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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기세높던 폭염도 가을에게 자리를 내주고, 주변은 단풍으로 물들며 총천연색으로 변해버렸다. 오늘은 시원한 바닷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려고 한다. 일단 퀴즈. 바다생물 중에 가장 공부를 잘하는, 가방 끈이 긴 친구는? 정답은 문어(文魚)와 고등어다. 문어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숭상하던 '글(文)'이란 글자가 이름에 들어있다. 게다가 검은 먹물을 몸속에 품고 있을 정도로 학자의 품위를 뽐낸다. 고등어는 고등학교(고딩)를 다니기 때문이다. 다음 퀴즈. 바다 생물 중 정치와 가장 관련이 많은 생물은? 정답은 홍어다. 홍어는 가오리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학명은 'Okamejei kenojei(Müller and Henle, 1841)'이다. 몸은 마름모꼴이고 너비가 매우 넓다. 머리는 작고 주둥이는 돌출했으며, 눈은 작고 분수공은 크다. 등의 중앙선에는 작은 가시가 있다. 몸길이는 150㎝ 정도, 무게는 10kg에 이른다. 20∼80m의 깊은 곳에 산다. 난생이며 봄에 산란한다. 김대중 대통령 취임 전후해서 흑산도에서도 잡히지 않던 홍어가 임기가 끝나자 다시 잡히기 시작했다는 얘기는 '홍어의 정치인생'을 대변하기도 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막걸리에 삭힌 홍어를 즐겼으니, 대통령이 즐기는 음식을 국민들도 너도나도 먹어보려 하다보니 수요가 딸렸음직하다. 하지만 최근 "군산 홍어, 흑산도 제치고 어획량 1위"라는 기사제목처럼 수온 상승에 따른 서식 환경 변화로 군산 참홍어가 전국의 홍어 위판량 1위를 차지하며 군산의 대표 특산물로 새롭게 등장했다. 홍어하면 흑산도였는데, 군산 어청도 인근에서 잡히는 참홍어(홍어) 어획량이 크게 늘고 있다. 올해는 과거 홍어 주산지였던 전남의 2배 가까운 어획량이 전북에서 출하될 예정이다. 사실 홍어는 전북, 전남을 가르기보다 호남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더 나아가 전라도의 정체성이 깃든 음식이다. 막걸리와 곁들이는 싱싱한 홍어도 좋지만 삭힌 홍어의 맛은 어느 음식에도 견줄 수 없는 독특한 맛이다. 거의 인구 1000명당 1명만이 삭힌 홍어를 먹는다는 비공식 통계도 있을 정도로 삭힌 홍어는 찐어른의 맛이다. 큰 잔치와 제사상에 경상도에서는 문어를 꼭 올린다면, 전라도에서는 홍어를 귀인에게 대접한다. 경상도에서는 얼마나 크고 좋은 문어를 잔치와 제사에 내놓느냐에 따라서 가문의 재력과 명성을 판단하는 잣대가 된다. 전라도에서는 아무리 상다리가 부러지게 음식을 내어도 홍어가 없다면 "차린 게 없다"는 핀잔을 듣는다. 또 이 두 어류의 공통점은 모두 쉽게 상하지 않아 즐겨 먹게 됐다는 점이다. 홍어가 죽으면 요소가 다른 물질로 분해되는데, 그중 하나가 암모니아다. 암모니아는 잡균의 번식을 막아주고, 덕분에 홍어와 상어는 죽어서도 부패가 더디다. 경상도에서는 제사상에 문어를 올려야 과거에 급제하고, 후손들이 잘된다는 유교적 속설이 있다. 또 문어와 관련된 속담과 농담에도 우리 조상들의 문어에 대한 철학과 해학이 묻어난다. 문어의 빨판은 '과거시험에 철컥 붙으라'는 의미이며, '문어가 팔족(八足), 즉 다리가 여덟인 것은 부계·모계·처가·외가 등 팔족(八族)을 상징한다는 점이다. '뼈대 없는 집안 자손인 문어는 뼈 있는 멸치에게 절해야 한다'는 경상도 농담도 있다. 조선일보 칼럼 '이규태 코너'의 2001년 12월19일 자에 따르면, 홍어에 대한 역사적, 국가적, 문화적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중해 암초 위에 앉아 미성으로 뱃사람을 홀려 배를 난파시키는 세이렌이라는 바다 요정의 모습이 바로 홍어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프리니우스의 '박물지'에 희랍 고대말로 홍어는 '마녀' '해적'으로 불렸을만큼 서양 사람들에게 홍어 인식은 최악이다. 심지어 같은 종의 어류끼리 교미를 하는 것이 상식인데 유독 홍어만이 이종의 어류와도 화냥질을 한다해서 얻은 '창녀'라는 별명도 있다. 하지만 한국 홍어는 서양 홍어에 비해 크기도 작고, 성질도 온순하고 서양의 화냥질을 하는 홍어와는 달리 삼강오륜을 지켜 일부일처제를 지키는 양심(?)적인 어류라고 한다. 이익의 '성호사설'에는 "홍어 꼬리를 나무에 꽂아두면 그 나무가 절로 시든다"했으며, 본초에는 "어부들이 홍어잡이를 기피하는 것은 꼬리 때문이며 만약 찔리면 상처에 오줌을 바르고 수달 가죽으로 싸매면 해독이 된다"고 전해진다. 윤형숙 목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과 전라도를 정치적 지역기반으로 하던 민주당은 홍어를 민주당의 상징어로 적극 활용했다"면서 "민주당의 회식때 홍어를 먹음으로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으로서의 민주당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고 설명한다. 또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홍어는 곧 전라도 정권, 정치권력과 특권이라는 의미를 갖는다"며 "정치인들이 전라도 사람들을 ‘만만한 홍어 x’으로 보고, 정치에 이용만 한다는 비아냥도 있다"고 강조한다. 정치인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과거 홍어와 돼지고기, 묵은 김치를 싸서 먹는 ‘삼합’에 빗대 “지역통합, 국민통합, 남북통합의 3합이 민주당이 추구할 정치목표”라고 주장했다. 홍어가 전라도정권을 상징하는 어류로 사용된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 정권을 상징하는 어류가 부각된다. 노무현 정권에서는 부산의 도다리가, 이명박 정권에서는 포항의 과메기가 특정지역과 정권을 대표하는 상징어류로 거론된다. '홍어'시집을 낸 문순태 시인은 "남도의 대표적 전통 음식의 하나인 홍어는 민초들의 고통과 눈물이 오롯이 배어 있는 정신적 가치”라며 "맛은 둘째 치고 홍어에 내재된 전라도적인 정서와 미학을 시로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할정도로 홍어 예찬론자다. 김주영의 소설 '홍어'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너네 아버지 별명이 왜 홍언지 알아? 홍어는 한 몸에 XX가 두 개 달렸거든~그래서 바람둥이였던 거구." 맞는 말이다. 홍어X은 두 개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그 얘기가 나온다. 암컷이 낚시 바늘을 물고 발버둥칠 때 수컷이 붙어서 교미를 하게되면 암수 다 같이 낚시줄에 끌려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암컷은 낚시에 걸렸기 때문에 결국 죽고, 수컷은 간음 때문에 죽는다고 해서 간음의 부정적 의미로 홍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홍어배가 홍어를 잡기 위해 심해에 늘어뜨리는 긴 낚시줄을 걷어 올릴 때, 큰 암컷이 물린 채 올라오면 어부들이 신이 나서 "암치다"라고 즐겁게 외친다. 수컷은 암컷보다 살이 뻣뻣하고 질기지만, 암컷은 찰지고 씹는 맛이 좋아 암컷을 더 선호한다. 그래서 어부나 상인의 입장에서 수컷은 늘 찬밥 신세다. 그래서 강제 거세를 시술(?)한다. 수컷의 '거시기'를 자르면, 암컷으로 둔갑해 비싼 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 5일장에는 홍어 장수들이 홍어를 팔기 위해서는 돌아다니다 '맛뵈기'라는 것이 있었다. 그런데 몸체의 살점을 떼내기는 아까워 줄 수 없으니, 어차피 '달려있어도 환영 받지 못하는 거시기'를 미리 떼놓았다가 맛뵈기로 한점씩 줬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엔 "만만한 게 홍어X" 이란 말이 생겼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누가 남자를 늑대답다 했는가~~ ♬♪♬" 왜 여자는 여우, 남자는 늑대라고 표현할까? 늑대의 첫 이미지는 날카로운 눈매로 민첩하게 사낭하는 무서운 동물이다. 굶주린 야수(野獸)가 약한 동물을 마구 사냥하듯 여자에게 치근대는 바람기 많은 남자들을 간혹 늑대라고 비유한다. 이런 의미로만 남자를 늑대에 비유했다면, 늑대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수 있다. 늑대가 일부일처제를 고수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늑대 같은 남자'는 오히려 칭찬이다. 옛날 동화나 문학작품에서 탐관오리 같은 악당 캐릭터들한테는 성질이 매우 사납고 모질다는 뜻으로 이리, 승냥이 같다는 표현을 썼다. 늑대의 진실, 늑대의 진짜 모습, 늑대의 삶과 죽음에 대해 알아보자. 1. 로맨티스트 '늑대' …일부일처제 고수 순정파 & 강한 부성애 늑대는 자연계에서 가장 완벽한 일부일처제 생태를 가진 동물 중 하나다. 대부분의 동물들에게 짝이란 짝짓기 철에나 의미가 있는 단어이고, 일부일처제라고 해도 양육이 끝나면 헤어지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늑대는 부부 중 한 쪽이 죽을 때까지 평생을 함께하는 몇 안되는 동물이다. 게다가 배우자가 죽더라도 새로운 짝을 찾지 않고 남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 정도로 깊은 부부의 연을 맺는 동물이다. 늑대는 외도를 일절하지 않으며,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에서는 배우자가 죽자 재혼했지만 전처 사이에서 얻은 새끼들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키울 정도로 강한 부성애를 드러낸다. 