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선진국들이 앞다퉈 우주 탐사를 위해 우주 원자력 추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한국도 원자력과 항공우주 분야 대표 연구기관이 손을 잡고 기술 개발에 나선다.
양기관은 협력해 핵분열에서 나온 에너지를 우주선 작동에 활용하거나 원자력 열 추진 시스템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우주 원자력 전력 및 추진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다고 2일 밝혔다.
우주라는 극한 환경에서 활용하기 적합한 에너지원으로 최근 원자력이 주목받고 있다. 원자력을 활용하면 외부 동력원 없이 자체적으로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그 과정에서 온도, 압력 등 외부 환경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원자력연과 항우연은 이번 협약을 통해 원자력을 활용한 국내 우주 탐사 기술 역량을 강화한다. 우주용 방사성동위원소 발전시스템, 핵분열 발전시스템, 원자력 열 추진 시스템, 원자력 전기 추진 시스템과 같은 것들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우주용 방사성동위원소 발전시스템과 핵분열 발전시스템(원자로)이 있으면 척박한 우주 환경에서도 핵물질 교체 없이 열과 전기에너지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원자력 열 추진 시스템과 원자력 전기추진 시스템은 탐사선 속도를 더 빠르게 하면서 탐사선 무게는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렇게 하면 화성처럼 지구와 멀리 떨어진 심우주 탐사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미 항우연은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에 성공해 K-우주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한걸음 더 나아가 원자력연과 함께 화성 탐사를 위한 원자력 추진 우주선 개념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한규 원자력연 원장은 “항우연과의 협력을 통해 국제 우주탐사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원자력기술은 달기지 건설, 심우주 탐사 등 도전적인 우주 임무를 달성할 수 있는 중요 기술"이라며 "양 기관의 강점 기술 협력이 우주탐사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밑바탕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중국과 같은 우주 강국들은 이전부터 원자력을 활용한 우주 에너지원을 개발해왔다. 미국은 올해 1월 항공우주국(NASA)과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힘을 합쳐 원자력 열 로켓 엔진 개발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르면 2027년 우주에서 원자력 열 추진 기술이 적용된 우주선을 시연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2019년부터 1㎿(메가와트)급 우주 원자로 개발에 들어가 지난해 성능 평가까지 마쳤다. 우주 원자로는 인간이 달, 화성과 같은 지구 밖 환경에서 오랫동안 머무를 때 에너지를 공급하는 수단으로 쓰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