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6월 22일 완전자율주행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에 새로운 전환점이 조성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투자은행들은 이번 로보택시 성공시 테슬라 시가총액이 2조 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서 첫 상용화…6월 28일엔 공장직배송
머스크 CEO는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플랫폼 X를 통해 "잠정적으로 6월 22일"이라며 로보택시 서비스 출시일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그는 "우리는 안전 문제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이 날짜는 변경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동시에 "공장 라인 끝에서 고객 집까지 자율주행으로 갈 최초의 테슬라는 6월 28일 출시된다"며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테슬라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초기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CNBC 인터뷰에서 "초기에는 10대로 시작해 20대, 30대, 40대로 점차 늘려가면서 몇 달 내에 1000대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후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샌안토니오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현재 오스틴 시정부의 공식 자율주행차 운영업체 목록에 '테스팅' 카테고리로 등재됐다. 이는 테슬라가 공공도로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의 시험 운행을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머스크는 최근 "테슬라는 5월 말부터 안전 운전자 없이 시스템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고 인정했다.
웨드부시 "AI·자율주행만으로도 1조 달러 가치"
월스트리트 투자은행들이 테슬라 로보택시 사업에 대해 파격적인 밸류에이션을 제시하고 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350달러에서 500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자율주행의 황금시대가 테슬라에게 임박했다"고 평가했다.
아이브스는 "AI와 자율주행 기회만으로도 테슬라에게 최소 1조 달러 규모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2026년 말까지 2조 달러 시가총액 달성이 가능하다"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이는 현재 테슬라 시가총액의 2배 이상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웨드부시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자율주행차 관련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향후 4년간 테슬라의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스토리에 완전히 게임체인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이브스는 "핵심 이니셔티브들이 패스트트랙으로 진행될 것을 완전히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로보택시 경쟁 치열…중국 선두, 구글 추격
테슬라의 로보택시 진출은 이미 치열한 글로벌 경쟁 구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바이두의 아폴로 고(Apollo Go)는 2025년 2월 중국 전역에서 100% 완전무인 운행으로 전환했으며, 이미 130만 킬로미터의 자율주행 거리를 기록했다. 바이두는 4분기에만 110만건의 승차를 완료해 전년 대비 36%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의 위라이드(WeRide)도 최근 생산형 로보택시 GXR을 공개하며 1800일 이상의 공공 로보택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레벨4 자율주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다. 포니AI(Pony.ai)는 베이징, 광저우에 이어 선전에서도 안전요원 없는 완전무인 로보택시 서비스 허가를 받아 중국 주요 도시로 서비스를 확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구글 자회사인 웨이모가 오스틴에서 이미 상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웨이모는 오스틴에서 6개월간 안전 운전자와 함께, 이후 6개월간 무인으로 테스트를 거쳐 2024년 초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반면 테슬라는 5월 말에야 안전 운전자 없는 테스트를 시작해 상대적으로 늦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 기대와 우려 교차
테슬라의 로보택시 발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웨드부시는 "테슬라를 단순한 자동차 회사로 본 적이 없다"며 "글로벌 혁신 기술 기업으로서 AI 혁명을 주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이브스는 테슬라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과 동급의 AI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머스크의 과거 약속 이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AP통신은 "로보택시가 실제로 운영을 시작하면서 실질적인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2019년부터 로보택시 계획을 발표해왔지만 2020년까지 100만대 로보택시를 도로에 투입하겠다던 초기 야심찬 일정은 기술적, 규제적 도전으로 인해 달성되지 못했다.
테슬라는 현재 전기차 판매 부진과 머스크의 정치적 활동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타격으로 올해 1분기 실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로보택시 성공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머스크는 최근 백악관 관여를 줄이겠다고 발표하며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빅테크 역사에서 6월 22일 테슬라의 로보택시 출시는 자율주행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웨드부시를 비롯한 월스트리트의 낙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안전성 확보와 규제 승인, 그리고 이미 선점한 경쟁사들과의 차별화가 성공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머스크가 약속한 D-11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가운데, 테슬라가 과연 2조 달러 슈퍼잭팟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