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KT&G 전 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내부가열식 궐련형 전자담배를 개발하고도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수조원대 배상금을 청구한 소송의 첫 공판이 17일 열렸다. 이에 KT&G측은 "보상금을 받지 못했다"는 해당 직원의 주장이 합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해 법적공방이 예상된다.
해당 직원은 자신이 세계 최초의 전자담배 기술을 발명하고도 회사로부터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당시 직무 발명금이 2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론 소송에서 1000억원을 청구했다.
KT&G측은 직무발명 보상금 청구 소송에 대해 "이미 해당 퇴직자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직무발명 관련 적정한 보상금을 지급했다. 해당 퇴직자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고, 부제소 합의도 했다"며 "해당 퇴직자가 뒤늦게 보상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당시 스스로 수용한 합의에 배치되는 행동이다. 이번 소송 절차에 대해 적극적으로 임할 예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은 KT&G 연구원 출신인 A씨가 자신이 세계 최초 전자담배 기술을 개발했지만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KT&G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 발단이다. A씨는 지난 4월 기자회견을 통해 당시 직무 발명금이 2조8000억원이라고 강조하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 소송 청구액은 1000억원으로 밝혀졌다.
원고 측이 “관련 보상금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즉각 재반박하면서 소송 시작 전부터 양측이 극명한 대립각을 세웠다. A씨는 퇴직 후 기술고문 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있으나 보상의 성격이 아니며 이마저도 유출을 막으려는 의도였다는 입장이다. A씨는 "2021년 3월부터 1년간 기술고문으로 일하면서 선급금 2000만원과 월급 625만원을 받은 것이 전부"라면서 "기술고문 계약에 따른 급여일 뿐 발명 보상금과는 관련 없다”고 반박했다.
KT&G 측은 “지난 4월에는 직무발명이 8개가 있다고 주장하다 지난 10일 제출한 서류에는 직무발명이 16개에 달한다고 하는 등 직무발명 주장 건수가 늘어났다”며 “특허가 출원된 3개 외에 나머지 5개에 대한 실체를 밝히지 못한 상태에서 기존 8개와 늘어난 16개의 직무발명의 관계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A연구원 측은 “특허 출원 당시 개발된 전자담배를 포함해 각각의 기술들을 독립해서 출원했다면 모든 기술들이 보호받았을 것”이라며 “주요 직무발명에 포함된 세부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조차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이에 해당하는 인지금액 3억1550만원을 납부하고, 현재까지 청구 취지를 확장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KT&G가 자신의 기술을 해외에 특허내지 않아 글로벌 경쟁사 PMI가 궐련형 전자담배를 출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KT&G는 "특허가 해외 등록됐다면 PMI가 아이코스를 개발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퇴직사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23일 오후 2시3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