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파일] ABC마트, 6년간 로열티 438억 일본에 지급…韓 매출·이익 '훨훨' 日 로열티 '펑펑'

  • 등록 2024.08.2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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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이종화 기자] 한국에서 신발 편집숍 시장 1위 ABC마트(에이비씨마트코리아)가 일본 본사에 로열티 명목으로 지난 6년간 438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ABC마트코리아의 최대주주는 일본 소재 ABC마트.INC로 99.9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이기호 ABC마트코리아 대표이사가 0.04%를 소유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6년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벌어들인 이익 중 지난 6년간 매년 64억원~82억원을 꾸준히 일본 본사에 로열티라는 명목의 브랜드 사용료로 지급했다.

 

2023년 76억원, 2022년 73억원, 2021년 64억원, 2020년 62억원, 2019년 81억원, 2018년 82억원을 본사에 보냈다. 

 

특히 2019년 일본 불매운동 악재에도 성장세를 보였던 실적이 코로나19시절인 2020년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2020년 영업이익은 45억원으로 전년(390억원) 대비 89% 줄었다. 게다가 50억원의 당기순손실까지 났음에도 62억원의 로열티는 지급했다.

 

ABC마트는 지난 6년간 한국에서 4000억대~6000억원대의 엄청난 매출을 내왔다. 특히 지난 2023년에는 처음으로 매출 6000억원을 돌파한 61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5677억원 대비 8.7% 증가한 수치다. 2023년 상품매출원가는 3247억원이었으니, 전체 매출 대비 상품매출원가는 52.6%에 달했다. 사실상 원가대비 2배정도의 매출수익 장사를 한 셈이다.

 

2023년 영업이익 역시 전년 550억원보다 9.5% 증가한 60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9.8%에 달했다. 제조업이 아닌 신발 유통판매점(채널)이 10%대의 영업이익률은 엄청난 성과로 볼 수 있다.

 

2023년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488억원에서 6% 증가한  517억원을 기록했다. 

 

스포츠용품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가 ABC마트에서 구매를 많이 할수록 일본에 본사를 둔 ABC마트로 돈이 고스란히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이비씨마트코리아(ABC마트코리아)는 신발 도소매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2002년 8월 29일에 설립됐으며,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에 본사를 두고 있고, 명동중앙점 등 국내에 327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전국 임직원 수는 1700여명에 달한다. 

 

기부는 8.4억원, 임직원 급여는 672억원, 광고선전비는 84억원, 판매촉진비는 28억원을 지출했다.

 

특히 2022년 495억원이던 부채총계가 2023년 515억원으로 늘어났다.

 

신발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ABC마트의 공격적인 영업방식과 호실적은 이미 소문나 있다"면서 "하지만 총부채가 500억원이 넘는다는 것은 좋은 신호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ABC마트코리아가 피고로 계류중인 소송도 진행중이다. ABC마트코리아측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경영진은 현재로서는 소송의 전망을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이 소송사건이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ABC마트코리아측에  기사내용과 관련해 공식질의와 함께 답변을 요청했으나 답변은 오지 않았다.

 

한편 ABC마트가 일본기업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의 신발 제품을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직영 오프라인 신발점이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고 소비하는 경향을 보인다.

 

ABC마트 미키 마사히로(三木正浩)라는 경영자가 1985년 ㈜국제무역상사를 창업해 신발, 의류등을 수입판매하는 상사업무로 시작했다. 1987년 국제무역상사의 이름을 영문화 해서 ‘인터내셔널 트레이딩 코퍼레이션’(ITC)으로 사명을 바꿨다. 160년 전통의 영국 브랜드 호킨스(HAWKINS) 판권을 가지게 되면서 이 회사는 제품을 시장에 반값에 내놓을 수 있었고, 이를 계기로 1990년 2월, 도쿄 우에노에 ABC마트 1호점을 열면서 크게 사세가 확장됐다.

 

ABC마트의 ABC는 Action(행동), Begin(시작하다), Challenger(도전자)의 앞 글자를 땄다. ‘행동을 시작하는 도전자’라는 뜻이다. 또 다른 해석도 있다. ABC에서 각각 Ability(능력으로 채용), Bargain(파격적인 할인), Customer(고객의 욕구에 맞춘 마케팅)를 의미하는데, 이는 ABC마트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편집샵 업계의 경쟁체제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슈마커, 폴더, 에스마켓, 풋마트, 와이컨셉 등 업체들은 국내 신발 유통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영역을 확대중이다. 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와 아디다스 역시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신발브랜드 관계자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이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D2C를 강화하다, 최근 다시 오프라인 중심으로 영업방식이 바뀌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온라인 짝퉁 불신과 티메프사태같은 e커머스 불안감으로 결국 오프라인에서 여러 브랜드들을 비교, 눈으로 보고 체험해보고 구매가능한 ABC마트같은 프랜차이즈 편집매장의 의존도가 더 커지는 추세로 변화중이다"고 설명했다.

 

서경덕 교수는 "일본의 전범기업이나 일본 우익활동지원 기업의 경우 불매운동을 펼치는 것이 맞다"면서도 "소비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김희선 기자 newsspace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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