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 임직원 구성에서 ‘30세 미만’은 줄고 ‘50세 이상’이 늘어나는 노후화 현상이 확인됐다. 대기업 열에 아홉은 30세 미만 직원이 30% 이하인 반면, 세 곳 중 한 곳은 50세 이상이 30% 이상을 차지했다.
저출생·고령화 영향으로 인구 구조가 변하는 가운데, 기업들의 채용 방식이 대규모 공채 위주에서 경력 위주로 바뀌고 신사업 진출도 둔화되며 채용 형태 또한 달라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대표 박주근)가 매출 순위 500대 기업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인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제출한 141개사 중 임직원 세대별 현황을 공개한 123개사의 연령대별 임직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전체 임직원은 2021년 137만9406명에서 2023년 141만7401명으로 3만7995명 증가했는데, 30세 미만은 32만2575명(23.4%)에서 4.9%(1만5844명) 감소한 30만6731명(21.6%)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50세 이상 임직원은 28만4061명에서 31만1484명으로 9.7%(2만7424명) 늘었다. 전체 임직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8%에서 22.0%로 1.4%포인트 증가하며 20대 직원수를 역전했다. 조직의 허리격인 30~50세 임직원은 2021년 76만4423명에서 2023년 79만 7040명으로 4.3% 증가하며 비중이 55.4%에서 56.2%로 소폭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특히 IT전기전자, 통신, 금융, 생활/유통, 식음료 및 제약 등에서 ‘20대 감소, 50대 증가’ 현상이 비교적 뚜렷했다.
IT전기전자 업종에서는 2021년에서 2023년 새 30세 미만이 2만8178명 줄어들어 전체 직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4.2%에서 5.3%포인트 하락한 28.9%가 됐다. 이에 비해 50세 이상은 1만6192명 증가하며 비중도 16.6%에서 19.8%로 3.2%포인트 상승했다.
생활용품 및 유통업에서는 30세 미만이 1만429명에서 7960명으로 2469명 감소, 비중도 15.1%에서 12.5%로 2.6%포인트 감소했다.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업의 경우 50세 이상 임직원 비중이 30세 미만 직원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조사 기간엔 30세 미만 직원이 256명 줄면서 비중이 10.0%에서 9.9% 낮아졌는데, 50세 이상은 2271명 증가하며 전체 임직원 내 차지하는 비중도 22.1%에서 24.0%로 1.9%포인트 상승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자동차, 철강, 조선/기계, 석유화학, 에너지, 건설 등 전통적으로 50세 이상 임직원 비중이 높은 중후장대 업종에서는 30세 미만 직원이 늘고 50세 이상은 감소했다.
자동차 업종에서는 30세 미만이 4만7488명에서 5만7381명으로 1만명 가까이 증가( 18.7%→21.2%)했고, 50세 이상은 28.9%에서 27.0%로 감소했다.
조선, 철강, 기계 업종에서도 30세 미만 직원이 9.4%에서 12.1%로 2.7%포인트 상승했다. 건설업 또한 30세 미만 비중이 10.1%에서 11.8%로 늘었으며, 철강업은 14.8%에서 17.0%로 커졌다.
기업별로 보면 30세 미만 직원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삼성전자였다. 2021년 8만9897명에서 2023년 7만2525명으로 1만7372명(-19.3%) 줄어들며 20대 직원 비중이 33.7%에서 27.1%로 6.6%포인트 하락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는 같은 기간 30세 미만 직원이 3만4929명에서 2만8493명으로 6436명(-18.4%) 감소했다. 30세 미만 비중도 49.4%에서 42.9%로 6.5%포인트 떨어진 가운데, 50세 이상은 1061명에서 37.8% 늘어난 1461명으로 집계됐다.
세 번째는 삼성전기로, 30세 미만 직원이 2021년 1만8048명에서 2년 후 1만3932명으로 4116명(-22.8%) 줄었고, 20대 비중도 48.4%에서 40.1%로 8.3%포인트 하락했다.
네 번째는 SK하이닉스로 30세 미만 직원이 1만1934명에서 9833명으로 2101명(-17.6%) 감소, 비중도 31.1%에서 24.7%로 6.4%포인트 낮아졌다. 50세 이상은 1815명에서 2921명으로 60.9% 증가, 전체 직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에서 7.3%로 높아졌다.
이마트는 조사 기간 동안 전체 직원이 2만7590명에서 2만5131명으로 8.9%(-2459명) 감소했는데, 그 중 30세 미만 직원이 65.7%(1616명)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 20대 직원 비중은 14.8%에서 한 자릿수인 9.9%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조사 기업 중 30세 미만이 전체의 10% 이하면서 50세 이상 임직원이 이들보다 세 배 많은 곳은 22개사였다.
20대 대비 50세 이상 임직원이 가장 많은 기업은 기아였다. 기아는 30세 미만 직원수가 2021년 1017명에서 2023년 2539명으로 150% 가까이 늘었다. 다만 50세 이상이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55.4%)을 차지하며 30세 미만 직원(7.1%) 수의 7.8배에 달했다.
이어 롯데쇼핑이 6.5배(50세 이상 42.5%, 30세 미만 6.5%)를 기록했고, 코웨이 5.9배(50세 이상 26.2%, 30세 미만 4.4%), 에쓰오일(S-Oil) 5.4배(50세 이상 43.6%, 30세 미만 8.1%), 삼성중공업 5.2배(50세 이상 30.3%, 30세 미만 5.8%), 한화오션 5.1배(50세 이상 34.1%, 30세 미만 6.7%), HD현대삼호 5.1배(50세 이상 39.5%, 30세 미만 7.8%) 순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을 제외하면 고숙련 노동이 필요한 기업에서 20대 직원 비중이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