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인간형 비행기 조종 로봇을 개발했다. 조만간 공상과학영화에서 인간형 로봇이 비행기를 조종하는 모습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나아가 영화 '탑건'의 매버릭처럼 '파일럿 로봇'이 최고의 공군 비행사가 될 시대도 멀지 않았다.
19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카이스트 심현철 교수와 공동연구팀은 자연어로 기술된 매뉴얼을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비행기를 직접 조종하는 휴머로이드 파일럿 ‘파이봇’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국방과학연구소의 미래도전과제 지원을 받아 심 교수와 김재철AI대학원 주재걸 교수, 기계공학부 윤국진 교수, 전기및전자공학부 김민준 교수의 협업으로 2022년부터 진행해왔다. 연구팀은 2026년 개발이 완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 및 군용 활용 목적으로 사업화 방안도 모색 중이다.
파이봇에는 인공지능과(AI) 로보틱스 기술이 적용됐다. 파이봇은 기존 항공기를 개조하지 않고 실제 항공기 조종석에 착석해 조종석의 다양한 장치들을 직접 조작한다. 기존 항공기의 자동비행장치나 무인비행만 가능한 무인항공기와는 차이가 있다. 조종할 때에는 몸에 달린 카메라와 팔다리를 이용한다. 파이봇은 키 165㎝, 몸무게는 65㎏이다.
심 교수는 "파이봇은 조종 매뉴얼을 컴퓨터 파일 등의 형태로 읽고 이해한 뒤 조종석에 앉아 비행기를 다룬다"며 "파이봇을 조종석에 앉히기 위해 비행기를 따로 개조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이봇은 세계 항공차트 전부를 기억할 수 있다. 또 챗GPT 기술을 활용해 항공기 조작 매뉴얼 및 비상 대처절차를 담은 자료(QRH)를 기억, 비상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사고 발생시 가장 안전한 비행경로와 해결방법을 찾아내므로 인간 조종사보다 대처 속도가 빠르다는 뜻이다.
심 교수는 “인간형 조종사 로봇은 기존의 항공기들을 전혀 개조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자동 비행이 가능해 실용성 및 활용성이 매우 높다”며 “항공기뿐 아니라 자동차, 탱크, 장갑차 등 다양한 장치의 조작도 가능해 병력자원 고갈이 심각한 현 상황에 매우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