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이효리의 남편이자 가수 이상순이 오픈한 제주도 카페가 1년 10개월 만에 폐업을 결정했다.
이상순은 2022년 7월 1일 제주도에 카페 ‘롱플레이’를 오픈했다. 이상순이 커피를 내리고, 이효리가 사진을 찍어준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대기 인파가 100m에 이를 정도로 알려졌고, 오픈 이틀 만에 영업 중단을 결정하고 예약제를 선택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관광객들의 제주도 여행 기피 심리가 악화되면서 지난해 폐업한 제주도 내 커피전문점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효리·이상순 부부 등 유명 연예인들이 운영하는 카페조차 칼바람을 피해가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행정안전부 지방 인허가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에서 252곳의 커피전문점이 문을 닫았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제주 가게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10년 전인 2014년에만 해도 연간 폐업 커피전문점이 114곳에 불과했지만 10년 새 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 시기인 2020~2023년과 비교해도 폐업 건수가 더 많다. 이미 올해 1분기에만 80곳의 카페가 폐업 신고를 한 만큼,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도 폐업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커피전문점이 계속해서 사라지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업계 전문가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해외여행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제주 여행객은 감소 추세다 보니 자연스레 레드오션으로 전락했다"며 "성수기만 바라보고 장사를 계속하기엔 인건비·원자재 물가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2022년까지만 해도 관광객 상승세를 보였지만, 2023년에는 전년 대비 3.7% 감소한 105만여명(2월 기준)만이 제주를 찾았다. 같은 기간 올해 관광객은 101만여명으로, 또다시 3.9% 감소했다.
실제로 지난해 1~11월까지 해외여행을 떠난 우리 국민은 203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은 1334만3849명 중 내국인 관광객은 1263만 6834명으로 2022년보다 113만4938명(8.2%) 줄었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은 70만7015명으로 718%(62만 605명)나 증가했다.
또 제주지역 커피음료점이 5년새 2배 이상 늘어나면서 커피 업계의 생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것도 이유다.
국세청의 100대 생활업종 통계를 보면 지난해말 기준 제주지역의 커피음료점은 제주시 1296곳, 서귀포시 539곳 등 총 1835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784곳(제주시 548곳, 서귀포시 236곳)에 비하면 5년새 2배이상 늘어난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환경오염 처리 비용의 일부를 부과하는 '제주환경보전분담금' 제도 도입도 유보됐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로 각종 폐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지역 경기 둔화 움직임이 급격하게 발생했고, 자영업자의 위기가 바로 포착되기도 했다.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갈 수도 있겠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됐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