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잇따른 악재에 휘말렸던 가상자산(암호화폐)의 시가총액이 6개월 만에 4조원 증발했다.
20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36개의 가상자산 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 유통 가상자산 시총은 19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해 상반기와 비교해 4조원(16%) 감소한 규모다. 일평균 거래 금액은 2조 9600억원으로 같은 기간 43% 급감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영업이익도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 말 거래업자의 영업이익은 6개월 사이 80% 줄어든 1274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성 거래자금인 원화 예치금도 지속적인 하락세다. 지난해 말 기준 3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8% 줄었다.
금리, 물가 상승 등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과 함께 루나·테라USD(UST) 사태, 위믹스 사태, 글로벌 거래소 FTX 파산 등 부정적 사건으로 인한 신뢰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사건들의 여파로 거래소의 신규 가상자산 거래지원(상장)도 얼어붙었다. 지난해 하반기 코인·원화시장 신규 거래지원은 7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4% 줄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가상자산수는 625개로 상반기보다는 13개가 줄었지만, 1년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2개 늘었다.
시장의 위험성이 커지면서 소위 ‘김치코인’보다는 비트코인, 리플, 이더리움을 비롯한 글로벌 상위 10개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상반기 대비 11%p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특정 사업자에서만 거래·지원되는 단독상장 가상자산은 389종으로 국내 유통 가상자산(625종)의 62%를 차지했다. 단독상장 가상자산 중 57%(223종)는 국내산 가상자산이다.
FIU는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34%(132개)는 시총 1억원 이하의 소규모"라며 "급격한 가격변동, 유동성 부족 등 시장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상자산 거래 이용자 수도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한 이용자는 627만명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의 690만명보다 9%(62만명)가 줄었다.
가상자산 이용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대로 지난해 상반기와 같았다. 30대가 전체의 30%였으며 40대(28%), 20대(21%), 50대(16%), 60대(5%)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의 이용률이 전체의 68%로 여성을 크게 웃돌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중단(상장폐지) 사유, 트래블룰(100만원 이상 출고시 송수신자 정보 등 전송) 이행 현황을 새롭게 분석했다.
작년 하반기 중 거래 중단된 가상자산의 주요 원인은 프로젝트 위험(50%), 투자자 보호 위험(22%), 시장 위험(22%) 순으로 조사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반기별로 가상자산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지속해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