포유류는 현존하는 종의 90%가 일부다처제이지만 일부 종들은 철저하게 암수 한쌍만이 평생을 함께하는 일부일처를 유지한다. 하이에나 중에는 유일하게 줄무늬하이에나(Striped hyena)만이 일부일처를 유지하며, 수달의 경우는 종에 따라서 일부일처제인지 일부다처제인지 나뉘게 되는 신비로운 동물이다. 바위타기영양 같은 아프리카의 소형 영양들은 다른 소과 동물들과는 다르게 일부일처를 유지한다. 몸집이 작아 다른 육식 동물들의 먹잇감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큰 무리를 이루는 대신 홀로 생활하고 일부일처제로 생활하는 것을 택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대부분의 종이 일부다처제인 포유류와 다르게, 조류의 90%가 일부일처제를 지킨다. 북섬갈색키위(North Island brown kiwi,Apteryx mantelli), 큰고니(Whooper swan,Cygnus cygnus), 미국의 국조인 흰머리수리(Bald eagle,Haliaeetus leucocephalus), 검은대머리수리(Black vulture,Coragyps atratus)가 대표적인 일부일처제다. 뱀 중에서는 킹코브라(King cobra,Ophiophagus hannah)가 유일하게 엄격한 일부일처제를 지키는 종이다. 어류 중에서는 해마(Common seahorse,Hippocampus kuda)가 일부일처의 대표 주자다. 또한 암수의 힘 차이가 크지 않은 동물이다. 가족애도 타 포유류보다 뛰어나다. 가족 구성원 중 하나가 죽으면 애도를 표하는 행위를 하고, 상심해 외상이 없는데도 같이 스스로 죽어버린다든가, 이성을 잃고 복수를 행하는 등의 다양한 반응들을 보여줘 감정표현이 매우 풍부하다. 2. 늑대와 개는 같은 종…개와의 차이는? 분류학 기준에 따르면, 개는 늑대의 일종으로 둘은 같은 종(種, species)으로 분류된다. 개와 늑대는 겉모습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있지만, 유전적 차이는 미미하다. 두 동물은 미토콘드리아의 DNA가 미세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제외하면 유전자의 일치도가 99.96%에 이른다. 인간이 서로 다른 인종간 갖는 유전적 다양성(대략 0.1%)보다도 적은 차이이며, 개와 늑대의 유전적 차이는 한국인과 중국인의 유전적 차이(0.04%)와 같다. 같은 종인지 아닌지 여부는 보통 양자 사이에 생긴 2세대가 생식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다. 같은 고양이과 동물이라도 서로 다른 종인 사자와 호랑이의 교배종인 라이거나 타이곤은 생식능력이 없다. 말과 당나귀의 교배종인 노새가 생식능력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하지만 늑대와 개는 같은 종이기에 둘 간의 번식에 아무 문제가 없다. 늑대와 개를 교배시켜 태어난 것이 늑대개이며, 늑대개는 생식능력이 있다. 우선 개는 늑대보다 하울링을 잘 안 하며, 입천장이 빨갛다. 또한 가장 중요한 차이는 바로 인간에 대한 태도다. 개들은 일반적인 동물들과는 다르게 본능적으로 인간에게 쉽게 복종하고 명령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게다가 인간에게 도움까지 요구한다. 신체특성에서도 개는 늑대에게는 없는 눈 주위의 근육이 있어 인간이 보기에 불쌍하거나 애처로워보이는 표정을 지을 수도 있다. 동물학자 숀 엘리스(Shaun Ellis)는 늑대의 행동양식을 연구하기 위해 직접 늑대의 습관과 언어를 익혀 늑대들 사이에서 살아봤다. 그는 늑대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따라하며 결국엔 늑대 무리에게 동족으로 받아들여졌고, 아예 늑대들과 잠까지 같이 자면서 완벽하게 늑대의 본능을 받아들였다. 보통 늑대들은 개보다 뇌의 크기가 커, 개들보다 지능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보통 우두머리 수컷의 명령 아래 개체들이 움직이고, 어리거나 서열이 낮은 개체가 몰이에 나서며, 우두머리 부부는 이들이 사냥감을 몰아오는 곳에서 기다리다가 최후의 일격을 날린다. 강아지도 원래는 늑대가 조상이다. 야생의 사납던 늑대가 인간에 의해 오랫동안 길들여서 가축이 된 것이다. 옛날에는 살아남기위해 전투능력이 중요했지만, 점차 인간사회에 동화되면서 협력하는게 오히려 더 생존에 중요해졌다. 결국 늑대 같은 야생성을 버리고, 친절하고 다정한 개처럼 인간과 협력과 공감을 추구하는 것이 생존에 더 유리하게 진화해 온 것. 늑대에 비해 개가 표정을 많이 짓는데, 원래 개가 짓던 표정이 아니고, 자기들끼리도 절대 그 표정을 짓지않는다. 오직 인간만을 위해 개가 생존을 위해 진화되며 특화된 표정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다윈의 진화론처럼 어떤 능력이 선택되는 것은 내가 살아남는데 큰 도움이 되는 능력, 즉 적자생존능력으로 진화된다는 주장이다. 개에게는 인간과 교감능력, 인간의 마음을 잘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생존과 진화에 유리하고, 중요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의 위상도 똥개-애완견-반려견으로 격상돼 왔다. 개는 인간에게 꼬리한번 잘 흔들면 인간이 알아서 먹여줘, 재워줘, 입혀줘, 씻겨줘, 호텔에 맡겨줘, 병원치료까지 해준다. 개가 하는 일에 비해 인간이 개에게 쏟는 비용과 시간, 노력을 보면, 인간이 개를 길들인게 아니라 개가 사람을 길들인 것처럼 보인다. 늑대는 개와 달리 타고난 야생성이 있다는 것을 늘 전제해야 한다. 언제든 본성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정말 주인과 유대감을 쌓으며 잘 자라더라도 늑대의 사소한 장난조차 그 힘과 크기로 인해 인간에게는 치명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3. 늑대의 리더십과 집단생활…'사회적 &민주적 동물' 늑대는 대형 육식 포유류 가운데 가장 체계적인 무리생활을 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보통 부부 한 쌍이 우두머리가 되어서 무리를 관장한다. 우두머리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가장 강한 개체가 아니다. 가장 현명하고 경험이 많으며, 리더십이 뛰어난 개체가 우두머리를 맡는다. 보통 '알파'라고 부르는데, 우두머리 부부는 보스가 아닌 리더로 무리가 위협을 맞이하면 정찰이나 공격대의 선봉에 서는 등 가장 위험한 임무를 맡는다. 알면 알수록 멋진 동물이다. 또한 우두머리 개체는 무리사냥을 할 때, 판을 짜고 뒤로 물러서 명령을 내리며 전술을 구사하고 힘을 비축하다 사냥감이 힘이 빠지면 약점을 노려 숨통을 끊거나 제압하는 역할을 한다. 편한 일만 한다고 생각될 수 있겠지만, 사실 사냥감을 한번에 제압하지 못하면 최후의 발악에 크게 다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일을 하는 것이다. 위계질서가 강하고 엄한 분위기의 늑대 무리로 오해하는데, 이는 사육되고 있는 늑대에 한해서다. 야생에서 생활하고 있는 늑대들은 전략도 짜고, 회의도 하는 등 늑대 무리의 커뮤니케이션은 상당히 민주적이다. 무리와 헤어지거나 무리원이 이탈하면 찾기 위해 하울링을 하는 등 의사소통과 신호체계도 잘 잡혀 있다. 실제 야생 늑대 무리는 가족 단위로 구성되기 때문에, 단순히 형제자매와 근친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고, 부모에 해당하는 우두머리만이 계속 동생들을 낳는다. 늙고 병든 개체들은 사냥에 나서지 않는 대신 무리의 새끼들을 지키고 육아를 담당하며, 젊은 개체들에게 사냥과 생존에 대한 지식을 전수하는 역할을 한다. 4. 늑대 울음소리…하울링의 종류와 의미 늑대하면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늑대 특유의 "아우우우우우우~" 하는 길고 낮은 울음소리인 하울링이다. 늑대는 나무 등 방해물이 많은 지형을 주요 활동 무대로 삼고 집단생활을 하는 만큼 소통을 중요시한다. 상대적으로 멀리 퍼지고 장애물의 영향 또한 덜 받는 낮은 음의 울음소리로 무리간 소통을 한다. 늑대의 여러 소리에는 으르렁거리는 소리(growls), 짖는 소리(barks), 낑낑거리는 소리(whines)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짖는 소리는 320–904Hz를 기본 주파수로 하며 놀란 늑대가 내는 소리이다. 늑대는 개처럼 크고 길게 짖지는 않지만, 몇 번 짖고 나서 돌아간다. 으르렁거리는 소리는 380–450Hz를 기본 주파수로 하여 늑대가 먹이 문제에 직면했을 때 내는 소리다. 높은 음조를 내는 낑낑거리는 소리는 공격을 위해 돌진할 때 내는 소리다. 이 외에도 불안, 호기심, 탐구, 친밀감과 인사, 새끼에게 먹이를 줄 때 등에도 낑낑거리는 소리를 낸다. 늑대의 울음소리는 크게 세 가지의 목적이 있다. 첫째는 사냥을 나간 동료 늑대들에게 서식지의 위치를 알려주는 등대역할이다. 둘째는 사냥 중에 동료 늑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울음이다. 사냥감이 너무 크거나, 숫자가 너무 많을 경우 소리를 내 무리에게 알린다. 셋째는 규모가 작은 집단을 공격할 경우 늑대들이 번갈아가며 울음소리를 내어 늑대의 규모가 크게 보이게 하는 착각을 일으킨다. 특히 밤에 들리는 늑대의 하울링 울음소리는 몽환적인 느낌을 주어 인간에게 매우 불길한 징조로 여겨진다. 과거 인간과 경쟁하던 시절 늑대의 하울링은 '당장 너희를 공격하겠다'는 신호였으니 이를 두려워한 인간 개체들의 형질이 지금껏 유전돼 내려오는 것이다. 반대로 늑대 또한 인간의 일부 언어를 이해하고 후대에 전승한다. 늑대는 자기의 냄새와 채취로 영역 표시를 하며 울부짖거나 직접 공격으로 자기 영역을 지킨다. 