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력사업인 항공 및 방산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시큐리티, 칩마운터, 반도체장비 등의 사업을 인적분할키로 했다고 5일 공시했다.
분할존속회사는 항공기 가스터빈 엔진 및 자주포, 장갑차, 우주발사체, 위성시스템 등을 만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며, 분할신설회사는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는 한화시스템 등 방산 자회사와 항공우주 자회사 쎄트렉아이 등이 남게 된다. 방산, 항공우주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기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00% 자회사였던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신설법인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칭) 아래로 옮긴다. 인적분할은 물적분할과 달리 기존 주주들이 신설법인의 지분을 동일한 비율로 보유하게 된다.
따라서 한화는 분할법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신설법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지분을 각각 33.95%씩 보유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신설법인의 분할 비율은 9:1이다. 신설법인으로 이전되는 자산총계 및 자본총계는 3138억원이다.
분할기일은 오는 9월 1일이며, 배정비율은 분할회사 보통주 1주당 0.997203주를 배정한다. 신주는 9월 27일에 상장된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 3사를 중심으로 방산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11월 한화디펜스, 지난해 4월 한화 방산부문을 흡수 합병하며 방산 계열사를 통합했다. 지난해 5월에는 한화오션을 인수하며 해양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즉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항공 분야에 집중하며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지상과 해양, 우주 등 전 영역을 아우르는 방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한화비전(인공지능·보안 솔루션)과 한화정밀기계(차세대 반도체 전·후 공정 장비)는 독자 경영을 통해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세움으로써 경영 효율성과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도 날아오르고 있다. 방산 부문의 호실적이 예상될 뿐만 아니라 비주력 사업을 인적 분할해 떼어낸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주가가 고공행진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적분할이 결정된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올해 초 12만4500원에서 22만8000원으로 83.13% 급등했다. 연초 6조3034억원이던 시가총액은 11조5436억원으로 불어났다. 코스피 시총 순위도 57위에서 32위로 끌어올렸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눈에 띄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을 352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719억원, 1617억원 순매도했다.
높은 수익률을 낸 배경엔 호실적이 있다. 천무 다연장로켓, K9 자주포, 레드백 장갑차 등 대규모 수출 계약에 기반해 수주잔고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2021년 35조7000억원이던 수주잔고는 작년 64조3000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7047억원으로 1년 사이 76%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32.7% 늘어난 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인적분할 이슈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적분할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주가는 하루 만에 15% 넘게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간 방산, 신재생에너지, 항공우주 등 핵심 사업을 도맡아왔던 김동관 부회장의 영향력도 커질 전망이다.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