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선릉(성종대왕릉)이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오전 11시 14분경 '누군가 선릉에 침입해 봉분에 있는 흙을 파헤쳐 지름 약 10㎝, 깊이 약 10㎝의 구멍을 낸 것으로 훼손했다'는 신고를 받고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경찰은 이날 새벽 2시 30분경 한 여성이 선릉에 침입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용의자는 성종대왕릉 봉분 아랫부분에 흙을 약 주먹 크기 정도 파헤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용의자는 전통담장과 철골담장 사이 틈새로 침입해 주먹만 한 양의 흙을 떠간 것으로 파악했다"며 "왕릉의 외곽 순찰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선릉은 조선 9대 왕인 성종(1457~1494)과 그의 세 번째 왕비 정현왕후 윤씨(1462~1530)가 묻힌 능으로 2009년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는 선릉에 침입해 성종이 묻힌 봉분(무덤에 쌓은 둥근 흙더미)을 훼손한 50대 여성 A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과 건조물 침입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동선을 추적해 오후 5시 40분쯤 경기도 소재 A씨 주거지에서 그를 체포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선릉은 오후 9시 이후 일반인 출입이 금지돼 있지만, A씨는 성종왕릉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서부터 무단 침입한 뒤 울타리를 넘어 봉분에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유산 훼손은 손상 정도에 따라 3년 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