늑대가 묻힌 채취는 자기 영역에 걸쳐 240m 밖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채취는 2–3주 동안 지속된다. 채취 표시나 하울링 등이 실패할 경우, 다른 늑대 무리로부터 지역을 지키기 위해 서로 싸운다. 미네소타 주와 데날리 국립공원에서 사망한 늑대 중 14~65%가 다른 늑대와 싸운 것이 원인일 정도로 싸움은 늑대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5. 늑대의 '치악력' 세퍼드의 2배…지구력과 후각능력 '탁월' 일반 개들과 비교했을 때 치악력이 엄청나다. 셰퍼드는 750psi지만 늑대는 무려 2배인 1500psi의 치악력을 가지고 있다. 또 늑대들은 경고할 때만 머리를 높게 든다. 몸집은 북쪽 극지방에 사는 늑대들은 평균적으로 50kg정도 나가지만 지역에 따라 더 큰 개체도 있다. 우크라이나에선 86kg 나가는 늑대가 발견된 적도 있다. 날렵한 몸에 긴 다리를 가지고 있어, 체중에 비해 키가 훨씬 크게 느껴진다. 거기에 털까지 도톰하기 때문에 덩치도 훨씬 더 커 보인다. 베르그만의 법칙에 따라서 북부지방 늑대들이 남쪽 늑대들에 비해서 덩치가 더 크다. 베르그만의 법칙이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정온동물 같은 종은 기온이 낮은 곳, 즉 추운 곳에서 서식할수록 일반적으로 체격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늑대의 속도는 시속 60km 남짓인데, 속도 자체는 대부분의 대형 고양이과 동물들과 비슷하다. 가속력은 떨어지지만 훨씬 더 뛰어난 지구력을 바탕으로 끈질긴 추격전을 벌여 사냥한다. 덕분에 사냥 성공률은 매우 높지만, 장시간 달려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클 뿐만 아니라 개체가 많기 때문에 사냥에 성공해도 대부분 각자에게 돌아오는 몫은 적은 편이라 사냥을 자주 하는 편이다. 늑대의 후각은 가장 예민하고 근본적인 의사소통의 역할을 한다. 늑대의 얼굴, 입술, 발가락 뒤에는 아포크린선이 많다. 이 내분비선에서 나오는 냄새는 늑대의 식습관에 따라 다르며, 각자 고유한 후각적 지문을 가진다. 아포크린과 에크린한선이 섞여, 늑대가 땅을 긁으면 그 곳에 냄새가 배이며 이는 배뇨 후와 번식기에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다. 늑대 뒷면 머리카락의 모공과 항문낭에서 아포크린선과 피지선이 나온다. 분비물은 호르몬의 상태 또는 사회적 지위를 알려준다. 배뇨는 늑대의 후각적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다. 다리 올림 배뇨(RLU)는 암컷보다 수컷이 더 일반적이며, 이는 늑대가 감지 가능성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배적인 늑대가 RLU를 주로 사용한다. 6. 늑대 임신기간 2개월, 송아지 한마리 '거뜬'…6일 동안 단식, 물없이는 못살아 늑대의 임신 기간은 2개월이다. 한 배에 5~11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갓 태어난 새끼들은 (눈을 뜨면) 파란 눈을 갖고 있다. 생후 6개월부터 2년까지가 늑대의 청소년기이며 이후 성체가 된다. 야생 늑대의 수명은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고, 동물원에서는 12년에서 15년 정도 산다. 자연 상태에서 대개 6~8년 정도를 산다. 장수할 경우 12~14년 정도. 인간이 기른 늑대는 16년까지도 살 수 있으며 최장수 기록은 18년이다. 식욕이 대단해 송아지·염소 1마리를 앉은자리에서 다 먹을 수 있다. 5∼6일간 굶어도 살 수는 있지만 물을 먹지 않고는 얼마 살지 못한다. 죽은 동물의 고기도 잘 먹지만 나무 열매도 즐겨 먹으며, 들꿩·멧닭과 같은 야생 조류도 잡아먹는다. 야행성이지만 낮에도 활동한다. 늑대는 매우 넓은 영역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며, 먹이를 찾아 계속 이동한다. 늑대의 삶 전체 동안 이용하는 핵심적인 평균 영역은 35Km²이며, 평균 50%를 이곳에서 보낸다. 독일 생물학자 에릭 지먼은 자신의 사육늑대를 썰매개로 만들고자 시도했고, 늑대는 마구를 매고 적극적으로 썰매를 끌긴 했으나 개인공간 확보를 위해 서로 싸우고 한 번 지치면 명령을 듣지 않는다. 존 제임스 오듀본은 켄터키주에서 늑대에게 사슴 사냥 훈련이 가능했다는 기록을 남겼고, 헨리 와튼 슈메이커(Henry Wharton Shoemaker)는 서부와 중부 펜실베이니아주의 정착민들은 늑대를 사냥개로 이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7. 개와 늑대의 시간…순우리말 '이내' ‘개와 늑대의 시간(l’heure entre chien et loup)’이라는 프랑스어 표현이 있다. 개와 늑대를 구분할 수 없는 시간이라는 뜻으로, 낮도 밤도 아닌 애매모호한 경계의 시간을 이른다. 멀리서 어슬렁거리며 다가오는 실루엣이 내가 기르던 개인지, 나를 해칠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어둑어둑 해가 지는 시간을 뜻한다. 한자로는 여명과 황혼의 시간이며, 우리말로는 '갓밝이'와 '어둑발'의 시간이다. 개와 늑대의 생김새는 비슷하나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한 놈은 사람을 살리고 한 놈은 사람을 죽인다. 개로 인식하면 살지만, 늑대로 인식하면 죽는다. 그 갈림길의 순간을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이라 한다. 순우리말 중에 '이내'라는 말이 있다. 해는 없지만, 하늘에 푸르스름한 기운이 남아 있는 시간. 길어야 20분이 안 넘는, 낮과 밤이 교대하는 시간의 하늘을 말한다. 한자어로는 ‘남기(嵐氣)’라 한다. 산에 서리는 아지랑이(남) 같은 기운(기)을 말한다. 8. 옐로스톤의 늑대와 미루나무 토머스 프리드먼이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늑대와 미루나무 이야기'는 흥미롭다. 옐로스톤 공원에서 미루나무가 사라졌다가 수수께끼처럼 갑자기 다시 나타난 스토리다. 미루나무에 싹이 돋으면 미처 크기도 전에 엘크사슴이 먹어치웠다. 결국 옐로스톤에서 미루나무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옐로스톤에 미루나무가 번성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놀랍게도 늑대 때문이었다. 도대체 미루나무와 늑대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옐로공원을 관찰해보니 50마리가 넘는 늑대들과 6500마리가 넘는 엘크사슴이 살고 있었다. 이 규모의 사슴이라면 미루나무의 싹은 남아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늑대의 공격을 받았을 때 달아나기 힘든 지역에는 엘크사슴들이 두려워 가지 않았고, 그런 지역의 미루나무 싹이 살아나면서 옐로스톤 지역 전체에 미루나무가 다시 번성하게 된 것이다. 결국 우리 지구의 자연환경들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고, 이를 인식하는 체계적인 사고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9. 우리 역사속의 늑대…'해수구제' vs '한국 늑대 복원' 한국(함북·황해·경북·강원·충북)·시베리아·사할린섬·중국·인도·말레이제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섬·자바섬 등지에 분포한다. 한국의 경우 2012년 7월 27일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으나 남한 지역에서는 이미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멸종 위기 등급은 최소 관심 대상(Least Concern)인데, 이는 사람이나 시궁쥐등이 속한 가장 낮은 멸종 위기 등급으로 사실상 걱정 없다는 뜻이다. 지능이 높고 적응력이 좋아 사람이나 쥐와 비슷한 정도로 서식 가능 지역이 넓은 편이고, 그중 일부가 가축화된 채로 지구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포유류의 선택을 받아 번영하고 있다. 늑대들은 상위 포식자로서 군림해왔다. 1915년 당시 조선 총독부의 통계에 따르면, 113명의 사람이 사망하고, 소와 말 등의 가축이 340마리가 잡아 먹혔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조선총독부에서는 ‘해수구제’라는 이름으로 늑대사냥을 했는데, 약 2625마리가 잡혔다. 1950년대 이후에는 쥐 퇴치 운동으로 인해 상위 포식자인 늑대에게도 먹이사슬의 피해가 갔다. 즉 무분별한 사냥과 먹이사슬의 붕괴가 멸종의 큰 이유중 하나다. 현재 한반도 남부에 멸종되었다고 추정되는 한국의 마지막 늑대는 1997년 서울대공원의 동물원에 있던 늑대다. 이후 정부에서는 ‘한국 늑대 복원’ 프로젝트가 실시됐다. 2005년 평양 중앙동물원에서 데려온 두 쌍의 늑대를 통해 ‘자연번식’하는 방법으로 현재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2006년 서울대 수의대학교에서 ‘체세포 핵 치환’기술을 사용해 2개의 개체를 복제에 성공했다고 뉴스에 나왔으나 해당 관련 논문의 진정성에 문제가 많았다고 밝혀졌다. 10. 늑대 캐릭터…동양은 암컷 여우, 서양은 수컷 늑대 '악역' 동양에 비해 가축 중 양의 비중이 훨씬 높았던 서양권에서 늑대는 그야말로 천하의 원수다. 무리를 지어 체계적으로 사냥한다는 점에서 교활하고 간악한 이미지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빨간 두건, 늑대와 7마리 아기염소, 아기돼지 3형제 등이 대표적이다. 동양 동화에서 암컷 여우가 주로 악당, 악역으로 많이 나온다면, 서양 동화에서는 주로 수컷 늑대가 악역으로 나온다. 