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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Future Hands up] 나뭇잎은 사실 초록색을 싫어한다

쿠자의 Future Hands up ①

 

“아빠, 나뭇잎은 초록색을 사랑 하나 봐. 온통 초록색 이잖아.”

 

방학숙제로 식물원을 탐방하던 딸아이가 문득 필자에게 화두를 던졌다. 나뭇잎은 과연 초록색을 사랑하는가. 이 어린 아이의 단순하지만 심오한 질문을 아빠는 굳이 물리학적으로 접근해 보았고, 그 결과 전혀 반대의 답을 얻게 되었다.

 

햇빛은 파장이 다른 여러 가지 색의 전자기파로 이루어져 있는데, 나뭇잎은 빛을 구성하는 여러 색들 중 유일하게 초록색만을 흡수하지 않고 반사 시켜 버린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우리는 반사된 빛인 초록색을 나뭇잎의 색으로 인지하게 되는데, 즉 간단하게 말하자면 나뭇잎은 초록색을 싫어하기 때문에 초록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언제나 밝아요."

 

세상 모든 부모가 쉽게 하는 착각 중 하나가 바로 ‘우리 아이는 제가 제일 잘 알죠.’ 일 것이다. 만약 부모가 아이의 내면을 파악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채 보여지는 생활 속 모습만으로 판단하려 한다면, 마치 나뭇잎이 초록색이라서 초록을 좋아한다고 아는 체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언젠가 과하리 만큼 밝은 아이를 만난 적이 있다. 밝은 미소를 무장한 채 만나면 언제나 웃음으로 인사하며 ‘행복’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다니는 아이였는데, 후에 알게 된 사실은 부부가 집에서 격한 싸움이 잦았다고 한다. 예상컨데 그 아이는 늘 불안한 마음으로 진정한 밝음을 흡수하지 못한 채 계속 반사하고 있었을 것이다.

 

밝은 체 하는 행동이 내면의 불안함을 감추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일 것이라 여겨 이를 채택한 아이를 생각하면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저 친구는 참 쿨한 것 같아"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나게 되고,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성향에 따른 유효한 의사소통 방법을 배우게 된다. 특히나 훌륭한 리더가 되어 팀원들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팀원들의 성향을 온전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 때 보이는 대로의 1차원적 분석이 아닌 다면적인 성찰을 통해 내면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느 날 A팀장이 고객을 찾아가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할 일이 생겼다. 부득이 직원 중 한 명을 보내야 하는데 누구를 보낼까 고민하던 팀장은 평소 쿨하기로 소문난 B직원에게 부탁했다. 늘 힘든 일을 시켜도 쿨하게 ‘괜찮습니다.’ 를 연발하던 B직원이기에 이번 일도 비교적 수월하게 해낼 것이라는 판단 에서였다.

 

하지만 몇 개월 후 A팀장은 B직원이 퇴사를 결심한 시점이 그 때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다. 평소 쿨한 척 한 것이 사실은 상처를 흡수하지 않으려는 방어기제 였음을 팀장은 뒤늦게 깨닫게 된 것이다.

 

나뭇잎에게 있어서 초록색을 반사하는 것은 생존전략의 일환이다. 만약 나뭇잎이 초록색을 흡수한다면 세포 속 활성산소가 발생하여 잎 속의 세포를 파괴하게 될 것이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이다. 내가 겉으로 보여주는 1차원적 모습은 어찌 보면 내가 살아가기 위해 갖추어진 생존전략적 모습일 수 있다. 이는 나의 내면 속 본질적 모습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우리는 이 점을 꼭 기억하여 상대방을 온전히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칼럼니스트 ‘쿠자’는 소통 전문가를 꿈꾸며 신문방송학을 전공하였고, KBS 라디오 DJ를 거쳐, 외국계 대기업의 인사업무를 담당하며 역량을 키워왔습니다. 다양한 강의와 공연을 통해 소통의 경험을 쌓아온 쿠자는 현재 사물과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과 더불어 코칭이라는 깨달음을 통해 의미 있는 소통 전문가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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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인사이트] 브라운관 복귀한 이나영, 보는 것만으론 2% 아쉬움… <아너: 그녀들의 법정> 1–3화 리뷰

“아, 이 작품이었구나.” 당대 톱스타였던 배우 이나영의 복귀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호기심이 먼저 일었다. 결혼 이후 오랜 시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녀의 선택이 어떤 이야기와 만났을지 궁금했다. 솔직히 말하면, CF 속 이미지로만 소비되던 그의 근황에는 거리감도 있었다. 그러나 다시 연기를 통해 마주한 이나영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훤칠한 체구와 또렷한 이목구비, 장면을 밀고 가는 딕션과 눈빛의 집중력까지. 시간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안정적인 존재감을 보여준다. 함께 출연한 이청아, 정은채 역시 각자의 결이 분명한 배우들이지만, 초반부에서는 이나영의 아우라에 다소 가려지는 인상이다. 문제는 설정이다. 재벌가 후계자가 공익변호사 단체에 헌신한다는 서사는 이상적으로는 매력적이지만, 드라마적 설득력은 아직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느낌이다. 세 명의 주인공이 각자의 사연을 품고 있고, N번방을 연상시키는 어두운 범죄 서사, 사회 지도층의 뒷배까지 겹겹이 얹히며 무게를 더하지만, 초반 전개는 다소 ‘가져올 수 있는 요소를 모두 끌어온’ 인상을 준다. 원작이 있는 작품임을 감안하더라도, <비밀의 숲>처럼 초반부터 밀도 높은 서사로 몰아붙이는 힘은

