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1만여명의 선수들이 선수촌에 입촌할 때 받는 웰컴팩이 공개돼 화제다.
캐나다 요트 대표팀의 사라 더글러스는 자신의 틱톡 계정을 통해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게 제공된 웰컴팩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이 영상에 따르면 더글러스가 선수촌에 배정된 방에 들어갔을 때 침대에 올림픽 선수 지원 기구 '애슬리트365'에서 제공한 웰컴팩이 놓여 있었다.
웰컴팩 안에는 파워에이드 물병, 삼성전자의 최신 휴대전화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 안내 책자, 세면도구 등이 있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최신 휴대전화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 상자 개봉 과정도 공개했는데, 금메달을 형상화한 노란 색상과 금빛 엠블럼, 삼성전자 로고가 새겨졌다. 삼성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 후원사로, 2024 파리 올림픽 참가 선수들과 스탭들에게 약 1만7000대의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무료로 나눠줬다.
이외에도 올림픽마다 매번 지급하는 아주 특별한(?) 물건이 하나 눈에 띄었다. 바로 파리 올림픽 공식(?) 콘돔이다. 콘돔 케이스에는 파리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주가 그려져 있고, "사랑의 무대에서도 정정당당한 플레이" "동의를 얻으세요" "금메달리스트가 아니어도 착용할 수 있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콘돔 포장지에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강하게"라고 쓰여있어 화제가 됐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은 기념품으로 콘돔을 챙겨간다. 심지어 올림픽 콘돔을 수집하는 선수들도 있으며, 대회가 끝나면 경매 사이트에서 팔기도 한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30만개의 콘돔이 선수촌에 제공된다. 이번 대회에 머무는 각 국가의 대표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모두 1만4250명. 한 사람당 21개 정도 쓸 수 있는 양이다. 남성용 콘돔뿐만 아니라 여성용 콘돔(페미돔)과 덴탈댐(구강 성교 보호장치)도 비치됐다.
도쿄올림픽에서는 15만개가 배포했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차원에서 '신체 접촉 제한’ 규정에 따라 가급적 사용이 금지됐다. 도쿄올림픽보다 두 배 더 많은 것은 아마도 코로나19가 끝난 뒤 열리는 대회라 더 많이 준비한 걸로 추정된다.
정열의 나라답게 브라질 리우올림픽(2016년)에서는 올림픽 사상 역대 최대치인 45만개(선수당 42개, 남성용 35만개와 여성용 10만개)의 콘돔이 배포됐다.
올림픽 조직위측에서 선수들에게 콘돔을 나눠주는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처음 시작됐다. 40년 가까이 전통(?)이 유지되고 있는 셈. 당시 올림픽 위원회는 콘돔을 제공하는 이유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약 8500개의 콘돔이 배포되었는데, 이때 콘돔의 수요가 폭발하자 다음 대회인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는 국제 올림픽 위원회에서 지난 대회보다 10배가량 많은 9만개를 배포했다. 동양과 서양이라는 개최지의 성(性) 문화가 다른 점도 있겠지만 갑자기 급증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에이즈(AIDS)였다. 1990년대 들어 에이즈가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올림픽에서 예방의 필요성이 강조됐기 때문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는 7만개의 콘돔을 배포했지만 부족해서 추가로 2만개의 콘돔을 더 배포했다.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동계올림픽 역대 최다인 11만개의 콘돔을 배포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선수들이 성관계를 한다는 건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골키퍼 호프 솔로는 2012년 ESPN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성관계가 이뤄진다. 잔디밭과 건물 사이 등에서 사람들이 성관계하는 걸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런던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라이언 록티는 “올림픽 선수의 70~75%가 성관계를 한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선 발코니에서 성관계하던 선수가 목격됐고,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선 독일, 캐나다, 오스트리아 등 선수 6명이 온수 욕조에 뛰어들어 난교를 벌였다고 전해진다.
미국 패션 매거진 코스모폴리탄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미국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평창의 추운 날씨에 어떻게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했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패럴림픽 알파인 스키 선수 앤드류 컬카는 "콘돔은 올림픽의 힘"이라는 짧고 굵은 답변을 남겼다.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조이 만티아는 "운동선수들은 잔뜩 있고, 콘돔은 넘쳐흐르니 뭘 하겠냐?"라고 되물었다. 스켈레톤 선수 존 달리는 "다들 끝내주는 몸으로 쫄쫄이만 입고 있는데 당연히 하지(?) 않겠냐" 라고 명답을 남겼다.
알파인 스키 선수 로렌 로스는 "난 거기 있는 사람들이랑 다했다"라고 말했을 정도.
이렇게 선수간에 많은 관계가 이루어질 정도면 소문(?)이 날 법도 한데, 조용한 이유는 바로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 간의 불문율 때문'이다. 미국의 한 수영선수는 "올림픽의 불문율 중 하나가 선수촌에서 일어난 일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돔의 배포 숫자만 보면 하계 올림픽이 동계 올림픽보다 훨씬 많지만, 1인당 사용 가능한 콘돔 갯수는 동계 올림픽이 더 많다. 동계 올림픽이 하계 올림픽보다 더 많은 콘돔을 배포하는 이유는 추운 겨울에 치러지는 올림픽이다 보니 따뜻한 실내에서 장시간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날이 추워지면 자연스럽게 타인의 체온을 느끼려 서로간의 신체접촉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2000년 캐나다 연구팀이 의학전문지인 클리닉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성관계가 악력, 균형감각, 순발력, 유산소 운동 등 체력 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결론을 낸 바 있다. 메달색깔과 경기력에 정신적 영향은 줄지언정 신체적인 영향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