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미국이 유대인 승객을 차별 대우한 독일 항공사에 인권 침해와 관련해 역대 최대 벌금을 부과했다.
미국 교통부는 15일(현지시간)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가 승객들을 차별했다며 항공사의 시민권 침해 관련 역대 가장 큰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은 400만 달러(약 54억5000만원)에 달한다.
지난 2022년 5월 유대인 승객 128명은 미국 뉴욕을 출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연결편을 타고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가려고 했다. 대부분의 승객은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정교회 랍비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정통 유대교 의복을 착용한 상태였고 서로를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항공사 측은 일부 승객이 마스크 착용과 같은 규정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통 유대인 남성이 일반적으로 입는 옷을 입은 승객 128명에게 항공 탑승을 거부했다. 이에 유대인 옹호 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명백한 반유대주의로 규정하며 소수의 승객의 행동을 이유로 유대인 전체를 집단적으로 비난한 차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 교통부 조사관들과 면담한 승객 대부분은 서로를 모르거나 함께 여행하지 않았지만, 루프트한자 측이 자신들을 마치 단체 손님처럼 대했고 일부 승객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거의 모든 승객의 탑승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루프트한자는 탑승객 131명의 승객 중 128명에 대한 탑승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루프트한자 측은 당시 코로나19 시기로 안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통로나 비상구 근처에 모이지 말아야 한다고 승객들에게 요구했지만, 지시를 따르지 않은 몇몇 승객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승객들의 비슷한 옷차림에 루프트한자 승무원들은 지시를 따르지 않은 이들을 식별하지 못했다. 항공사 측은 위반 건수가 너무 많고 많은 승객이 비행 중 좌석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루프트한자는 2022년 대부분의 승객과 합의에 도달해 보상금으로 2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루프트한자는 이날 성명을 통해 "2022년 사건 이후 미 교통부와 전적으로 협력해왔으며 미 유대인위원회와 협력해 반유대주의와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항공업계 최초의 관리자 및 직원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교통부는 이번 벌금이 민권 침해에 대해 항공사에 부과한 벌금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피터 부티지지 미 교통부 장관은 “누구도 여행할 때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되며 오늘 조치는 승객의 민권이 침해될 때마다 조사하고 조처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항공업계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