추운 지방에서 주로 서식한다는 특징 때문에 눈이나 얼음, 겨울과 연관되어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늑대인간의 영향으로 옥토끼와 함께 달의 상징성이 있다. 늑대 캐릭터들은 신화 속 늑대나 고대 언어에서 이름을 따오는 경우가 많다. 리카온, 펜리르, 라이칸스로프 등이 대표적이다. 주로 엮이는 동물들은 주 먹잇감인 양과 염소, 산양, 사슴, 토끼나 같은 개과인데다가 비슷한 이미지인 개와 여우, 코요테는 물론 하이에나, 호랑이와 엮이기도 하고, 인간을 습격하는 사례 덕분에 어린아이들과도 많이 엮인다.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서 벨로시랩터인 블루가 사냥법을 새끼인 베타한테 가르치기 위해 토끼 사냥을 시키는데 갑자기 늑대가 나타나 토끼를 덮치자 베타가 달려들어 늑대를 공격해 죽인다. 11. 늑대의 날 '8월 13일' 산악도로에서 야간운전을 하다 늑대 로드킬 사고가 발생한다. 늑대의 체고가 낮고 체중이 적어 충돌로 차가 심하게 파손되거나 운전자가 크게 다칠 위험은 낮은 편이지만, 대부분 한밤중이기 때문에 갑자기 나타난 늑대를 피하려다가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8월 13일은 국제 늑대의 날이다. 미국에선 매년 10월 셋째 주가 늑대 보호의 주로 지정되어 있다. 사람이 휘파람으로 늑대 울음소리를 흉내내는 경우도 있다. 입에 손가락을 넣고 큰 소리로 휘파람을 불면서, 끝 음을 늑대 울음소리처럼 길게 내리는 것이다. 이런 휘파람은 Wolf Whistling(늑대 휘파람)이라고 하며, 서구권에서 캣 콜링 등 성(性)적인 의미로 쓰인다. "양의 탈을 쓴 늑대가 나쁜 놈일까요? 늑대의 탈을 쓴 양이 더 나쁜 놈일까요?" - '하악하악 이외수의 생존법' 중에서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오메 단풍 들것네> 김영랑 "오메, 단풍들겄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오아 누이는 놀란듯이 치어다보며 "오메, 단풍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메, 단풍들것네" 10월, 11월은 단풍의 계절이다. 올해는 10월 29일 오후 한라산에서 관측이래 가장 늦은 첫 단풍이 관측됐다. 첫 단풍의 기준은 산 정상에서부터 20%가량 단풍으로 물들었을 때를 가리킨다. 올해 한라산 단풍 시작은 지난해보다 19일, 예년보다 15일이나 늦다. 9월 말에서 10월 초 강원권을 시작으로, 충청권에서는 10월 초~10월 중순, 경상권과 전라권에서는 10월 중순~10월 말 사이에 첫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다. 올해도 따뜻한 기온으로 인해 단풍 시기가 조금은 미뤄졌다. 보통 강원 설악산에서 첫 단풍이 관측되면서 전국 단풍 절정시기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단풍의 절정은 80%가량 물들었을 때가 기준이다. 보통 단풍 시작 약 14일~20일 이후에 나타난다. 강원권에서 10월 중순~10월 말, 충청권에서는 10월 말~11월 초, 경상권과 전라권은 11월 초에서 11월 중순 사이로 예측된다. 일반적으로 단풍은 일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내려가면 물들기 시작한다. 특히 9월, 10월 중·하순의 평균 최저기온에 따라 시기가 달라진다. 단풍의 속도도 궁금하다. 하루 20~25㎞ 속도로 남하해 설악산과 두륜산의 단풍 시작 시기가 한 달가량 차이를 보인다. 그렇다면 단풍은 어떤 매커니즘 생기는 걸까. 단풍은 기온이 떨어지면서 잎 속 엽록소의 분해로 노란 색소인 카로티노이드(Carotenoid) 색소가 드러나게 되면 노란색으로, 광합성 산물인 잎 속의 당분으로부터 많은 효소 화학반응을 거쳐 안토시아닌(Anthocyanin) 색소가 생성되면 붉은색으로 나타나게 된다. 타닌(Tannin)성 물질이 산화 중합되어 축적되면 갈색이 나타난다. 기상청 계절기상정보 매뉴얼에 따르면, 식물(낙엽수)은 일 최저기온이 5℃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우리나라 단풍 시작 시기는 9월 상순 이후 기온이 높고 낮음에 따라 좌우되며 일반적으로 기온이 낮을수록 빨라진다. 단풍은 평지보다는 산, 강수량이 많은 곳 보다는 적은 곳, 음지보다는 양지바른 곳에서 아름답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전국의 단풍 명소로는 광주 화담숲, 불국사, 대릉원, 전남 백양사, 내장산 국립공원, 천안 독립기념관단풍숲길, 공주 정안천생태공원, 논산 온빛자연휴양림, 담양 관방제림, 나주 남평은행나무길, 제주 천아계곡 등이 있다. 특히 홍천 은행나무숲은 약 30년동안 개인이 직접 가꾼 숲으로, 1년중 한 달만 무료로 개방한다. 5m 간격으로 빼곡하게 심은 은행나무만 2000여 그루에 이른다. 워낙 핫플이라 연인들의 단골데이트 장소, 인스타그램 성지로 유명하다. 은행나무 단풍 시기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나, 10월 중순에서 말경이면 절정에 달한다. 이 시기에 은행나무숲을 방문하면 황금빛 은행나무들이 연출하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MZ세대(20~30대)가 가장 가고싶은 가을 단풍 산행지는 북한산과 설악산으로 나타났다. 취미여가 플랫폼 프립이 MZ세대 성인남녀 650명을 대상으로 ‘단풍 산행 취향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선호하는 산행지는 수도권에서 북한산(24.6%)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아차산(13.5%), 관악산(12.4%) 등이 뒤를 이었다. 모두 서울 안에 있는 산으로, 전철이나 버스로 가기가 쉬운 곳들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대상 설문에서는 설악산이 22.5%로 1위를 기록했으며, 내장산(14.5%), 한라산(11.2%), 오대산(6%), 지리산(5.6%) 순서였다. <내 니 올 줄 알았다> 류인순 갈바람 불면 가슴팍 숭숭 바람 소리 난다고 했지 텅 빈 가슴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에도 마음 말랑해지는 곳 상처 난 옹이에 단풍 다붓이 내려앉아 살살 어루만져 주고 솔바람 청아한 노래에 구름도 쉬어 가고 바람도 머물다 가는 곳 오색 물결 춤추는 가을 숲속 카페에 내 니 올 줄 알았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매는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참매는 천연기념물 323-1, 황조롱이는 323-8호)로 지정돼 보호하고 있는 야생 맹금류다. 매는 가장 빠른 새로 사냥감을 향할 때 기록된 속력은 389.46km/h. 무려 마하 0.31이다. 초당 약 106m씩 하강하는 셈이다. 그래서 송골매는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새로 등재돼 있다. 조류가 공룡의 한 종류라는 것을 생각하면 매는 역사상 가장 빠른 공룡이다. 시력도 매우 좋아 사람의 8배 정도 멀리 볼 수 있다. 이는 인간의 5배가 넘는 시세포가 황반에 분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류 중에서는 타조의 시력이 압도적으로 좋다. 하지만, 매는 밤에는 볼 수 없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매는 날개길이 30cm, 부리 길이는 2.7cm 정도로 독수리보다 작으며, 등은 회색, 배는 누런 백색이다. 부리와 발톱은 갈고리 모양이며, 작은 새를 잡아먹고 사냥용으로 사육된다. 우리나라의 해안이나 섬 절벽에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각응, 골매, 송골, 송골매, 신우, 해동청, 해청등으로 불린다. 고려시대에는 매사냥이 흔했다. 매를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길들인 매를 날려 꿩, 토끼를 잡는 게 매사냥이다. 길들여진 매는 귀한 대접을 받았는데 도둑맞거나 바뀌는 것을 막기 위해 표지를 달았다. 이것을 떼면 주인이 누군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나온 말이 '시치미를 떼다'다. 고려에서 매사냥이 특히 성행하게 된 것은 고려의 왕이 원(元) 황제의 부마가 되면서 몽골 제국의 내정간섭이 심하게 작용하던 시대적 상황과 관련이 있다. 송골매나 보라매(보라는 몽골어로 갈색) 등 매를 지칭하는 용어는 물론, 매를 관리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수할치, 매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매의 꼬리깃에 다는 표식인 시치미도 몽골어다. 우리나라는 기원 전후 고조선 시대 만주 동북지방에서 수렵생활을 하던 숙신족에게 배워 매사냥을 했다고 전해진다. 삼국시대부터는 주로 왕실이나 귀족층에서 스포츠 레저로 즐겼다. 서기 3년 고구려 유리왕 22년 안정복이 쓴 동사강목에 사냥매를 해동청(동쪽의 푸른 매)으로 표현하고 있다. 고려 충렬왕 때부터 궁중에서 매를 사육하고 사냥을 전담하는 응방(鷹坊)을 둘 정도였다. 충목왕 때는 응방을 폐지했는데, 공민왕이 매를 사랑하여 다시 설치했다. 조선왕조실록 기록에도 응방이 있고 응방군까지 있어서 매사냥이 한층 성행했음을 알려 준다. 조선시대의 태종은 매사냥을 자주 즐겼으며, 연산군 때는 매사냥 때문에 백성을 괴롭히는 일이 많았다. 중종 때는 일부 폐지했으나, 민간에서 행하는 매사냥까지 금지하지는 않았다. 중국에서도 이 해동청의 인기가 대단해서 조공 품목에 단골로 올라갔다. 임진왜란 등의 전란이후 왕실에서의 매사냥은 점차 사라지고 일반백성도 즐기는 국민스포츠, 백성취미로 변했다. 일제강점기 때 정점에 이르렀다가, 6.25 전쟁 이후에는 거의 소멸됐다. 