트업인 이노스페이스가 발사체를 쏘아올리며 한국도 민간 중심의 우주 경제인 '뉴스페이스'진입을 위한 큰 행보가 본격화됐다.
국내 우주 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는 독자 개발한 발사체 '한빛-TLV'를 20일 새벽(한국시간) 브라질 공군 산하 알칸타라 우주센터(CLA)에서 발사했다. 시험발사체는 이날 새벽 2시 52분경 발사해 정상적으로 이륙에 성공, 브라질 탑재체를 싣고 4분 33초 동안 비행했다.
이노스페이스 측은 "발사체가 정상적으로 이륙에 성공했으며, 1차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했지만 브라질 공군과 함께 데이터를 더 들여다 봐야 최종적으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 결과는 21일 자정께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엔진 추력이 크고 체계구조가 가장 복잡한 로켓 1단부 엔진은 많은 기술이 투입되는 핵심 부분이며, 우주 발사체 독자기술 확보를 위해 거쳐야할 중요한 개발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첫 시험발사에 책임감을 느끼며 많은 준비를 해왔다. 이번 시험발사 수행 과정에서 얻은 값진 경험과 노하우들은 핵심 기술력이 되고, 향후 전문 우주기업으로의 도약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브라질에서 발사체 한빛-TLV를 시험발사한 이노스페이스는 고체 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로켓'을 만든다. 이노스페이스는 하이브리드 로켓 분야에서 국내 1위, 세계 3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2026년에는 500㎏까지 실을 수 있는 발사체를 상용화할 예정이며 2030년에는 유인 우주선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시험발사체 '한빛-TLV'는 15톤급 하이브리드 발사체 엔진의 비행 성능 검증을 위해 제작됐다. 이번 시험발사에서는 브라질 공군 산하 항공과학기술부(DCTA)가 자체 개발한 관성항법 시스템 '시스나브(SISNAV)'를 탑재했다. 이번 시험발사로 엔진의 성능이 검증되면 향후 위성발사 서비스 사업에 쓰일 2단형 소형위성 발사체 '한빛-나노'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에 첫 발사를 시도했지만, 기상 악화와 펌프 냉각계 밸브 이상, 안전관리시스템 오류 등으로 인해 수차례 발사가 미뤄졌다.
결국 발사 가능한 날이 넘어가면서 올해 재발사에 나섰다. 올해도 당초 지난 7일에 발사할 예정이었지만, 기체 점검 시간이 길어져 다음날로 연기됐다. 8일에는 이륙 10초 전 배터리 과냉각 문제로 점화 카운트다운 중 발사가 자동 중단된 바 있다.
한편 우주 분야 시장 조사 및 컨설팅 업체인 유로컨설트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우주 경제 규모는 3700억달러(약 400조원)다. 225조원인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550조원인 비메모리 반도체시장 규모에 육박한다. 우주시장은 2030년 지금보다 두 배에 달하는 6420억달러(약 85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발사체는 우주산업 내에서도 가장 핵심 사업이다.
국제 시장조사기관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우주 발사 서비스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42억1000만달러(약 18조6000억원)로 2021년 126억7000만달러(약 16조6000억원)에 비해 1년 만에 12.6% 성장했다. 2029년에는 319억2000만달러(약 42조원)까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이스X는 기업가치가 최대 1500억달러(약 197조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이노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드림스페이스월드, 우주로테크 등의 기업들이 '한국판 스페이스X'를 목표로 경쟁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