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올 1분기 기준 국내 주요 대기업의 고용 증가율은 0.2%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대기업 40곳의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 작년 12월 대비 올해 3월 고용 인원은 1400명 가까이 증가했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3000명 넘게 고용 인원이 최다 증가했고, HD현대중공업도 일자리가 900곳 이상 많이 생겨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쿠팡, LG전자도 고용을 500명 이상 늘린 기업군에 이름을 올렸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요 40개 대기업의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 작년 12월 대비 올 3월 기준 고용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고용 인원은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이다. 조사 대상 기업(주식회사 기준) 작년 12월 기준 단일 사업장 고용 규모가 5000명 이상 되는 곳 중 작년 12월부터 올 3월까지 고용 인원 숫자를 파악할 수 있는 40곳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에 파악된 40개 대기업의 작년 12월 기준 국민연금 가입자 고용 인원은 69만7842명으로 집계됐다. 이후 올해 1월에는 69만6920명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 2월에는 70만808명으로 70만명대를 찍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3월에는 69만9230명으로 다시 60만 명대로 회귀했다. 작년 12월 대비 올 3월 기준으로만 놓고 보면 고용 인원은 1388명 많아졌다. 고용 증가율로 보면 0.2% 정도에 그쳤다. 올 1분기 국내 주요 대기업의 고용은 1% 미만대로 소폭 상승에 그친 셈이다.
조사 대상 대기업 40곳 중 작년 12월 대비 올 3월 기준으로 고용이 증가세를 보인 곳은 19곳이었고, 21곳은 감소해 고용 희비는 교차했다.
같은 기간 고용이 100명 이상 늘어난 곳은 10곳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서도 삼성전자는 3000명 이상 고용 인원이 최다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12월 기준 국민연금 가입자 인원은 12만877명이었다. 이후 올해 1월에는 12만732명으로 감소했으나 2월에 12만2130명으로 다시 늘더니 지난 3월에는 12만3912명으로 점프했다. 작년 12월 대비 올 3월 기준으로 놓고 보면 3035명이나 고용 일자리가 늘었다.
이는 지난 2022년 12월(11만7889명) 대비 2023년 3월(12만226명)에 2337명 증가한 것보다 올해가 700곳 넘게 일자리가 창출됐다. 2021년 12월(11만3489명) 대비 2022년 3월(11만1289명) 기준 2200명 증가한 것과 비교하더라도 올해 고용 성적은 양호한 편이다.
HD현대중공업도 작년 12월 대비 올 3월 기준 1000명 가까이 고용 인원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의 경우 작년 12월 기준 고용 규모는 1만2261명이었는데, 이후 올해 1월(1만3139명)→2월(1만3218명)→3월(1만3226명)으로 지속적으로 고용 인력을 늘려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12월 대비 올 3월 기준으로 보면 일자리 965곳이 더 생겼다. 고용 증가율만 해도 7.9%였다. 8%에 가까운 HD현대중공업의 고용 증가율은 이번 조사 대상 40개 대기업 중 가장 높았다. 최근 경영 실적이 호조를 이루고 있는데다 조선업 수주도 활기를 띠면서 채용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 작년 12월 대비 올해 3월 기준 100명 이상 고용이 늘어난 곳은 8곳 더 있었다. 여기에는 ▲현대자동차 808명(23년 12월 6만8427명→24년 3월 6만9235명) ▲쿠팡주식회사 642명(9929명→1만571명) ▲LG전자 630명(3만5609명→3만6239명) ▲LG에너지솔루션 375명(1만2069명→1만2444명) ▲삼성SDI 230명(1만2169명→1만2399명) ▲현대모비스 197명(1만1683명→1만1880명) ▲SK텔레콤 143명(5419명→5562명) ▲LG CNS 101명(6765명→6866명) 순으로 고용 일자리가 100곳 이상 많아졌다.
앞서 회사 중 쿠팡은 작년 12월 기준 고용 인원이 9000명대였는데, 올해 1월부터 고용 1만명 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회사가 아닌 유한회사여서 이번 조사 대상에서는 제외했지만, 쿠팡풀필민트서비스(유) 역시 작년 12월 기준 3만6345명에서 올 3월에는 3만8921명으로 2576명이나 국민연금에 더 많이 가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보면 쿠팡 그룹의 고용 증가세가 약진하는 모습이다.
반면 올 1분기에 고용 인원이 100명 넘게 감소한 기업은 11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서도 LG이노텍은 2000곳 넘게 고용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회사는 작년 12월 기준 국민연금 가입자가 1만5159명인데 올해 1월 1만3738명→2월 1만2845명→3월 1만2493명으로 3개월 사이에 고용 인원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모양새를 띠었다.
작년 12월 대비 올 3월 사이에는 2666명(17.6%↓)이나 고용 인원이 줄어든 것. 다만, LG이노텍의 경우 고객사 물량 변동에 따른 단기 계약직 고용 증감에 따라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크게 변동되는 특수성을 보였다. 실제 LG이노텍은 지난 2022년 12월 대비 2023년 3월에도 고용 인원이 2413명 가량 감소했지만, 작년 10월에는 1만 6400명대로 국민연금 가입자 인원이 늘어난 바 있다. 때문에 LG이노텍의 경우 올 하반기에 고용이 어느 정도까지 증가하는 지를 살펴보는 게 좀더 유의미하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중 한 곳으로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에스씨케이컴퍼니의 국민연금 가입자는 작년 12월 2만2017명이었는데, 올해 1월(2만1792명)과 2월(2만1658명)에 지속적으로 고용 여건이 나빠지더니 지난 3월에는 2만1192명으로 고용 인원이 후퇴했다. 작년 12월 대비 올 3월 기준만 놓고 보면 825명이나 국민연금 가입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LG디스플레이 417명(작년 12월 2만7978명→올 3월 2만7561명) ▲이마트 341명(2만4598명→2만4257명) ▲효성ITX 341명(7904명→7563명) ▲KT 241명(1만9145명→1만8904명) ▲한국전력 202명(2만3073명→2만2871명) ▲엘지화학 184명(1만4623명→1만4439명) ▲SK하이닉스 175명(3만1145명→3만970명) ▲롯데쇼핑마트사업본부 163명(1만730명→1만567명) ▲국민은행 100명(1만5823명→1만5723명) 순으로 고용 인원이 감소했다.
100명 미만으로 고용이 감소한 곳 중 엔씨소프트는 작년 12월에 5039명이던 고용 인원은 올 3월에 4950명으로 5000명대에서 4000명대로 고용 규모가 작아졌다. 같은 기간 고용 감소 인원만 89명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최근 대기업 상당수는 해외공장을 세워 현지화 경영을, 국내는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다 보니 고용 증가세는 더디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국내에 대규모 공장 등을 다수 증설하거나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 동력을 찾아 고용을 늘려나가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