동양과 서양 모두 매사냥이 왕족, 귀족 중심으로 향유되면서 수렵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오락으로써 권위를 상징하는 존재가치를 지녔다. 중동의 아랍 국가에서는 이 매사냥이 부호들이나 왕족들의 아주 값비싼 취미여서 매사냥에 들이는 돈도 엄청나다. 사냥용 매는 때로는 황금 이상의 고가품으로 거래됐다. 자연 친화적인 우리의 문화 매사냥은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야생의 매를 훈련시키고, 같이 사냥을 나가 매와 호흡을 맞추며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당시의 액티브한 고급스포츠이자 취미였다. 언제부터인가 매의 먹잇감이 줄면서 매의 숫자도 줄어들고, 사냥총이 들어오면서 매사냥도 우리의 기억속에서 사라졌다. 매사냥의 전통은 세계 60여개 국가에서 발견되는데, 2010년 11월 16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정식 명칭은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 등재 당시 우리나라, 몽골, 카자흐스탄, 카타르, 벨기에, 오스트리아, 아랍에미리트, 프랑스 등 세계 11개국이 관련국으로 지정됐고 현재 18개국으로 확장됐다. 2017년에는 86개 회원국이 가입된 IAF(세계매사냥보전협회,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Falconry and Conservation of Birds of Prey) 제48차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정회원국이 됐다. 인류무형유산 등재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세계가 인정한 우리의 잊혀 가는 문화유산이 잘 보존되고 전승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전문가를 키워서 후손들에게도 물려주라는 책임을 준 것이다. 전통 매사냥이 시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곳은 대전(2000년 지정, 대전시 무형문화재(매사냥 기능) 8호인 박용순)과 전북 진안(1998년 지정,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20호 박정오)이다. 우리나라의 전문 매사냥꾼은 단 2명. 그 중 한 사람이 대전시 무형문화재(매사냥 기능 보유) 8호인 박용순씨. 매사냥은 아직 국가지정문화재가 아닌 지방문화재다. 국가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매를 부리는 매사냥꾼은 응사(鷹師)라고 부른다. 고려 때 종2품 벼슬, 지금으로 따지면 교육감 정도의 고위 공무원이었을 정도로 중요직책이었다. 현재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 등록된 전북 진안 박정오, 대전 박용순 두 명의 응사와 10여명의 이수자, 전수생, 보존회 등이 어렵게 명맥을 잇고 있다. 매는 천연기념물이라 개인이 사냥 및 사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전에 있는 한국전통매사냥보전회에서 매사냥 교육을 이수한 후 도제응장제도에 합격해야만 매 사육 허가증이 발급되어 제한적으로 사육할 수 있다. 매사냥 보유자는 지방문화재로 분류돼 월 70~80만원의 전승활동비를 지자체로부터 지급 받는 것이 전부다. 이마저도 이수자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별다른 수익구조를 가질 수 없는 매사냥의 특성상 생활비를 충당하기 어렵다. 매사냥꾼들은 사냥에 이용할 어린 새끼 매(거의 날지 못하는)를 매 덫을 이용해 포획하는데, 이때 잡는다는 표현을 쓰지 않고 “매를 받는다”고 표현한다. 천지신명과 하늘이 돕지 않으면 매를 가까이 둘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냥에 쓰이는 매는 주로 참매와 송골매다. 참매는 매목 수리과에 속하고 송골매는 매과에 속한다. 날개와 다리, 머리 모양, 부리 등 모든 게 다르지만 특히 홍채가 노란 것은 참매, 검은 것은 송골매다. 또 몸집이 조금 작은 황조롱이와 외국 품종인 해리스 매도 있다. 사냥을 하는 매는 송골매라 하며, 새끼를 길들여서 사냥에 쓰는 매를 보라매(해동청, 海東靑)이라고도 부른다. 산에서 제풀로 자란 매를 산지니라고 하는데, 이 산지니는 길이 들지 않아서 먹이를 뜯어 먹고 배가 부르면 제멋대로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사냥에는 이용할 수가 없다. 길들인 매를 보라매 외에 육지니·수지니·수진개·수진매라고도 한다. 초고리는 새끼 매와 작은 매, 수지니는 새끼 때부터 사람이 키운 매, 육(育)지니는 날지 못할 때에 잡아다가 길들인 1 살 채 안된 매를 말한다. 보라매도 1년 이내 것은 초지니(갈지개)라고 하고, 1년에서 2년까지는 재지니, 2년에서 3년까지는 삼지니라고 부르는데, 사냥하기에는 초지니가 날렵하고 용맹무쌍하여 가장 좋으며, 재지니·삼지니쯤 되면 동작이 느려서 별로 신통치 못하다. 매 중에서도 백송고리는 성질이 굳세고 날쌔어 해동청 가운데 아주 귀하게 아끼는 종류이며, 도롱태·황조롱이·새호리기 같은 것은 육지니로서는 적합하지 않아 기르지 않는다. 새매의 수컷인 난추니는 깃이 예리하여 새를 후려쳐서 잡고, 암컷인 익더귀는 독수리를 닮아 호랑이까지 잡는다고 전해진다. 야생 매를 받아 사냥매로 길들이기까지는 오랜 시간 매와 교감하고 한 마음이 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환경이 갑자기 바뀐 매를 안정시키는 과정으로 ‘매 푼다’고 표현한다. 하늘을 모시듯 정성을 다해 매일 매만져주고 먹이를 주며 사랑하고 보살피는 한편, 사람이 많은 시장에도 데려가 사람과도 익숙해져야 한다. 보통 길들이는데 30∼40일 정도 걸린다.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사냥 훈련의 과정을 거쳐 사냥매로 거듭난다. 매사냥에는 다양한 도구가 사용된다. 대부분 응사가 직접 제작을 한다. 사냥매의 이름표인 시치미와 방울, 절끈, 멍텅구(미끼새), 젓갖끈, 매밥통, 버렁(매 앉히는 장갑), 날림줄, 통아리(횃대) 등 종류도 많다. 매사냥은 보라매를 중심으로 행한다. 매의 발톱이 날카롭기 때문에 보라매를 받아드는 매꾼은 팔뚝에 두툼한 토시를 끼고, 그 토시 위에 매를 받아들고 사방이 잘 내다보이는 산마루에 오른다. 몰이꾼과 털이꾼들이 ‘우·우·’ 소리를 내면서 산줄기 나무숲을 훑어서 꿩을 퉁긴다. 어디서 꿩이 날아오르면 산마루에서 목을 지키고 있던 매꾼은 보라매가 날아가는 꿩을 확실하게 알아차리게 하고 나서 매를 떠나 보낸다. 사냥꾼이 일찌감치 도착하면 매의 발 밑에 깔려 꼼짝달싹 못하고 살아 있는 꿩을 그대로 빼앗아 낼 수 있지만, 늦어지면 꿩은 눈이 빠지고 머리가 깨져서 죽어 있다. 꿩을 덮친 매를 발견하면 매꾼은 허리춤에 매단 주머니 속에서 닭의 넓적다리를 꺼내어 매에게 먹이면서 잡은 꿩을 가로챈다. 그리고 한쪽 다리목에 잡아맨 짧은 끈을 감아쥐고는 닭고기를 더 먹이지 않는다. 매는 배가 부르면 사냥을 안하거나 달아나 버리기 때문에 항상 허기지게 먹이를 많이 먹이지 않는다. 매와 응사를 소재로 한 소설로 이청준의 중편 소설인 '매잡이', 이송현의 성장 소설 '내 청춘, 시속 370km'가 있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세계 계란 가격이 치솟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등의 외신보도에 따르면, 세계 계란 평균 가격이 2019년 대비 60% 급등했다. 계란 품귀 현상은 물론이고 오믈렛과 샌드위치 등 계란이 들어간 메뉴 가격이 인상되거나 대형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의 일부 메뉴가 단종되는 일까지 생겼다. 삶은 달걀 1개의 열량이 80kcal정도인데, 우리 몸에 머무는 시간이 3시간 이상 되기 때문에 포만감을 주어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이다. 달걀은 단백질 식품의 품질을 의미하는 '생물가'가 약 93.7%로 매우 높다. 두뇌와 눈에 좋은 인지질과 루테인, 비타민 A, 비타민D, 비타민 E, 아연 등 다양한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서 건강필수, 완전식품으로 꼽힌다. 전세계 계란대란이 일어나는 가운데 계란(달걀, 알)에 대한 관찰, 성찰, 통찰의 이야기를 나눠보자. 1. 김종필과 줄탁동기(啐啄同機) 줄탁동기(啐啄同機)란 고사성어는 알에서 깨기 위해 알 속의 새끼와 밖에 있는 어미가 함께 알껍데기를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해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다른 해석은 알속의 병아리가 안에서 톡톡 두드리는 것은 줄, 바깥의 어미닭이 쪼아주는 것을 탁, 이 '줄탁'의 시기가 거의 동시에 이뤄질 정도로 같다는 의미다. 줄탁동기, 줄탁동시 같이 쓰인다. 또 다른 의미는 병아리가 껍질을 쪼아 알을 깨는 행위는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수행자의 자세를 뜻하고, 밖에서 껍질을 쪼아주는 어미닭은 수행자에게 깨우침의 방법을 일러주는 스승의 예리한 가르침을 비유한다. 즉 깨달음에도 때가 있어 깨우쳐야 할 때 깨닫지 못하면 헛일, 깨달음에도 결국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 송나라 때 불서(佛書) ‘벽암록’에 나오는 얘기다. 이 사자성어는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어록 중 하나로 더욱 유명해졌다. 특히 정치 9단, 영원한 2인자,예술문예를 겸비한 풍류의 정치인, 독서광에서 비롯된 엄청난 지식의 소유자 등의 별명을 가진 그가 대선정국을 앞둔 1997년 신년휘호로 이 단어를 사용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정치인들은 어려운 상황에 처하거나 직설적으로 말못할 상황에서 많은 의미를 담은 함축적이면서도 묘한 여윤을 남기는 고사성어를 즐겨 사용한다.