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3월 정기 주주총회(주총) 시즌을 맞아 행동주의 펀드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올 3월 주총에서 행동주의 펀드들은 소액주주의 권리 행사를 앞세워 조직개편,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주주환원 등 주주권익을 위한 다양한 행동에 나설 전망이다.
올해 주총은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들이 이끈다고 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이는 주식 투자가 한국 사회에서 주류로 부상하며 주주 권리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간 것으로 분석된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주총을 여는 기업은 총 22곳이다. 일자별로 22일 광주신세계, 23일 사조산업, 24일 BYC·KB금융·한국철강, 29일 농심홀딩스, 30일 JB금융지주, 31일 SM엔터테인먼트(SM) 등이다.
가장 관심이 집중된 KT&G는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로부터 전달받은 주주 제안 11건 중 9건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안건 내용은 분기 배당과 주주환원 정상화 등이 포함될 방침이다. 다만 행동주의 펀드와 마찰을 빚었던 KGC인삼공사 분할과 자사주 매입 등 2건은 제외됐다.
앞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는 KT&G를 상대로 대전지방법원에 의안상정가처분 신청 소송을 내기도 했다. 안다자산운용도 KT&G가 KGC인삼공사를 인적 분할하고 상장해 리브랜딩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안건 채택 건으로 일부 소는 취하됐지만, KT&G와 분리상장의 이견이 지속되는 만큼 주총에서의 표대결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경영권 분쟁 중인 JB금융지주도 30일 주총에서 얼라인자산운용과 표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얼라인자산운용은 JB금융에 김기석 사외이사 후보의 선임과 보통주 주당 900원의 현금배당을 주장했다.
반면 JB금융은 보통주 주당 715원 배당으로 연간 주주환원율 27% 수준을 책정했다. 또 지난 2일엔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참고서류를 공시하고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며 얼라인자산운용 요구에 대응했다.
태광산업과 내의 전문업체 BYC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주주 제안을 요구받았다. 태광산업은 독립적인 감사위원(사외이사) 선임과 배당성향 확대 등 주주 제안을 받았다.
BYC는 트러스톤자산운용으로부터 김광중 감사위원 선임 건을 안건으로 다룰 것을 제안받아 수용한 상황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증가했고, 연기금 등의 책임 투자 중요성이 커지면서 주주행동주의가 부상하게 됐다”며 “경기침체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안한 증시 상황 속에서 주주행동주의가 국내 증시의 메인 테마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 소액주주들도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참여하는 추세인 만큼 이사 선임이나 주주환원 등 안건을 두고 주총서 표대결을 벌이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며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추세를 따르라는 압박은 물론 나아가 소액주주와의 건강한 소통 시스템도 새로운 화두로 등장하게 될 전망이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