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2 (월)

  • 맑음동두천 -2.3℃
  • 맑음강릉 1.5℃
  • 구름조금서울 0.4℃
  • 구름조금대전 0.7℃
  • 구름많음대구 4.4℃
  • 구름많음울산 5.0℃
  • 구름많음광주 4.9℃
  • 구름많음부산 6.7℃
  • 구름많음고창 1.1℃
  • 맑음제주 8.9℃
  • 구름많음강화 -3.2℃
  • 구름조금보은 -1.8℃
  • 구름조금금산 -1.2℃
  • 구름많음강진군 2.9℃
  • 구름많음경주시 1.9℃
  • 구름많음거제 4.9℃
기상청 제공

산업·유통

술에 개인취향을 더한다 '믹솔로지'시대…하이볼·소메리카노·막쿠르트 어디까지 마셔봤니?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영국의 종교시인 조지 허버트(George Herbert)는 “술이 들어가면 지혜는 나가버린다”라고 했다. 그러나 요즘 MZ세대는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도 지혜를 발휘한다. 자신의 취향에 꼭맞는 술을 만들어 먹기 때문이다. 개성과 경제성을 더한 요즘 음주문화, 믹솔로지로 대변된다. 

 

믹솔로지(Mixology)는 ‘섞다(Mix)’에 ‘기술(Technology)’을 합친 말로, ‘술과 음료·시럽·과일 등 여러 재료를 섞어 만든 칵테일 또는 그 문화’를 뜻한다. 믹솔로지를 대표하는 주류는 하이볼(highball)이다. 하이볼은 위스키나 브랜디에 소다수나 물을 타고 얼음을 넣은 음료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하이볼의 어원 중에는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손님 잔에 공이 날아들어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오픈서베이의 ‘주류 소비 트렌드 리포트 2024’에 따르면 가장 좋아하는 주종을 묻는 말에 응답자들은 맥주(34.1%), 소주(30.2%)를 꼽았고, 이어 하이볼이 7.1%로 위스키(4.8%), 와인(4.8%)보다 많은 응답을 받았다. 하이볼 열풍에 맞춰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 카페에서도 잇달아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편의점 업계는 하이볼과 함께 효자상품인 얼음컵을 활용해 소비자가 간편하게 믹솔로지 음료를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돕고 있다.


대표적으로 씨유(CU)의 생레몬 하이볼은 출시 세달 여 만에 누적 600만개 이상 판매됐고, 주류 내 하이볼 매출 비중을 3.7%에서 11.2%까지 끌어올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생레몬 하이볼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7월에는 기존 빅볼 얼음컵에 진짜 레몬 조각을 더한 상품 ‘빅볼 레몬 얼음 컵’도 출시했다.

 

CU는 “믹솔로지 등의 열풍에 힘입어 빅볼 얼음컵의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2022년 43.7%, 2023년 90.0%, 올해(1~6월) 64.6%를 기록하는 등 매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만큼 종류도 무궁무진하다. 쌉사름한 커피 맛과 향으로 소주의 독한 향을 희석시킨 ‘소메리카노’, 야쿠르트로 막걸리의 단맛을 업그레이드한 ‘막쿠르트’도 있다. 최근에는 전통주를 활용한 칵테일과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전통주 소비도 늘고 있다. 지역특산주 출고량은 2018년 6906㎘에서 2022년 2만2511㎘로 3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믹솔로지 문화가 계속 이어지는 이유는 MZ세대가 독주를 싫어하면서도, 개성을 중시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혼술 문화도 영향을 끼쳤다.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집에서 취향껏 음료를 제조해 바(BAR) 분위기를 낼 수 있다.

 

SNS를 중심으로 다양한 레시피가 공유된 것도 믹솔로지 문화의 성장을 부추겼다.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상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고, 만드는 법이 간단해 “나도 만들어볼 수 있겠는데?” 하는 도전 욕구를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생활이 제한되며 혼술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주류 트렌드는 ‘프리미엄화’가 되었다. 단순히 친목을 위한 술자리가 아닌 본인의 만족으로, 더욱 취향에 맞는 주류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이다. 즉, 주류 문화 자체가 변화된 것이 프리미엄 믹솔로지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믹솔로지의 또 다른 장점은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밖에서 마시는 칵테일은 한잔에 최소 만원가량 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집에서 직접 제조해 먹으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고가 위스키보다 중저가 제품 수요가 늘어난 이유를 믹솔로지 문화에서 찾는다. 얼음을 넣어 마시는 방식인 ‘온더락(On the rock)’이나 상온 상태로 마시는 ‘스트레이트’ 방식보단 하이볼로 마시는 형태가 더 보편화된 영향이다.

 

위스키 본연의 맛을 즐기는 온더락은 맛과 품질이 중요하지만, 하이볼에 사용되는 위스키는 어차피 그 맛이 가려지기 때문에 저렴해도 된다. 따라서 MZ는 더 저렴하게 자기만의 술을 만들어 마실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이고 맛있다고 해서 많이 마셔서는 안된다. 탄산음료나 과일 농축액을 섞으면 쓴맛이 덜해 평소보다 더 빠르게, 많이 마시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하루 알코올 적정섭취량은 남성 40g(소주 기준 4 잔), 여성 20g(소주 기준 2잔) 이하다.

