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2025년 7월, 테슬라의 경영진 구조에 충격이 연이어 닥치고 있다.
자동차 업계와 IT 투자자, 월가 모두가 주목한 ‘임원들의 대탈출’ 이후, 13년간 정보기술(IT)·데이터 전문가로 역임한 라즈 제가나탄이 갑작스레 판매총책을 맡으면서 여파가 확산 중이라고 Wall Street Journal, Independent, CarBuzz, Business Insider 등의 매체들이 보도했다.
‘IT맨’의 급부상, 흔들린 테슬라 영업라인
라즈 제가나탄(Raj Jeganathan)은 실리콘밸리 안팎에서도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테슬라 내부 성장형 인재다. 2012년 이후 IT 및 데이터관리, 프로세스 자동화 등 기술직 포지션에서 테슬라의 내부 인프라를 다져왔다. 최근 핵심 임원 연쇄 퇴사 직후 판매와 영업부문 총책임자로 전격 승진했다.
이번 사태는 ‘테크놀로지 중심’ 조직문화의 상징성 결여과 함께, 영업·시장 경험 부족 논란도 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제가나탄에게 자동차 영업이나 국제 판매 실적이 확인된 적은 없다.
’줄퇴사’ 신드롬: 누가 떠났나, 왜 떠났나
최근 1년여 간 테슬라에서 12% 이상의 부사장급 이상 임원이 조직을 떠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과거 5년 평균(8%)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북미·유럽 생산/운영 수장 오미드 아프셔(Omead Afshar)가 6월 퇴사했고, 북미 판매를 담당하던 트로이 존스(Troy Jones) 부사장이 15년 만에 자리를 내놓았다.
AI·로봇총괄 밀란 코박(Milan Kovac), 배터리 부문장 비니트 메타(Vineet Mehta), 소프트웨어 수장 데이비드 라우(David Lau) 등도 올해 전후로 동시에 조직을 이탈했다. 이외에도 인사, 법무, 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고위급 엑소더스가 반복되고 있다.
분석기관 AllianceBernstein는 최근 9개월간 머스크 직속 경영진의 연환산 이직률을 44%로 추정해, 업계 평균(9%)의 4배를 넘는다고 산출했다. 모든 임원층을 합쳐도 27%로 동종 업계 대비 훨씬 높다.

영업부진·정체, 그리고 전략적 혼란
2025년 2분기 테슬라는 38만4122대 차량을 인도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약 13% 감소, 6만여 대 실적이 줄었다. 2024년 대비 매출 역시 11.2% 이상 하락한 227.5억 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판매모델은 Model 3/Y(37만3728대)로 편중돼 있고, ‘기타’ 차종(모델S/X, 사이버트럭 등)은 1만대 소폭 분기 기록에 그쳤다.
테슬라는 AI와 로보틱스(옵티머스, 자율주행 등)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비중을 이동하고 있으나, 당장 핵심인 자동차 판매 채널 총책임에 IT전문가를 등용한 셈이다.
빅테크 업계·투자자의 반응과 전망
연이은 임원급 이직, 이례적 직책 이동은 “조직 내 불안정 신호, 성장 피로감 심화, 머스크 원맨 체제의 리스크 확대”로 해석된다. 게다가 올해 테슬라의 임원 평균 재직 연수는 경쟁 글로벌 IT/자동차사 대비 2~3년 짧은 편이며, 외부에서 영입된 인재들의 빠른 ‘이탈’도 반복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7월 23일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와, 머스크의 전략적 방향성 제시에 주목하고 있다.
혁신 vs 조직 해체, 변곡점에 선 테슬라
현재 테슬라는 “빠른 혁신과 내부 피로의 도돌이표”에 서 있다. 기존 자동차 산업의 관점에서는 저성과에 대한 냉철한 셋업교체, 테크 관점에서는 변화의 리더십 실험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기술인은 영업을 할 수 있는가?’라는 조직적 실험은, 머스크 체제가 맞이한 시장-경영 이중 시험대로 작동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