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칼럼] 동물원은 왜 필요할까…존립 놓고 갑론을박 '슬픈 현실'

  • 등록 2024.05.19 17:3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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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코스타리카라는 국가가 공영 동물원을 모두 없앤 첫 나라,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되면서 동물원 관련 종사자들에게는 상당히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이다.

 

스페인 소재 동물보호단체인 FAADA는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에서 "코스타리카는 세계 최초로 공영 동물원을 두지 않는 국가가 됐다"며 "비록 18개의 사립 동물원은 법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공영 동물원의 폐쇄는 중요한 진전이자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환영했다.

 

그렇다면 동물원은 언제부터 생겼고, 동물원은 왜 필요한 것일까?

 

◆ 동물원의 기원

 

동물원의 시초는 기원전 3500년에 고대 이집트의 수도인 히에라콘폴리스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그 곳에서 코끼리, 하마, 원숭이, 고양이등 동물의 뼈가 112개가량이 발견됐다. 고대 로마 제국에도 동물원이 존재했는데, 당시는 동물들은 보호 및 관람 목적이 아닌 콜로세움에서 검투사와 싸우거나 동물들끼리 싸우게 하는 등 유희용도구로 키워졌다.


19세기에 들어와 유희목적이 아닌, 동물의 행복감과 동물생리학등 연구목적의 동물원이 세워진다. 제대로 된 의미에서 최초의 동물원이 바로 1829년에 만들어진 런던동물원이다. 동물이 행복하도록 동물이 살던 환경과 비슷하게 환경을 구축하고, 동물의 신체조직의 작용 및 건강에 대해서 많은 연구하며 동물생리학도 발전시켰다.

그 결과 'The Zoological Society of London'이라는 명칭의 런던동물원은 Zoo라는 뜻이 동물원을 칭할 정도로 고유명사화 돼 버렸다.  한국의 최초 동물원은 1909년에 만들어진 창경원이다. 현재 한국에 있는 동물원은 약 114곳으로 알려졌다.

 

◆ 동물원의 존재 이유 그리고 필요성 

 

지금도 세계 각국 동물단체를 중심으로 야생에서 살아야 하는 동물을 인간들의 일방적 결정으로 가둬두는 행위가 적절치 않다며 ‘동물원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타리카의 사례가 동물원 폐쇄 등 동물 보호에 나서는 다른 나라에 긍정적인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많은 사람들이 동물보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동물원의 필요성과 존재 이유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최근 체험형 동물원이나 이동동물원까지 생겨나면서 관람객의 의도와 목적이 더 중요시해지고 있다. 게다가 동물 종 보호라는 동물원의 당초 목적에서 벗어난 상업적 동물원들까지 많이 생기곤 한다.

 

정부에서는 문제점을 인식해 2023년 12월 14일 이후부터는 동물원 및 수족관을 개장하려면 기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뀌게 됐다. 이미 등록된 동물원은 2028년 12월까지 개정된 요구 사항에 맞춘 후, 다시 허가를 받아야 합한다. 개정된 요구 사항에는 무분별한 올라타기 및 먹이주기등을 금지하는 사항도 추가됐다.

 

동물원의 장점은 멸종위기종인 동물들을 보호하거나 번식을 시켜 멸종위기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것이다. 또 밀렵꾼이나 인간의 환경파괴에 의해 망가진 서식지로부터 동물들을 보호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동물들의 행동습성을 알아내 야생에 있는 군락지나 서식지를 효율적으로 보호하거나 다시 재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할 수 있는 의미있는 공간이다. 

 

◆ 동물원의 슬픈 현실

 

동물원의 장점과 단점은 늘 공존한다. 하지만 항상 개선의 여지는 있다. 종국에는 인간과 동물 모두 혜택을 받는 방향, 함께 지구의 동반자로서 함께 공존하는 법을 깨달아야 한다. 동물들이 동물원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길 수 있도록 돌봐야 하며 절대 학대는 안 된다.

 

동물원은 동물을 어쩔 수 없이 가둬놓아야 하는 곳이다. 동물보호단체 캡스(CAPS, Captive Animal‘s Protection Society)에 따르면 호랑이와 사자는 원래 살던 곳보다 약 1만8000배 좁은 공간에서 살며, 북극곰은 약 100만 배 더 좁은 공간에서 산다. 그 결과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대부분 스트레스로 고통받으며 이상행동 문제를 보인다. 

 

그나마 규모가 큰 동물원은 사파리 공원처럼 동물들이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지원한다. 동물복지가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파리도 역시 인위적인 공간이라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지 않게 전압선이 존재한다.  야생에서 처럼 포식관계가 자연적으로 형성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동물들은 그 전압선 밖으로 벗어나지 못한다. 넓은 야생공간에 풀어져 키워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동물이 생활하는 공간은 그리 넓지 못하다.

 

‘사람이 마치 외국의 환경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환경을 조성한 동물원을 뜻하는 '몰입동물원’도 비슷한 상황이다. 좁은 철창에 긷혀있지 않아 아름답고 복지가 좋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조류의 경우 비상날개를 잘라 날지 못하게 만들었다. 무심코 던져주는 과자에 동물원 동물들은 만성설사와 배탈, 식욕부진으로 죽어간다.

 

쇼에 동원되는 동물의 환경은 더욱 열악하다. 쇼를 하는 몇 분을 제외하고는 좁은 곳에 갇혀 살며, 쉴새없이 훈련을 받아야 한다. 동물쇼 중 가장 시급한 것은 자아의식이 있는 영장류의 쇼부터 금지시켜야 하한다는 점이다.


미국 동물원수족관협회는 "영장류는 자라면서 제어할 수 없고 사람의 옷을 입고 쇼를 하기 때문에 생물학의 보전가치를 훼손하기 때문에 금지하도록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코스타리카 동물원 폐쇄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동물에 대한 인식, 동물원에 대한 담론이 다시 한번 공론화 되길 기대한다.

이은주 기자 newsspace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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