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우리나라 전국 골프장 555곳의 농약 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보다 2.6% 사용량은 5.5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2022년 전국 골프장 555곳을 대상으로 농약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총 208.2톤의 농약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전년 대비 2.6%(5.5톤) 감소한 양이다. 맹·고독성 농약은 검출되지 않았다. 전국 골프장이 친환경 코스 관리와 ESG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는 증거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국내 골프장의 맹·고독성 농약 사용 여부와 농약 안전사용기준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2011년부터 해마다 전국 골프장을 대상으로 농약 사용량을 조사하고 잔류량을 검사하고 있다.
2024년 발표한 2022년 농약 사용량 조사에 따르면, 전국 골프장 수는 전년보다 9곳이 늘어난 555곳이며, 이들이 사용한 농약의 양은 총 208.2톤이었다. 농약 사용량은 2021년까지 꾸준히 증가했으나, 2022년에는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단위면적당 농약 사용량도 전년 7.17㎏/ha에서 2022년 6.84㎏/ha로 4.6% 줄었다. 한국골프장 경영협회 부설 한국잔디연구소 심규열 소장은 “단위면적당 사용량에서 농경지는 11.8㎏/ha로 골프장은 농경지 사용량의 60%대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골프장의 토양(그린, 페어웨이)과 수질(유출구, 연못)에서 30종 농약의 잔류량을 조사한 결과에서 맹·고독성 농약도 검출되지 않았다. 농약 잔류량 검사는 환경부의 ‘골프장의 농약 사용량 조사 및 농약 잔류량 검사방법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매년 건기(4~6월)와 우기(7~9월), 2회 실시하고 있다.
조사 결과 가장 많이 검출된 농약은 티플루 자마이(26.52%, 살균제), 테부코나졸(26.23%, 살균제), 아족시스트로빈(18.27%, 살균제), 플루톨라닐(15.20%, 살균 제) 순이었다. 모두 저독성 농약에 해당한다. 실제로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농약은 병충해를 막거나 잔디 관리제가 대부분이다.
제주와 경남에 있는 골프장 2곳은 전년에 이어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관리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룡컨트리클럽(충북, 1.03㎏/㏊)을 포함한 3개 골프장은 최근 3년 동안 연속으로 농약 저사용 골프장으로 확인됐 다.
농약 미사용·저사용 골프장은 국내에서 잘 자라는 난지형 잔디인 한국잔디를 페어웨이에 심거나, 농약 사용을 줄이기 위해 천연식물보호제를 쓰고, 정기적인 공기순환 작업을 실시해 잔디의 생육조건을 개선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로 제주도 내 골프장 24곳은 지난 5월 ‘지속가능한 친환경 골프장 운영·관리와 지역상생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전국 지자체 최초로 ‘친환경 골프장 인증제’를 본격 추진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제주지역협의회 강석현 회장은 “좋은 코스 등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에 따라 필수 불가결하게 농약을 사용한다”며 “환경보전과 배치되는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친환경 골프장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장의 코스 품질 유지를 위해 농약 사용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골프장들은 환경보전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환경에 더 이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자체적으로 또는 협력 관계를 구축해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의 결실이 초록의 코스 위에서 풍성하게 맺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