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델타항공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발생한 글로벌 IT(정보기술) 대란과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MS 클라우드 가동이 중단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항과 방송, 통신, 금융 등 각종 인프라가 동시다발로 마비되는 등 혼란이 발생했다.
29일(현지시각) CNBC방송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MS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유명 변호사 데이비드 보이스를 고용했다. 이번 사태로 컴퓨터가 다운되면서 델타항공은 약 7000편의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이로 인해 17만6000건 이상의 환불 또는 환급요청을 처리하고 있다.
이번 혼란으로 3억5000만∼5억 달러(우리 돈 약 7000억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로 인해 항공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미 교통부는 비행 중단과 서비스 장애 등 피해가 심한 델타항공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사태 당일에만 22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미 주요 항공사 가운데 가장 느린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번 사태로 보험업계가 기업들의 업무중단 등으로 대규모 보험금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으며, 피해를 입은 기업들의 소송 가능성도 제기됐다. 보험 스타트업 파라메트릭스는 이번 사태로 MS를 제외한 포천 500대 기업에서 총 54억 달러(약 7조5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MS, 델타항공, 보이스 변호사가 소속된 로펌 보이스 쉴러 플렉스너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보이스 변호사는 미국 정부의 MS 상대 반독점 소송에서 정부 변호인으로 활약했으며, 캘리포니아주 동성 결혼 금지 정책을 철회시킨 소송에도 참여했다. 또 전 세계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한 할리우드 거물 하비 와인스타인과 투자자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테라노스 설립자 엘리자베스 홈스의 변호도 맡았다.
델타항공의 소송 소식이 전해진 후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 가까이 하락했으며, MS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이번 사태 이후 이미 주가가 25%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한편, , 국내에서는 MS 클라우드 장애로 인해 지난 19일 제주항공·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의 발권·예약 시스템에서 장애가 발생, 20일 새벽에 모두 복구했다. 이들 3사의 항공편은 인천국제공항에서 63편, 김포·제주 등 다른 국내 공항에서 158편 등 총 221편이 지연 운항됐다. 결항편은 없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기반의 대한항공을 비롯한 다른 국내 항공사들은 자체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있어, 항공편 운영에 차질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