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칼럼] NASA 청소부와 디즈니랜드 청소부, 당신의 프레임은?

  • 등록 2024.05.09 15: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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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1. NASA(미 항공우주국) 하면 많은 생각들이 들지만, 필자는 우선 NASA의 청소부가 떠오른다.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이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처음 방문했을 때였다. 대통령은 즐겁게 바닥을 닦고 있는 한 청소부를 발견하고, 이렇게 묻는다. 

 

“Do you really like cleaning?” (“청소하는 일이 그렇게 즐겁습니까?”)

그 청소부는 대답합니다.

“Mr. President, I am not just cleaning, I am helping to send human beings to the Moon.”
(“대통령님, 저는 단지 청소를 하는 게 아닙니다. 인류를 달에 보내는 일을 돕고 있지요.”)

 

얼마나 멋진말인가? NASA의 청소부 일화는 단지 직업으로서 청소일을 담당하는 것보다, 한 공동체 안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고 일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즉 똑같은 일을 해도 마음가짐을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 그 일의 의미는 크게 달라진다. 그저 내 집 앞 눈을 쓰는 일일지라도 의미를 부여하면 가치있는 일이 된다.

 

NASA 청소부에게 청소는 단순한 허드렛일이 아니었다. NASA가 존재하는 이유, 즉 우주탐험에 기여하는 일이었다. 자신의 청소 일은 '우주탐험'이라는 조직의 원대한 미션의 일부였던 셈이다. 그렇기에 그에게 청소 일은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그는 자신의 일을 하면서 행복할 수 있었다.

 

물론 청소 업무 자체가 하찮다는 게 아니다. 만약 청소부나 관리인이 사무실을 청소해놓지 않는다면 아침 사무실 풍경은 어떨까. 교체하지 않은 전구는 여기저기 깜빡일 거고 쓰레기통마다 오물이 가득할 것이다. 우리의 뇌를 사무실이라고 가정하면 수면은 청소부 역할을 한다. 청소부가 밤새 사무실의 이곳저곳을 청소해 리셋하지 않으면 상쾌한 아침은 물 건너간다.

 

필립스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일 평균 수면 시간은 6.7시간이다. 2016년 OECD 통계에 의하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7.51시간으로 회원국 평균인 8시간 22분보다 31분이 부족한 꼴찌다. 잠은 낭비가 아닌 투자다. 결국 사무실에서의 청소는 인간에게 잠같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2. 디즈니랜드에서는 직원을 ‘배우(cast)’라 부른다. 레스토랑 웨이터도 마찬가지. 그는 웨이터라는 배역을 ‘오디션’을 통해 따낸 배우다. 웨이터 복장 역시 무대의상일 뿐. 이들은 레스토랑에 밥을 먹으러 온 손님을 상대할 때도 자기 연기를 지켜보러 온 관객이라 여긴다. 

 

이런 ‘배우 효과’는 보통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분야에서 더 두드러졌다. 실제로 디즈니랜드에서는 청소부가 제일 잘 훈련받은 배우다. 언제 어디서나 눈에 잘 띄어 관객들이 제일 질문을 많이 하는 존재이기 때문. 디즈니랜드에서 청소부에게 “지금 무얼 줍고 있나요”라고 물으면 “사람들이 떨어뜨린 꿈의 조각을 줍고 있지요”라는 걸작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안타깝게도 다수의 직장인들에게 일은 단순히 잡(job)에 그친다. "이런 사람들은 일에서 몰입이나 의미를 별로 경험하지 못한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 일은 생계수단일 뿐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만 있다면 잡을 바꾼다. 그들은 가능한 일찍 은퇴하고 싶어한다. 친구나 자녀에게는 자신과 다른 직업을 가지라고 권한다.

 

잡과 소명의 중간 단계에 있는 직장인들도 더러 있다. 일을 커리어(Career)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승진과 더 많은 연봉이 일의 목표다. 그렇기에 적극적으로 일을 찾고 열심히 일한다. 때때로 일에 몰입하며 즐거움을 느낀다. 사다리를 타고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려고 한다.

 

그러나 커리어는 소명만큼 인간에게 행복과 만족을 주지 못한다. 커리어를 추구한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종국에는 인생에서 회의감에 빠진다는 게 그 증거다. 승진과 더 많은 연봉이 주는 쾌락은 잠깐이다 결국에는 공허한 인생을 살았다며 후회한다. 

 

결국은 프레임이다. 내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 선택의 프레임을 갖게 하는 것이다. 
위의 청소부들이 항상 자신의 일에 행복해 하고 만족해 하는 이유는 상황을 바라보는 무수한 답변 중 어떤 프레임을 갖고있느냐이기 때문이다. 

 

결국 의미중심(하이레벨 프레임)으로 사안을 바라보는 사람이 행복하다. 비행기의 높은 고도에서의 생각은 "저렇게 작은 땅덩어리에서 아웅다웅 살았구나. 겸손하고 베풀며 살아야지" 이렇다. 반면 비행기의 낮은 고도에서의 생각은 "저렇게 집이 많은데 내 집은 없구나, 집에 갈 때 차 안막혀야 할텐데..."이렇게 바뀐다.


100점 맞기위해 한 공부와 학점C를 안맞기위해 한 공부는 다르다. 행복한 사람, 성공한 사람은 접근의 프레임이 다르다. 물컵에 담긴 절반물의 양을 다르게 보는 것처럼.

이종화 기자 macgufin@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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