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국내 33개 그룹 총수 주식가치가 1분기에만 3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열 명 중 여덟 명꼴로 주식평가액이 늘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유일하게 '10조 클럽'에 들었다. 김홍국 하림 회장 주식재산은 2배 이상 증가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3일 ‘2023년 1월 초 대비 3월 말 기준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도출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작년에 지정한 대기업집단 중 지난달 말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넘는 그룹 총수 33명을 조사한 결과다.
총수가 상장사 지분을 보유한 경우, 비상장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해당 그룹 상장 계열사 지분을 50% 이상 들고 있는 경우, 우선주 보유 현황 등을 살펴봤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은 공식 총수는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끄는 위치라 조사 대상에 넣었다.
조사 결과 33개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은 지난 1월 초 46조4475억원에서 지난달 말 49조8096억원으로 7.2% 늘었다. 작년 1분기에 7.5% 것과는 반대다. 1분기에 주식재산이 증가한 총수는 27명이다. 작년(13명)보다 2배 많다.
증가율 1위는 김홍국 하림 회장이 차지했다. 김 회장이 보유한 하림지주, 하림, 팜스코 주식평가액은 지난달 말 기준 3832억원으로 1월 초 1765억원보다 117.1% 늘었다. 하림지주 보통주 1주당 주식 가치가 7310원에서 1만603원으로 45% 뛴 것이 영향을 미쳤다.
김익래 다우키움 회장(49.9%), 김준기 DB 창업회장(39.9%), 이우현 OCI 부회장(31%), 조원태 한진 회장(28.5%) 등이 뒤를 이었다.
증가액 1위는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으로 조사됐다. 올 초 5조6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6조5000억원으로 9000억원가량 늘었다.
감소율 1위는 최태원 SK 회장이다. 올 초 2조4022억원에서 지난달 말 2조2401억원으로 6.7% 감소했다. SK㈜ 1주당 주식 가치가 18만5000원에서 17만2500원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6.6%),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4.9%), 이호진 전 태광 회장(-1.9%),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1.8%) 등도 주식재산이 줄었다.
이재용 회장은 총수 33인 중 유일하게 10조 클럽에 들었다. 주식 재산 12조1497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서정진 셀트리온 공동의장(7조9832억원), 김범수 카카오 센터장(6조500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1조 클럽 멤버는 11명이었다. 이재용 회장, 서정진 의장, 김범수 센터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3조1169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2조6080억원), 최태원 SK 회장(2조2401억원), 구광모 LG 회장(2조780억원), 방준혁 넷마블 의장(1조3743억원), 이재현 CJ 회장(1조3397억원),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1조2382억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2207억원) 등이다.
종목별 상승률은 하림지주(119.3%), ㈜DB(111.9%), DB하이텍(97.5%), 갤럭시아에스엠(53.3%), 다우데이타(53%) 순이었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작년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했고 올해는 이를 점차 회복하는 수준으로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실물 경제 흐름에 따라 주식시장이 다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