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외국인들이 주식과 채권 등 증권시장 전반에서 투자금을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상장주식을 1조2000억원어치 순매도(산 것보다 판 것이 많음)하며 한 달 만에 매도세로 전환했다. 외국인들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 비중은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이 8일 공개한 '2023년 8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상장주식 1조1790억원을 순매도했다. 상장채권은 3820억원 순회수했는데, 주식은 한 달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고, 채권은 반년 만의 순회수 전환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9230억원을, 코스닥 시장에서 2560억원을 순매도했다. 국가별로는 미국(9000억원), 싱가포르(5000억원) 등은 순매수했으나 영국(-1조3000억원)과 스위스(-4000억원) 등은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상장주식 보유 잔액은 679조1000억원(시가총액의 26.1%)으로 줄었다. 이는 2009년 4월(26%)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코스피 비중이 높은 외국인들의 투자가 위축된데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테마주 투자 광풍이 겹치며 올해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앞지르는 이례적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8월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7097억원으로 코스피(10조1058억원)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코스닥 시장이 출범한 지 27년 만에 처음으로 거래금액이 코스피를 제치게 된다.
테마주 투자 열풍이 불면서 코스닥 시장으로의 수급 쏠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이차전지 테마(에코프로 3형제)를 비롯해 과학 테마주(초전도체·맥신·양자컴퓨터), 로봇·AI(인공지능) 관련 기업 등이 대부분 코스닥 상장사다.
이들 테마주 투자자들은 널뛰기 장세에서 ‘단타 매매’를 하기 때문에 회전율(주식 손바뀜)도 높다. 올 1~8월 코스닥의 시가총액 회전율은 2.68%로 코스피(0.5%)의 5배가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