[콘텐츠인사이트] 찌질해도 아름다워 보이는 건 ‘청춘’… 〈파반느〉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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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인사이트] 왜 ‘착한 영화’는 흥행에 실패할까… <넘버원>을 보고

너무 안타깝다. 참 가슴 따뜻해지는, 말 그대로 ‘착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흥행 전선에서는 일찌감치 이탈했지만, 연휴의 끝자락에 이 영화를 선택한 건 잘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인 고백을 하나 하자면, 아주 오래전 동생을 먼저 떠나보낸 경험이 있다. 이제는 가슴 먹먹함을 넘어, 기억조차 세월의 저편으로 희미해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현듯 눈시울이 붉어지는 순간이 있다. 이런 영화를 마주할 때는 예외 없이 그렇다. 그래서 먼저 말해두고 싶다. 가족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시거나, 어쩌면 이번 작품은 피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추신도 아니지만, 이 말은 꼭 남기고 싶었다.) 주인공(최우식)은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을 때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숫자가 줄어드는 기이한 현상을 겪는다. 이 숫자는 오직 그에게만 보이고, 결국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공승연)와의 관계에도 균열을 만든다. 주위에서 팔자가 사납단 소리를 듣는 엄마는 이미 남편과 큰아들을 떠나 보냈다. 이제 남은 혈육은 둘째 아들 하나뿐인데, 그마저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앞에 놓인다. 영화는 이렇게 다소 말이 안 되는

[콘텐츠인사이트] 말도 안 되는 설정이지만, 말이 되게 만들려는… 디플 <블러디 플라워> 시즌1 리뷰

여기 한 의사가 있다. 그는 살인자다. 그가 죽인 이들은 모두 범죄자들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의사의 피가 치료 불가능한 불치병 환자들을 살릴 수 있다. 유죄인가, 무죄인가. 혹은 무죄 같은 유죄인가, 유죄 같은 무죄인가. 넷플릭스 신작을 거의 섭렵하다 보니, 오랜만에 다시 디즈니플러스에 접속하게 됐다. 말도 안 되는 설정처럼 보였지만, 스릴러 장르를 워낙 좋아하는 터라 설 연휴 잠깐 짬을 내어 보기엔 총 4부작 구성의 시즌1이 부담 없었다. 솔직히 2화까지는 다소 지루했고, 3화부터 그럭저럭 볼 만해졌으며, 4화에 이르러서야 호기심을 자극하는 지점에서 마무리된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킬링타임용 작품’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만, 짧게나마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는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 말도 안 되는 설정에, 몰입할 수 있을까 “이게 현실도 아니고 영화인데, 그냥 그렇다고 여기고 보면 되지. 뭘 그리 따져?” 가끔 함께 사는 사람이 내뱉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영화일지라도 ‘개연성’을 꽤 중시하는 편이라, 그 고리가 느슨해지는 순간 몰입이 확 깨져버린다. 불치병을 살려낼 수 있다는 설정, 그 치료제가 살인

[콘텐츠인사이트] 진실과 거짓, 그 경계선… <레이디 두아> 최종 리뷰

“언제나 찾아오는 부두의 이별이 아쉬워 두 손을 꼭 잡았나~…” 단지 ‘부두’라는 단어의 차용 때문만은 아니다. 이 노랫말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심수봉의 애잔한 목소리가 영화의 OST처럼 뇌리를 스쳤다. ‘부.두.아.’ 제목만 봤을 때, 그리고 처음 접했을 때 이 단어 자체가 주는 어감은 흥미로웠다. 다만 ‘재미있겠다’보다는 ‘이게 뭐지?’에 더 가까웠다. 철저하게 자신의 신분을 속인 채, 심리학 박사는 아니지만 인간 본연의 감정을 건드리는 가스라이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스스로 진화하는 괴물이 되어가는 인물. 그녀가 바로 주인공 신혜선이 연기한 ‘두아’다. 마지막 질문은 많은 생각을 남긴다. (*사실 그녀가 거짓말을 일삼는 사기꾼이라는 사실은 보는 내내 인지하게 되지만, 마지막 8화에서 그녀의 변론(?)을 듣고 나면 생각이 한순간 혼미해진다.) “이름이 뭐예요?” 무명씨도 있지만, 모든 이에게는 이름이 있다. 사람뿐 아니라 사물조차 그렇다. 기독교 신자로서 운명을 믿는다고 말하면 조금은 조심스럽지만, 그럼에도 나는 태어난 팔자, 숙명(여기서는 명운까지 포함해)을 어느 정도 믿는 편이다. 매회 1시간을 넘지 않는 총 8부작. 올 설 연휴 안방을 ‘후끈’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