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33번째 한강다리 명칭을 놓고 서울 강동구와 경기 구리시가 '이름 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강동구는 '고덕대교'를, 구리시는 '구리대교'로 명명할 것을 각각 주장하면서 주민 서명운동을 벌이며 유치경쟁까지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강동구는 7만명, 구리시는 4만명의 주민이 서명에 참여했다.
10일 강동구와 구리시에 따르면 한강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33번째 다리인 (가칭)고덕대교가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세종~포천고속도로 구간에 포함돼 지난 2016년 착공했고, 강동구 고덕동과 구리시 토평동을 잇는 길이 약 1.7㎞, 왕복 6차로 대교다. 세종~포천 고속도로 구리~안성 구간을 건설하면서 놓는 한강 다리로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강동구 일대에 ‘고덕강일 공공주택사업’을 추진하면서 한국도로공사에 광역교통개선대책 분담금으로 531억6000만원을 강동구가 냈다. 그래서 강동구는 고덕대교라는 명칭에 대한 지분을 주장하고 있다.
강동구 관계자는 “공사 시행 초기부터 고덕대교라는 명칭이 널리 쓰여 이미 굳어졌다”며 “이미 인지도가 높은 고덕대교 명칭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구리시는 “국토지리정보원 자료상 다리가 설치되는 한강의 약 87% 이상이 행정구역상 구리시에 속한다”며 “1991년 개통된 ‘강동대교’ 때는 구리시가 명칭을 양보한 적이 있으니, 이번에는 강동구가 이름을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동구와 구리시가 다리 이름을 놓고 싸우는 이유를 '집값, 지역 발전 등 실익'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대교가 들어서면 ‘그 지역 교통이 좋아지겠네’ 하는 평이 생기고 집값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대교 이름을 통해 지역의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도 중요한 실익이다”고 설명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조만간 두 지자체의 의견을 청취한 뒤, 시설물 명칭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름을 결정할 예정이다. 두 지자체 중 한쪽이 거부하면 공은 국토교통부로 넘어가 국가지명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친 뒤 최종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