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고사성어들은 가끔씩 탄성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촌철살인'의 의미를 담고있거나 고도의 정치적 술수가 숨겨져 있다. 김종필씨는 매년 신년휘호를 통해 향후 정치적 행보나 정국상황을 함축적으로 표현해 왔다. 당시 그는 "사람은 물론 이 세상에는 모든 것이 다 때가 있고, 그 때가 이르렀을때 비로소 움직여야 된다"는 의미로 사용했다. 잠시 한 시대를 풍미한 정치 9단의 파란만장했던 정치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그의 신년 휘호 및 한자성어를 소개하자면, ▲자의반타의반 ▲기승전결 ▲소이부답 ▲와우각상쟁 ▲의식족즉지영욕 ▲춘래불사춘 ▲토사구팽▲ 연작안지홍곡지지재 ▲실사구시 ▲줄탁동기 ▲부대심청한 ▲사유무애 ▲일상사무사 ▲양양천양유유고금 ▲조반역리 ▲이화위존 ▲군자표변 등이 있었다. 2. 남이 깨면 후라이, 내가 깨면 병아리 우리 주변에서 농담처럼 쓰는 말이지만 상당히 깊은 의미가 담겨진 말이다. 우리 모두는 알 속에 있으며, 내 힘으로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와야 비로소 병아리가 될수 있다. 반면 나의 힘이 아닌 다른 사람의 힘에 의해 중요한 것이 결정되고 이뤄진다면 결국 나는 후라이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류의 비슷한 의미있는 말로는 ▲'끝난 사람'이 아니라 '끝내주는 사람'이 될 것 ▲'우스운 사람'(조롱, 놀림)이 아닌 '웃겨주는 사람'(유머감각, 재치)이 되어라 ▲걸림돌 아닌 디딤돌 ▲짐이 아닌 힘 ▲가슴이 아니라 무릎을 치게 하는 사람 ▲치킨을 시킬래, 튀길래, 나를래(치킨을 주문하는 사람, 치킨을 튀겨서 파는 사람, 치킨을 배달하는 사람) 등이 있다. 3. 콜럼버스의 달걀…'달걀 세우는 법' 콜럼버스는 신대륙 발견이 별 것 아니라고 비웃는 사람들에게 "달걀을 세워보라"고 역공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흔들자, 그는 달걀 한쪽을 깨뜨려 탁자에 세우고 나서, "모든 것은 시작이 어려운 법"이라고 훈계했다. '콜럼버스의 달걀'은 일단 하고 나면 매우 당연한 건데, 하기 전에는 평범한 사람들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기발한 발상'을 가리키는 관용구로 쓰인다. 콜럼버스는 깨뜨리지 않은 달걀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으로 그런 얘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달걀 세우기는 노력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고대에는 달걀을 세울 수 있는 것은 1년중 단 하루 '춘분' 뿐이라고 믿었다. 춘분에는 태양이 적도를 지나고 지구의 중력도 고르게 분포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그럴듯한 논거까지 곁들였다. 실제로 춘분이 되면 세계 여기저기 달걀 세우기 행사가 열린다. 알래스카대학의 켄 그레이 예술학과장은 1985년 춘분날 동료 20명과 함께 무려 170개의 달걀을 세우는 이벤트를 벌였다. 달걀 세우는 법의 비결은 끈기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치 않다. 균형을 최대한 잘 잡은 뒤 살며시 손을 떼면 된다. 잘 안되면 계란을 바꾸면 된다. 일종의 속임수지만, 달걀을 세게 흔들어주면 더 쉽게 세울 수 있다. 노른자를 중심에 고정시키는 알끈이 끊어져 노른자가 아래쪽으로 처지기 때문에 균형 잡기가 쉽다. 4. 영화 '미나리'와 병아리 감별사 영화 '미나리'에서 아들이 아빠에게 왜 어린 수평아리들을 폐기하는지 묻는 장면이 있다. 아빠는 "수평아리는 맛이 없거든. 알도 낳지 않고... 그러니까 우리는 쓸모 있는 사람이 돼야 해라고 말한다. '미나리' 정이삭 감독의 부친도 병아리 감별사로 일하며 아들을 키워 왔다. 먹고살기 위해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과거 한국인의 애환과 희망이 서린 직업이다. 병아리의 부화 직후, 그 암수를 감별하는 자를 병아리 감별사라 부른다. 부화장에서 부화 후 30시간 이내에 암컷과 수컷의 항문을 손으로 개장(開張)하여 식별하는 사람이다. 병아리 항문 속엔 거의 식별 불가능한 좁쌀 3분의 1 크기의 돌기가 있다. 그 주변의 온도, 습도, 장도의 차이를 손가락 끝으로 감지해 가려내야 하는 초감각 작업이다. 병아리 성별에 따라 사료 량이 달라지므로 감별 실패율이 10% 미만이 돼야 손익분기점에 이른다. 한국인의 감별 실패율은 5% 미만이며, 다른 나라 사람들은 15% 이상이다. 게다가 하루에 부화하는 병아리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시력이 좋고 색맹이 아니어야 하며 손은 가는 편이 좋다. 체력과 집중력이 좋고 성격이 세밀, 침착한 자가 적격이다. 살아있는 병아리 입장에서는 '죽이고 살리고를 결정'하는 일종의 저승사자(?) 같은 존재였다. 병아리 감별은 왜 중요할까. 암탉과 수탉은 사육 기간부터 다르다. 특히 암탉은 태어난 지 6개월이 지난 뒤부터 달걀을 생산하는 '산란계'가 되기에 수탉보다 훨씬 값어치가 있다. 반면 수탉은 암탉보다 훨씬 빨리 사육 기간을 끝내고 옛날엔 소먹이 사료로 쓰이거나, 요즘은 도축장으로 간다. 이처럼 육계와 달걀 생산을 '최적화'하려면, 병아리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감별이 필수적이다. 옛날엔 감별로 쓸모없어진(?) 숫닭은 병아리 장수들에게 팔려나가서 당시 국민학교(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팔렸다. 갓부화한 병아리라 살 수 있는 희망이 적어서 거의 팔린 후 하루를 넘기기 못하고 죽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과거에는 양계협회에서 주관하는 병아리 감별사 자격증이 존재했었다. 응시자 수가 적어 1993년 폐지됐다. 현재는 민간 교육 기관이나 병아리 감별 연구소에서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대체하는 시험을 통과하면 병아리 감별사로 활동할 수 있다. 이론보다 개장을 실습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고 3개월 정도 훈련하면 평균 90%의 감별이 가능하고, 6개월 이상 매일 연습하면 98% 감별한다. 부화, 육종, 닭의 사양관리에 대한 상식이 있어야 하며, 감별은 암실 전깃불 밑에서 실시하며 병아리 1수당 수수료를 받고 구별한다. 병아리 500마리를 7분 이내에 98% 이상으로 감별하는 고등 감별사가 되어야 해외 취업에 도전할 수 있다. 세계 병아리 감별사 중 60% 이상이 한국인으로 추산될 정도로 우리나라 감별사는 식별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서양에서는 치과의사, 미용사처럼 아주 귀해서 좋은 직업군에 속한다. 이유는 눈동자가 검은 동양인은 파란 눈동자의 서양인과 달리 불빛에도 장시간 작업이 가능해 유리하다고 전한다. 또한 손이 작고 섬세한 성격을 지니고 있어 감별 실력도 뛰어난 편이다. 최근에는 병아리 감별을 기계로 자동화하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작은 바늘을 달걀에 찔러 넣어 DNA 샘플을 채취한 뒤, 유전체 분석으로 부화할 병아리의 암수를 미리 구별해주는 장치다. 이런 유전체 분석 기기를 활용하면 수컷 병아리가 될 달걀을 부화시키지 않아도 되니 좀 더 생명 친화적이다. 다만 병아리 감별 기계의 정확성은 아직 인간만큼 완벽하지 않다. 암수를 잘못 판단해 폐기되는 달걀의 수는 병아리 감별사를 고용할 때보다 약 30~40%가량 더 들어간다. 5. 계란번호에 이렇게 깊은 뜻이? 대형마트나 동네슈퍼를 가서 계란구입시 계란에 작은 글씨로 숫자가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달걀에는 총 10자리의 번호가 새겨져 있다. 이를 난각번호라 부른다. 난각번호에 관계없이 무조건 가격만 보고 구입하는 소비자라면, 이번 기회에 난각번호의 체계를 알아두면 좀 더 스마트하고, 가족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것이다. 우선, 달걀 껍질에 새겨진 글씨의 잉크는 식용가능한 색소다. 달걀을 삶을 때 껍질 안으로 잉크가 들어가더라도 먹을 때 문제되지 않는다. 첫번째 네 자리 숫자는 산란일을 의미한다. 두번째 다섯 자리 숫자는 생산자의 고유넘버를 뜻한다. 참고로 생산자 시·도 고유번호는 ▲서울특별시(01) ▲부산광역시(02) ▲대구광역시(03) ▲인천광역시(04) ▲광주광역시(05)▲대전광역시(06)▲울산광역시(07)▲경기도(08) ▲강원도(09) ▲충청북도(10) ▲충청남도(11) ▲전라북도(12) ▲전라남도(13) ▲경상북도(14) ▲경상남도(15) ▲제주특별자치도(16) ▲세종특별자치도(17)이다. 맨끝자리 한 자리 숫자는 1, 2, 3, 4로 표기돼 있다. 이는 숫자는 닭의 사육 환경을 나타낸다. 1번은 방사, 2번은 평사(실내에서 자유롭게 사육), 3번은 개선 케이지(사육밀도 0.075㎡), 4번은 기존 케이지(사육밀도 0.05㎡)에서 사육되었음을 알려준다. 난각번호 숫자에 따라 사육환경이 달라지기 때문에 당연히 숫자가 낮을수록 가격도 높아지고, 건강에도 좋은 계란이다. 난각번호 1, 2번을 부여받은 달걀은 동물복지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작은 공간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닭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니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이 더 많이 함유돼 있다. 