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테슬라에서 일하던 저 직원, 기술 훔쳐간 도둑이에요.”
테슬라가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개발에 참여했던 전직 엔지니어를 상대로 기밀 유출 및 기술 도용 소송을 제기했다.
테슬라는 이 엔지니어가 퇴사 직전 옵티머스 로봇의 핵심 기술 자료를 빼돌려 경쟁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불과 5개월 만에 테슬라와 유사한 로봇 손을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수년·수백명·수십억 달러 투입한 기술, 몇 달 만에 복제”
테슬라가 6월 12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피고는 2022년 8월부터 2024년 9월까지 테슬라 옵티머스 팀에서 ‘고급 로봇 손 센서’ 개발을 담당했던 엔지니어 제이(중지에) 리(Jay Li)다.
테슬라는 리가 퇴사 직전 수주간 옵티머스 관련 기밀 파일을 두 대의 개인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하고, 퇴사 6일 만에 ‘프로셉션(Proception)’이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리의 기술 유출로 프로셉션은 테슬라가 수년간 수백 명의 인력과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개발한 고급 로봇 손을 단 몇 달 만에 복제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프로셉션은 설립 5개월 만에 테슬라가 개발한 것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휴머노이드 로봇 손을 공개했다.
“설계도·소스코드·동작 알고리즘까지 유출”…법원에 금지명령·손해배상 청구
테슬라는 소장에서 “리와 프로셉션이 테슬라의 엔지니어링 사양, 설계도, 소스코드, 동작 알고리즘 등 옵티머스 로봇 손의 핵심 기술을 무단으로 이용했다”고 밝혔다.
특히 리는 퇴사 당시 이미 로봇 손 개발에서 다른 업무로 재배치된 상태였으나, 2024년 7~9월 사이 권한 없이 관련 파일에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테슬라는 “혁신은 정당한 노력과 기술적 엄밀함으로 이뤄져야 하며, 남의 것을 훔쳐서 얻어선 안 된다”며, 법원에 프로셉션의 기술 사용 금지와 손해배상 명령을 요청했다.
실리콘밸리, 휴머노이드 로봇 투자 열기…테슬라 내부도 변화
이번 소송은 실리콘밸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터졌다. 최근 테슬라 옵티머스 엔지니어링 책임자 밀란 코바치도 회사를 떠나며, 테슬라 내부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테슬라는 옵티머스 로봇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며, 연내 22자유도(DoF) 손을 탑재한 신형 모델을 공개할 계획이다.
“혁신은 도둑질로 이뤄지지 않는다”…기술 유출·윤리 논란 확산
테슬라는 “프로셉션이 테슬라의 ‘기술 왕관의 보석’을 도둑질했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번 소송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 간 기술 유출, 인재 이탈, 스타트업 창업 등 첨단산업계의 윤리와 경쟁 구도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