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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동산

[이슈&논란] ‘뇌물 1억’ 강호동 농협회장, 경찰 출석…금품선거·회장 권한집중·견제장치 부재 '도마 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억원대 금품수수 혐의로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그간 정부 감사와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난 각종 의혹이 한꺼번에 입체적으로 맞물리는 국면에 들어갔다. 단순한 개인 비리 의혹을 넘어, 연 1000조원대 여·수신(자산 기준으로는 600조원 이상)을 다루는 국내 최대 협동조합 금융그룹의 거버넌스와 선거문화, 대의·직선제 구조의 취약성이 동시에 도마 위에 오른 형국이다.

 

강호동 회장은 2023년 말 농협 유통 관련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약 1억원의 현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시점은 2024년 1월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한 달 앞둔 2023년 12월 무렵으로, 경찰은 회장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국면에서 사실상 ‘선거자금 성격의 뇌물’이 오갔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액수는 통상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자주 등장하는 수백만~수천만원 단위가 아니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는 1억원 수준이라 형사책임과 정치적 파장은 훨씬 크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이미 2025년 10월 농협중앙회 본관 집무실을 압수수색했고, 같은 달 말 강 회장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후 전직 부회장, 전 노조위원장 등 주변 인물들의 휴대전화·자택 압수수색까지 이어지면서, 금품 흐름과 전달 경위가 조직 내부 네트워크와 얽혀 있다는 정황이 일부 드러난 상태다.

 

강 회장은 이번 첫 경찰 출석에서 혐의 인정 여부에 대한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만 답해, 향후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 진술·물적 증거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강 회장을 둘러싼 의혹은 1억원 뇌물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국무조정실과 농림축산식품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한 정부 합동 특별감사는 2024~2025년 기간 농협중앙회·자회사·회원조합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공금 유용, 특혜성 대출, 회계 부정 등 100건 안팎의 문제 사례를 적발했다. 이 중 14건은 ‘중대한 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며 수사 의뢰 대상으로 분류됐고, 96건은 제도 개선·징계 대상 사안으로 정리됐다.

 

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쟁점 가운데 핵심은 선거 관련 공금 유용과 ‘보은성’ 지출이다. 농협 재단 간부가 선거 지원 세력에게 제공할 선물·골프대회 협찬 등에 재단 운영비 4억9000만원을 전용한 정황, 강 회장 취임 1주년 기념 명목으로 ‘10돈 금열쇠’(시가 약 580만원)를 제공받은 행위 등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김영란법) 위반 소지로 지적됐다.

 

또 선거 관련 부정 보도 차단을 위해 특정 언론사에 약 1억원 규모 광고비를 집행했다는 의혹도 감사 결과에 포함되면서, 자금 흐름이 단순한 내부 접대 차원을 넘어 ‘언론 통제 비용’까지 번졌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해외 출장비 과다 지출 역시 여론의 역풍을 키운 요소다. 강 회장의 해외 출장 당시 1박당 222만원 수준의 ‘황제급 스위트룸’ 사용 등 상한선을 반복적으로 초과한 사례도 보도됐다. 뇌물 수수 혐의로 이미 경찰 수사를 받는 회장이 공적 예산을 이용해 최고급 숙박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농민·조합원들의 체감 박탈감은 단순 도덕성 이슈를 넘어 구조적 개혁 요구로 연결되고 있다.

 

강호동 회장은 2024년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전국 조합장들의 직접투표로 선출된 첫 회장이다. 2007년 이후 17년 만에 부활한 직선제 첫 수혜자이자, 영남권(경남 합천) 출신으로 8년 만에 등장한 지역 기반 회장이라는 점에서 정치권·농업계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전국 200만 조합원, 1111명의 조합장, 12만 임직원을 대표하는 협동조합 수장의 등장은 ‘농업인 대표성 강화’ ‘농협 정치적 중립성 확립’이라는 개혁 담론과 맞물려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직선제 회장 첫 사례에서 거액 금품수수 의혹과 선거 관련 공금 유용, 인사·언론 통제 의혹까지 한꺼번에 터지면서, “선거 방식만 바꼈을 뿐 선거비용·금권선거 유인 구조는 그대로”라는 비판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농협중앙회장이 공직자윤리법상 재산등록 의무가 있는 공직자로 분류되는 만큼, 일반 공직선거 못지않은 수준의 이해충돌 관리와 선거비용 규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농업계 안팎에서 제기돼 왔다.

 

이번 사건은 그 경고가 현실화된 사례라는 평가가 가능하지만, 현재로선 수사와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단계여서 ‘유죄 전제’의 단정은 피해야 한다는 반론도 함께 존재한다.

 

아울러 회장 1인의 리더십은 계열사 인사와 사업 방향, 조합 지원 구조에 직결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회장 중심 권한 집중’과 ‘내부 견제 장치 부재’가 다시 도마 위로 올라왔다. 정부는 특별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농협 내부 통제 강화와 대의·직선제 조합의 선거비용 규율, 재단·계열사 자금 운용에 대한 외부 감시를 포함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강 회장 거취 문제, 조기 사퇴 또는 직무정지 여부, 후임 선거 일정 등은 농업계·정치권 이해관계와 복잡하게 얽힐 가능성이 크다. 1억원대 뇌물 의혹과 수백억원대 공금 유용 감사 결과가 사실로 확정될 경우, 이는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라 농협이라는 조직 지배 구조와 선거 문법 전반을 재설계해야 할 수준의 시스템 리스크로 재평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찰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강호동 회장과 농협 조직이 앞으로 내놓게 될 해명과 쇄신안의 밀도와 진정성이, 농민·조합원·시장 참여자들이 농협을 계속 신뢰할지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만큼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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