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칼럼] 당신의 심리적 개인공간은?…‘심리적 거리’가 조직성패 결정

  • 등록 2023.02.28 15: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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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코로나19 엔데믹 사태를 겪으면서 인간들은 그 어느때마다 사람간 거리에 대해 민감해졌다. 감염을 막기위해서는 정부가 강하게 홍보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라 '물리적 거리두기'를 해야한다. 오히려 코로나시대일수록 사회적 거리는 가까워져야한다는 반론부터 다양한 이슈도 많아졌다.

 

사람들은 상호간의 의사전달에 있어서 대화를 하는 공간적인 거리가 얼마나 되는냐에 따라서 그 결론이 달라진다는 얘기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상적인 대화의 거리에 대해 애인끼리 대화를 나눌 경우 0에서 45센티미터, 친구지간의 조용한 대화는 45에서 120센티미터, 사장과 비서는 최소한 120에서 360센티미터 이내에서 대화를 나누어야 일(?)을 잘 해나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제지간, 경찰과 범인, 공무원과 사업가사이에도 최소한 120센티미터이상의 공간적 거리가 있어야 ‘잡음과 잡념’이 안 생긴다.

 

선거유세에 나선 후보자와 유권자의 거리는 최소한 360센티미터이상의 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돈 안 드는, 돈 못 쓰는 선거가 된다는 학설도 나온다.

 

심리학자 월터 미셸, 니라 리버먼, 야코프 트로프 등이 주장한 ‘심리적 거리’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조직내 성패가 결정된다는 주장도 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코리아(HBR Korea)에 실린 레베카 해밀턴 조지타운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심리적 거리에는 사회적·시간적·공간적·경험적 거리가 있다”며 “이 거리를 이해하고 그것을 조절하기 위해 특별한 전략을 사용하는 리더들은 업무에서 더 나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인간들은 타인과 교류하고, 접촉하면서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과 사람이 접촉을 할 때에는 그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서 서로의 거리가 달라진다. 전철, 버스, 엘리베이터 등을 탔을 때 모르는 사람끼리 가까이 있게 되면 사람들은 불안을 느끼게 된다. 특히 이런 닫힌 공간에서 사람들은 무표정해지고, 불안해하며 요즘은 모두 휴대폰을 꺼내 들며 다른 사람과 눈을 맞추기를 꺼린다.

 

사회적 거리를 나누는 방법을 좀 더 학술적으로 접근해 보자.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에드워드 홀(Edward T. Hall)의 주장이며 다음과 같이 나눈다.

 

첫번째는 공공적 거리(public zone)로 3m 이상이다. 나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끼리 유지하는 거리이다. 길을 걸을 때에도 모르는 사람과는 3m 이상 떨어진다. 공공장소에서 강연을 할 때는 청중과 이 이상의 거리를 두어야 한다. 타인의 얼굴이 나에게 돌리면 즉각 반응을 하게 되는 거리이다.

 

두번째는 사회적 거리(social zone)로 1.2m~3m정도다. 이 거리부터 우리는 관계를 느끼고, 맺는다고 말한다. 학교, 사무실, 모임 등 우리가 어떤 그룹에 속해 있을 때 거리다. 그저 아는 사람과의 관계다. 차 안에 있을 때는 모르는 사람이 이 거리 이내로 들어오면 불안감을 느낀다.

 

세번째가 개인적 거리(personal zone)로 0.45~1.2m를 말한다. 이 거리는 친구나 가족이 서로 편하게 이야기하는 거리다. 따라서 모르는 사람과 상담을 할 때는 1m는 떨어져야 한다. 

 

네번째는 친밀관계(intimate zone)로 0.5m 이하의 거리다. 가족이나 애인, 친구 등 친한 관계 이서 유지하는 거리이다. 껴안거나, 서로 만지거나, 속삭일 수 있는 거리다.

 

사람들은 이 거리들을 지키면서 살아가고자 한다. 문화적 차이, 사람의 성격, 예민한 정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겠지만, 어느 나라, 어느 문화를 막론하고 이 거리를 잘 지키는 것이 예의 바른 행동이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신경심리학자 마이클 그라지아노(Michael Graziano)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신체 주변에 물리적 완충 공간인 개인공간(Personal Space)을 계산해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개인공간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우리의 몸을 보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뇌가 상황에 맞게 계산해 둔 개인공간으로 벌레 한 마리가 날아 들어오면,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었다 하더라도 우리는 반사적으로 몸을 피하거나 손으로 벌레를 쫓아내게 된다.

 

사람들 사이에는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각각의 심리적 거리가 존재하며 누군가가 그 경계선을 넘으면 우리는 무례함과 위협을 느낀다. 개인마다 생각하는 심리적 개인공간은 그 사람이 언제, 누구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코로나시대를 겪으며 MZ세대사이에서는 혼밥, 혼술 등 각종 ‘혼X’가 유행하고 있다. 무리를 이뤄 수천년간 살아온 사회적 동물인 인간들이 코로나를 겪으며 '심리적 거리 좁히기'란 도전에 직면해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세대를 넘어 극복해야 할 중요한 숙제이며, 개인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 고민해야할 명제다.

 

윤슬 기자 newsspace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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