이 스트레스호르몬은 혈당을 높이고, 세포와 근육을 파괴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양계업체 전문가 A씨는 "무조건 1번이 좋고, 4번이 나쁘다는 인식은 옳지 않다"며 "사육환경 못지 않게 어떤 먹이를 먹고 자랐는 지, 선별과 유통 과정이 얼마나 위생적으로 이뤄지는 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연방사의 계란의 경우 외부 환경에 노출이 잘 되고, 개체별 관리가 쉽지 않아 꼼꼼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질병 등에 취약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프리미엄 마켓을 추구해온 마켓컬리가 '4번 달걀'을 판매해 논란이 일자 이렇게 항변했다. 마켓컬리측은 "시름시름 아픈 돼지를 '무항생제 고기'로 만들겠다고 주사 처방 한번 안하는 게 동물복지인가? 하루면 나을 질병을 10일 넘게 아프게 내버려두는 게 정말 그 동물이 행복한 삶일까. 자연방사 유정란은 닭이 마음껏 돌아다니다 달걀을 여기저기 낳는다는 점에서 동물복지일 수 있지만 그만큼 달걀 자체가 오염원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학적으로 설계한 스마트팜은 내부 온도, 일조량, 습도,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농도 등을 체계적으로 조절한다. 닭이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은 단순히 면적뿐 아니라 지내는 환경, 위생, 먹이 등의 영향도 크게 작용하는 점을 고려해 스마트팜은 쾌적한 사육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건강한 달걀을 생산해낸다. 1, 2번 달걀이라 하더라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유통과정 등에서 쉽게 문제가 생긴다.스마트팜의 달걀은 균일한 품질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잘 관리된 스마트팜은 사람 대신 컴퓨터가 닭을 사육하고 관리한다. 좁은 케이지에 다닥다닥 닭을 집어넣어 기르는 농장과는 다르다. 케이지 안에서 실시간 닭의 몸무게와 건강 상태를 측정하고 이에 맞는 사료를 준다. 무균 상태의 최적의 조건으로 자라기 때문에 달걀의 품질, 위생 상태가 뛰어나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6. 왕란·특란·대란 중 가장 큰 달걀은? 영양차이는? 마트에서 달걀을 구입할 때 자주 보는 이름이다. 과연 왕란·특란·대란 중 진짜 큰게 어떤 것일까.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이렇게 명명했을까.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달걀은 크기와 무게에 따라 중량규격을 5가지로 구분합니다. 왕란, 특란, 대란, 중란, 소란으로 분류한다. 이 기준은 단순히 중량규격일 뿐 등급과는 관계가 없다. 달걀의 크기가 클수록 영양도 많고 건강에 더 좋은 것은 아니다. 닭은 나이가 들면 몸집이 커지는데, 몸집이 커진 늙은 닭이 알을 낳으면 달걀의 크기도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나이가 든 닭이 낳으면 보통 왕란이나 특란, 주로 어린 닭이 낳으면 중란, 소란이다. 등급 판정 달걀 중 70.8%는 특란이다. 대란은 28.1%, 왕란은 0.8%로 보통 소비자들이 구매하게 되는 달걀은 특란인 것. 왕란 개수가 적은 이유는 외관품질 수준이 등급판정 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소란, 중란은 생산기간이 짧고 생산량이 많지 않아 등급판정 개수도 적다. 소, 돼지고기에도 등급제도가 있듯 달걀에도 품질에 따른 등급제도가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달걀의 외관상태, 난황(노른자) 퍼짐 정도 이물질 등을 평가해 1+등급, 1등급, 2등급, 3등급으로 나눈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등급판정 달걀의 91.7%가 1+등급이다. 1등급은 8.2%, 2등급은 0.1% 수준에 불과하다. 즉 우리가 시중에서 구입해 먹는 대부분의 달걀은 특란, 1+등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7. 유정란과 무정란…껍질색과 영양분 상관관계 계란에는 병아리가 태어날 수 있는 유정란과 병아리가 태어나지 못하는 무정란이 있다. 둘의 차이는 수정 유무의 차이다. 암탉은 매일같이 알을 낳으며 닭의 발정 주기는 그만큼 빠르다. 수탉의 정자는 견고한 난각에 둘러싸인 난자를 수정시킬 수 없으니 다음 배란 후 수정을 해야 하며, 정자는 거의 한 달간 생존할 수 있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대다수의 계란은 무정란이며 유정란은 대놓고 쓰여있다. 가격은 무정란보다는 유정란이 더 비싸다. 한때 웰빙 열풍이 불었을 때 유정란이 더 몸에 좋다는 소문이 돌았다. 사실 유정란과 무정란은 생명활동이 생기느냐 안생기느냐의 차이만 있을뿐 단백질 덩어리인건 똑같으며 영양 성분의 차이도 없다. 무정란과 유정란은 비단 계란 뿐만 아니라 모든 알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즉 새나 파충류, 단공류, 어류 같은 척추동물들 뿐만 아니라 개미나 벌 같은 일부 동물은 제외한 무척추동물의 알 역시 수정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로는 의미가 없다. 육안으로 구별만 안 될 뿐이지 어떤 종류의 알이라 할지라도 수정이 되지 않은 알에서 생명이 태어날 수 없다. 결국 썩어서 버려지거나, 누군가에게 먹힐 뿐이다.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무정란을 구분해서 먹는 오보(비건의 허용 품목에서 알(계란, 메추리알 등)만 추가로 허용. 닭은 수정을 하지 않더라도 매일 무정란을 낳기 때문에 살생이라고 할 수 없다는 관점), 락토 오보 계열(비건의 허용 품목에서 우유, 유제품만 추가로 허용.힌두교와 불교에서 일반적으로 일컫는 채식주의의 의미)도 있다. 달걀의 껍질도 색이 다른데, 껍질색과 영양분은 직접적 관계가 없다. 껍질의 색깔은 알을 낳은 닭의 품종이나 색깔에 따라 다르다. 껍질 보단 노른자의 색이 영양과 연관된다. 달걀 노른자의 색깔이 진할수록 암탉이 영양가 있는 곡물을 많이 섭취한 것이며, 노른자의 영양분도 높다. 또 달걀 흰자에 포함된 하얀 덩어리인 알끈을 먹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 알끈은 노른자를 흰자 중앙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단백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달걀에서 혈액 반점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암탉의 모세혈관이 터지면서 흘러나온 소량의 혈액이 난황에 부착됐기 때문이다. 혈액 반점만 제거하거나 가열해서 섭취하면 된다. 달걀의 신선도는 흰자의 탄력으로 판단할 수 있다. 흰자가 탄력 있으며 노른자를 품고 있을수록 싱싱하다. 반면, 흰자가 퍼져있고 노른자를 품고 있지 않다면 신선도가 떨어지는 달걀이다. 또 오래된 계란일수록 흰자가 물처럼 퍼지는 모습을 보이고, 물 위에 잘 뜬다. 8. 인류세는 세금이 아니다? '닭뼈'가 인류세의 지질학적 특징?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는 세금의 일종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인류가 지구 지질이나 생태계에 미친 영향에 주목하여 제안된 지질 시대의 구분 중 하나다. 즉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 변화, 대량절멸에 의한 생물 다양성의 상실, 인공 물질의 확대, 화석 연료의 연소나 핵실험에 의한 퇴적물의 변화 등이 주요 특징이며 이들은 모두 인류 활동이 원인이다. 방사선, 대기 중의 이산화 탄소, 플라스틱, 콘크리트가 인류세를 대표하는 물질로 언급된다. 인류세의 영문 표현인 Anthropocene은 사람을 뜻하는 anthropo-에 세를 뜻하는 접미사 -cene가 결합한 것이다. 또한 -cene는 새롭다는 뜻을 가진 고대 그리스어 단어 καινός(kainos)에서 유래한 것이다. 국제층서학회의 인류세 워킹그룹(AWG) 의장 얀 잘라세위츠 영국 레스터 대학교 교수는 "새로운 지질 시대의 증거는 닭 뼈다. 오늘날의 우리가 공룡 뼈로 중생대를 판별하듯 후세도 닭 뼈로 인류세를 감별할 것이다"고 말했다. 닭은 한 해 약 650억 마리가 도살될 정도로 전 지구적인 가축이기 때문에 닭고기의 닭뼈가 인류세의 최대 지질학적 특징으로 꼽힌다. 학계에서는 자주 사용되는 용어이며 정식 지질 연대로 포함돼야 할지는 아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인류세가 언제부터 시작하는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제안이 있는데 1만2000년 전 신석기 혁명이 일어났을 때를 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으며 반대로 1900년경이나 1960년대 이후처럼 상대적으로 늦은 시점을 언급하는 경우도 있다. 9. 달걀 한 개로부터 얻는 철학 흔히 중심과 변두리를 노른자와 흰자에 비유한다. 그러나 어느 쪽이 더 귀하거나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른자와 흰자가 잘 섞일 때 달걀말이가 되듯 조화로운 배합이 좋은 음식을 만든다. 주변이 없으면 중심도 없다. 사람들은 언저리보다 중심에 더 주목하지만, 언저리를 생각하지 못하는 중심은 표적을 잃어버리듯 허울뿐이다. 