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구축한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심각한 대기오염 논란에 휩싸였다.
AI 슈퍼컴퓨터 ‘콜로서스(Colossus)’를 가동하기 위해 설치한 수십 대의 가스 터빈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로 인해 현지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35대 가스 터빈, 무허가 가동…NOx·폼알데하이드 대량 배출”
xAI는 2024년 멤피스 남서부 211만㎡ 부지에 데이터센터를 세우고, AI 훈련용 슈퍼컴퓨터를 돌리기 위해 35대의 대형 가스 터빈을 설치했다. 이 터빈들은 연간 1200~2100톤의 질소산화물(NOx)과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 등 각종 유해물질을 대기 중에 배출하고 있다.
이는 멤피스 전체에서 가장 큰 산업용 NOx 배출원으로, 이미 연방 기준을 초과한 오존(스모그) 오염과 천식·호흡기 질환이 만연한 지역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xAI는 15대 터빈에 대해서만 임시 가동 허가를 신청했으나, 실제로는 35대를 무허가로 운영해 미국 ‘청정대기법’(Clean Air Act) 위반 논란이 확산됐다. 환경단체들은 “xAI가 사실상 무허가 발전소를 세워 지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가동 중단과 허가 반려를 촉구하고 있다.
“숨막힌다”…주민·환경단체, 집단 반발
데이터센터 인근 보크스타운(Boxtown) 등 주민들은 “매일 아침 창문을 열면 화학약품 냄새가 난다”, “천식과 암 위험이 이미 높은 지역인데, 터빈 공해로 숨쉬기조차 힘들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보크스타운 한 주민은 “우리 건강과 안전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지역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들은 “xAI가 지역사회와 아무런 소통 없이 사업을 강행하고, 허가 없는 터빈을 가동하며 환경 정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멤피스는 흑인 인구 비중이 높고, 이미 17개 이상 대형 산업시설이 밀집해 있어 환경 불평등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일자리·세수 효과” 주장에…“실상은 미미” 반론
멤피스 시와 일부 경제계는 “xAI 데이터센터가 수백 개의 고임금 일자리와 연간 3000만 달러(약 418억원) 세수 증대를 가져왔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현지 의원들과 시민단체는 “데이터센터 일자리는 청소·경비 등 제한적이고, 건강 피해에 비하면 실익이 거의 없다”고 반박한다.
“법적 허점 악용, 투명성·책임성 부족” 비판
xAI는 연방 규정의 ‘임시 터빈 1년 미만 무허가 가동’ 허점을 이용해 터빈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전직 EPA(미 환경보호청) 관계자들은 “이 같은 대규모·장기 가동은 명백한 법망 회피”라고 지적한다.
xAI는 최근 12대 터빈을 철거하고, 나머지도 단계적으로 철거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일정과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xAI가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회피하고, 사업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했다는 점도 논란의 불씨다. 멤피스 시의회와 보건당국은 현재 추가 허가 신청과 관련해 주민 의견을 수렴 중이며, 환경단체는 “터빈 전면 중단과 엄격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공해, 전 세계적 과제 부상”
머스크의 xAI 사례는 AI 산업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데이터센터가 초래하는 환경·사회적 비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과 냉각수, 희귀금속을 소비하며, 온실가스·미세먼지 등 다양한 환경문제를 야기한다는 지적이 세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기술 진보와 환경·공공의 건강, 무엇이 우선인가”라는 질문이 멤피스에서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