 

하이볼 한 잔은 이미 하루 권고량 이상을 마신 셈이다. 따라서 과음하지 않도록 조절할 필요가 있다. 천천히 마시되 많이 마셔선 안 되고, 소량으로 자주, 그러나 매일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또 술을 마실 때는 고단백, 저지방 위주의 안주를 섭취하고, 평소 탄산 보다는 물을 충분히 마셔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건강을 위해 낮은 도수의 믹솔로지를 택했다면, 양과 빈도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현명하게 또 건강하게 술을 즐길 줄 안다면, 믹솔로지는 오랫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건전한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6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이슈&논란] 저속노화 열풍의 빛과 그림자…정희원 박사 논란에 CJ제일제당·매일유업·세븐일레븐 '손절'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저속노화’ 트렌드의 대표주자인 정희원 박사가 강제추행 등 혐의로 피소되면서 식품 및 유통업계 전반에 깊은 충격과 함께 신속한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개인사 문제를 넘어, 건강·영양을 강조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급부상한 ‘저속노화’ 콘셉트의 상업적 성공과 그 그림자가 드러난 사례로 평가된다. ​ 사건 개요와 업계 반응 정 박사는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출신으로 ‘저속노화’라는 신조어를 만든 인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부터 건강·영양 관련 기업들과 협업하며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30대 여성 연구원에 대한 스토킹, 공갈미수, 주거침입 혐의로 고소당하면서 사건이 공개되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 매일유업, 세븐일레븐 등 주요 기업들이 정 박사와의 협업을 급히 종료하며 공식적인 손절에 나섰다. ​ CJ제일제당은 22일, 정 박사와의 협업 종료 및 ‘햇반 라이스플랜’ 제품의 포장과 홍보물에서 정 박사의 이름과 사진을 삭제했다고 발표했다. 대표 제품인 렌틸콩현미밥, 파로통곡물밥 등에 적용된 레시피에서도 정 박사 이름은 제거되었으며, 관련 광고 역시 모두 삭제된 상태다. 매일유업 역시 ‘매일두유 렌

놀유니버스 NOL, 여행 준비 돕는 대화형 탐색 서비스 ‘AI 노리’ 오픈…"고객 편의 및 여정 연결성 강화"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놀유니버스(대표 이철웅)가 운영하는 NOL이 검색을 넘어 탐색으로 고객 경험을 확장하며 여행 준비 과정을 새롭게 정의한다. NOL이 개인 맞춤형 국내 숙소와 레저 상품을 추천하는 대화형 AI 서비스 ‘AI 노리’를 공개했다. 고객이 “반려동물과 함께 가기 좋은 제주 펜션 알려줘”, “조용한 감성 숙소 추천해줘”와 같은 문장형 질문을 하면 AI 노리가 다양한 조건을 분석해 최적의 선택지를 즉시 제안한다. 고객 선호 및 취향을 파악해 더욱 정교한 개인화 추천을 제공하며, 여러 후보를 한 화면에서 비교해 빠르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기능도 탑재했다. 이와 함께 연관된 숙소ㆍ레저 상품을 함께 제안해 여행 계획의 완성도를 높인다. 이번 서비스는 NOL이 지난 11월 해외패키지를 대상으로 선보인 대화형 AI 추천 베타 경험을 국내 숙소와 레저 영역까지 확장한 결과다. 고객의 질문 한마디를 여행의 출발점으로 삼는 새로운 탐색 방식을 통해 여행ㆍ여가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이번 ‘AI 노리’는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업을 통해 제미나이(Gemini)와 버텍스 AI(Vertex AI)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고객의 의도를

[이슈&논란] 정부, 일회용컵 유료화 추진에 커피값 인플레이션 '논란'…소비자·소상공인, 혼란속 부담가중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정부가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 무상 제공을 금지하고, 컵값을 별도로 받는 '컵 따로 계산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커피값 인상과 소상공인 부담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7년부터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 무상 제공을 금지하고, 100~200원의 컵값을 별도로 받는 방안을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초안에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컵 가격은 매장이 자율적으로 정하되, 생산원가를 반영한 최저선을 설정할 예정이다. 이번 정책은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됐던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대체하는 것으로, 2022년 12월부터 세종·제주에서만 시범 시행된 보증금제(컵당 300원)는 시행 1년 만에 73.9%의 회수율을 기록하며 일정 성과를 거뒀지만, 사회적 수용성 부족과 관리 부담 등으로 전국 확대가 무산됐다. ​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발 커피 인플레이션"이라며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미 커피 가격에 컵·뚜껑·빨대 비용이 포함돼 있는데, 여기에 별도의 컵값을 추가하는 것은 사실상의 가격 인상"이라며, "혼잡한 시간대에 빨대 제공 여부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지고, 인력 부담과 소상공인 비용 증가로 결국 소비자

[내궁내정] 12월 23일부터 휴대폰 개통 안면인식 의무화…현장 혼란 불가피에도 강행해야 하는 진짜 이유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오는 12월 23일부터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 인증이 시범 도입된다. 기존에는 신분증 진위만 확인하던 절차에서 벗어나, 신분증의 얼굴 사진과 신분증 소지자의 실제 얼굴을 실시간으로 대조하는 생체 인증을 추가한다. 이는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알뜰폰 사업자 모두에게 적용되며, 내년 3월 23일부터는 모든 개통 절차에 정식 도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제도가 도입되면서 유통 현장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범죄의 핵심 수단인 대포폰 개통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마련한 긴급대책이다. 정부는 명의도용과 부정 개통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인증 성공률과 비용 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