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성장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파격적 미래 비전의 핵심 ‘로보택시’와 자율주행 계획을 재차 강조하는 일론 머스크 CEO의 발표에도 불구, 글로벌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실적과 중·장기 성장동력에 대해 점차 회의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CNBC, CNN, Business Insider 등의 매체들이 보도했다.
투자자들, “비전만으론 안 된다”…현실적 수익성 요구 거세져
지난 7월 23일(현지시간) 발표된 테슬라의 2분기 실적은 회복의 신호를 찾기 어렵다. 테슬라의 Q2 2025 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224억9600만달러로 집계됐으며, 순이익은 16% 하락해 11억7000만달러에 머물렀다.
차량 인도량 역시 38만4122대로 전년동기대비 13.5% 감소했다. 자동차 부문만 보면 매출은 16% 줄어든 166억달러에 그쳤으며, 조정 EBITDA도 7% 감소한 34억달러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눈앞의 성장’은 뚜렷한 반등없이 답보 상태다. 2분기 캘리포니아·유럽 등 핵심 시장에서의 부진과 중국발 저가 전기차 공세, 미국 EV 보조금 축소 및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 등 악재가 겹치며, 글로벌 투자은행 분석가들도 “주주들은 더 이상 이야기만으론 만족하지 않는다. 당장 손익구조 개선, 실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로보택시’·자율주행, “이미 중국·웨이모가 앞섰다” 냉정한 현실
머스크는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자율주행차가 곧 현실이 될 것이며, 소유주들이 자면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텍사스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 파일럿을 시작했으며, 연내 규제 승인 시 미국 인구 절반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실제 파일럿 서비스는 오스틴 일부 지역, 극소수 일반 이용자에 제한됐고, 캘리포니아 등 주 당국의 주요 허가 신고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자들은 기술적 진척과 수익구조의 불투명함, 경쟁자의 추월에 냉정하게 반응했다.
CNBC와 CNN 등 주요 외신은 “구글 웨이모, 중국 바이두 등은 이미 공공도로 자율주행 1억마일 이상을 돌파하며 미국·중국 10여개 도시에서 상용화 테스트 중이지만, 테슬라는 개발만 10년 이상 언급해온 상태”라고 지적했다.
중국·유럽 전장서 고전…BYD 등 현지 업체 강공에 점유율 하락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는 올 2분기 출하량이 간신히 소폭 반등(6월 7만1599대, 전년 동월 대비 0.8% 증가)을 기록했지만, 연초 이후 판매 감소세와 현지 BYD·샤오펑 등 가격경쟁 심화로 점유율이 탈락하고 있다.
BYD는 6월 한달에만 37만7628대를 팔아 테슬라의 글로벌 출하량을 6배 이상 앞질렀다. 국내외 언론은 “고가 모델 편중과 현지 보조금 경쟁, 드라이버 어시스턴스 등 기술 제공 차별화 전략의 부재가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 곤두박질, 빅테크 중 ‘최악의 성적’…머스크의 20조달러 발언, 투자자들은 실소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 22~25% 급락하며, 빅테크 기업 중 최약체라는 오명을 썼다. 같은 기간 나스닥은 9%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넘겼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983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9% 감소했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언젠가 20조달러 기업이 될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쳤지만, 시장과 전문가들은 “극단적 실행이 필요하다”며 회의적 입장을 감추지 않았다.
테슬라, 유동성·기술프런티어 타협점 못 찾아…‘미래의 꿈’ 대신 ‘현재의 실적’ 요구
30% 가까운 매출·이익 감소, 로보택시·자율주행의 실질적 진척 지연, 중국발 경쟁 심화, 주가 하락 등 복합적 악재로 테슬라의 미래 자체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이제 투자자들의 선택지는 ‘실적 개선 없는 비전’에 불과한 환상에서 벗어나, 현금흐름·영업이익 중심의 비즈니스로 전환하는지를 냉정히 점검받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다시 성장서사를 회복하려면 “뻔한 미래담론 대신 숫자로 증명하는 체질개선이 필수”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