중심에서 떨어져 주변을 살피고, 어긋나게도 보고, 때로는 느긋하게 기다리며 일이 돌아가는 형편도 파악해야 한다. 중심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말은, 그곳이 어디든 줏대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 최장순 수필 '달걀 한 개로부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전 궁중악사 종문이예요 미단공주와 뒤뜰에서 놀다 빨래줄에 걸린 이불숲속에서 키스하던 순간 천년을 기다려도 이루어지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10억년도 지나고 나면 한 순간 이 순간이 지나면 우린 영원히 다시 만나게 될거예요" - 영화 '은행나무 침대' 중에서 - 서울 시내 가로수 40만그루 가운데 은행나무가 가장 많다. 대략 30~40%정도 차지한다. 어디서든 적응해 왕성하게 잘 자라기때문에 가로수에 매우 적합한 나무다. 2위는 버즘나무(플라타너스), 3위는 느티나무, 4위는 벚나무 3만2641그루 순이다. 은행나무가 도심에 많은 이유는 공해나 병충해에 강하고 수명이 길다. 게다가 가을이면 노란색 단풍의 멋진 자태를까지 자랑하며 시민들에게 볼거리까지 제공한다. 게다가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뛰어나고 질소·아황산가스 등 공기 중의 나쁜 성분을 잘 정화한다. 냄새가 강해서 벌레도 적게 꼬여 병충해에 강하다. 은행나무는 목재로써 활용도도 높다. 결이 곱고 탄력성이 높아 가구나 바둑판 등으로 많이 쓰인다. 은행나무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라, 암나무가 피해를 준다고 함부러 베어서는 안된다. 은행나무 과에는 오직 은행나무 1속, 1종만이 있을 뿐이다. 은행나무는 고생대부터 있었고 쥐라기가 전성기였던 화석식물이다. 빙하기에는 대부분의 식물들이 사라졌지만 비교적 따뜻했던 중국 절강성 부근에 살아남아 이제 한반도 전역에서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은행나무는 매년 9~10월 열매를 맺는다. 은행잎은 혈액순환 촉진 성분이 있어 뇌기능, 말초혈관 개선 등의 약 재료로 쓰이지만 열매 역시 혈행개선에 좋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가로수 은행나무의 특유의 냄새와 악취는 서울시 가을 민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골치거리다. 열매가 밟혀 터지면 냄새가 더 심해지고 거리도 지저분해진다. 은행 열매가 악취를 내는 것은 은행 껍질에 있는 은행산과 빌로볼 성분 때문이다. 고약한 구린내를 풍겨 곤충으로부터 씨앗을 보호한다. 열매는 암나무에서만 열린다. 은행이 열리는, 은행이 떨어져 있는 나무가 암나무다. 암나무가 가장 많은 자치구는 서울 송파구다. 당연히 민원도 가장 많다. ‘은행나무도 마주서야 연다’는 속담처럼, 은행나무는 동물처럼 암수가 따로 있는 나무다. 조상들은 은행나무를 서로 바라보기만 해도 사랑이 오가 열매를 맺는 나무로 여겼다. 그 이유는 수꽃의 꽃가루가 스스로 움직여 암꽃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년 심각한 고민을 해왔다. 서울시는 25개 구청에 “은행 열매가 떨어지기 전에 미리 털어달라”고 공문을 매년 발송한다. 최근엔 은행털이(?) 기계를 도입해 강제로 은행열매를 떨어뜨린다. 원래 가로수 열매는 채취할 수 없게 돼 있지만, 은행나무는 예외로 인정한다. 은행이 떨어지기 전에 주민들이 따가는 것도 권고한다. 은행 미리 털기, 은행 주워가기 등의 방법보다 근본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것이다. 문제는 예산이다. 한 그루를 바꿔 심는 데 200만원가량이 든다. 적지 않은 비용 때문에 지하철 출입구, 횡단보도 주변등 통행량이 많은 지역중심으로 수나무로 매년 조금씩 교체중이다. 그렇다면 심을때 아예 수나무를 심지, 왜 암나무를 심어서 고생하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 종전까지 인간의 기술로는 은행나무의 암수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은행나무는 보통 20~30년 지나야 꽃이 피기 시작하고 열매가 열려야 암수를 구별할 수 있다. 서울시 조경과 담당자는 "은행나무의 암수 구별은 쉽지 않다. 10년 이상 자라 열매가 달려야 암나무임을 확인할 수 있다"며 "옛날에는 수나무는 가지가 하늘로 뻗고 암나무는 옆으로 퍼진다는 조경업자들의 감별법에 따라 수나무를 골라 심었다. 하지만 정확하지 않아 암나무를 완벽하게 골라내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국립산림과학원이 2011년 암수나무 조기식별 DNA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2014년 국내 특허 등록을 마친 이 기술은 현재 민간기업에 기술이전까지 마친 상태다. 요즘 시골에서는 열매를 맺는 암나무를, 도시에서는 악취를 풍길 우려가 없는 수나무를 심는다. 서울시는 암나무를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수나무로 바꿔 심는 정책을 추진중이다. 지하철 출입구나 버스 정류장, 횡단보도 주변 등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곳을 중심으로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한다. 은행나무는 신목(神木)이다. 양평 용문사 높이 60미터 1200살 은행나무는 8.15해방 직전 두 달간 울었고 6.25사변 때는 50일간 울었는데 십리 밖까지 그 소리가 들렸다는 전설이 있다. 은행을 맺지않는 은행나무에 대한 조선시대 전등사 비화도 있다. 숭유억불 정책을 펼치던 조선시대, 전등사도 예외없이 탄압의 대상이었다. 관리들과 토호들의 탐욕으로 젊은 스님들은 강화성을 쌓는 데 사역을 나가고, 늙은 스님들은 종이를 만들어 바쳐야 했다. 전등사에 있는 2그루 은행나무 때문에 매년 은행을 진상으로 바치고 나면 남는 게 없었다. 다 털어도 10가마니밖에 안 될 판에 20가마니를 바치라는 조정의 명령에 전등사가 난리가 났다. 승려들은 은행나무 아래에 단을 쌓아두고 3일기도를 올렸다. "오늘 3일기도를 마치며 이 은행나무 2그루가 100년이 지나도 1000년이 지나도 영원히 열매 단 한 알도 맺지 아니하기를 원하나이다"라고. 이후 은행나무 2그루는 은행을 맺지 않게 되었고 관가의 탄압도 없어졌다. 은행을 맺지 않는 은행나무들은 노승나무와 동승나무로 불린다. 은행열매, 은행나무잎, 은행나무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아래는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이다. 아래 시 연탄재를 은행나무(은행잎, 은행열매)로 바꿔도 전혀 의미에서 차이가 없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추석에도 평소 보름달보다 더 환하고 거대한 보름달 이른바 '슈퍼문'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슈퍼문은 1970년 미국 점성술가 리처드 놀이 제안한 용어로 천문학적 공식 명칭인 근지점 삭망이다. 지구와 가장 먼 원지점의 보름달인 ‘미니문’에 비해 슈퍼문은 최대 14% 크고 30%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기준 17일 오후 6시 17분에 ‘슈퍼문’이 떠서 18일 오전 6시 2분에 질 예정이다. 달이 태양 정반대에 위치해 완전히 둥근달이 되는 시간은 18일 오전 11시 34분이다. 슈퍼문은 달이 지구에 가장 가까운 근지점을 기준으로 90% 이내에 있을 때를 말한다. 매년 추분에 가장 가까운 달을 유럽, 미국 문화권 일부에서는 '추수달'(Harvest Moon)이라고 부르는 데 추석에 뜨는 보름달이 이에 해당한다.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음력 15일은 달의 모양이 보름달이다. 달의 모양은 지구와 달, 태양의 위치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게 되는데, 이것을 달의 위상이라고 한다. 추석 때는 음력 15일로 달-지구-태양 즉 지구를 기준으로 달과 태양이 일직선으로 배열이 되기 때문에 밝은 보름달 모양이다. 사실 달의 밝기와 크기는 달과 지구와의 거리에 따라 결정된다. 달은 지구와 평균 38만km 떨어져 있는데 가장 가까울 때는 약 35만7000km까지 다가온다. 이때 뜨는 보름달은 매우 밝고 더 크게 보인다. 그래서 '슈퍼문(Super Moon)'이라는 이름까지 붙었다. 반면 지구와 달의 가장 멀리 있는 지점은 약 40만5500km인데, 원지점에서 뜨는 보름달을 '미니문(마이크로문)'이라 부른다. 그럼 추석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한가위 보름달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우리민족에게 한가위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달맞이 소원 빌기는 우리 민족의 농경생활과 달의 연관성에서 비롯됐다. 예부터 선조들은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는데, 우리 조상들은 한가위 보름달이 크고 둥글수록 풍년이 들고 가을 농사가 풍성해진다고 믿었다. 둥글게 떠오른 보름달의 모습은 알맹이가 꽉 찬 햇곡식, 햇과일과 닮아 예로부터 풍요와 풍작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또 매달 차고 기울기를 반복하는 달의 속성은 무한한 생명력의 상징이다. 추수가 시작되는 시기면서 크고 밝은 달이 뜨는 추석 저녁 보름달을 보며 그해 수확에 감사하고, 또 이듬해의 풍작을 기원했다. 동양에서는 달이 풍요와 소원을 비는 이미지라면, 서양에서는 달이 '침울하고 우울하며' 태양과 반대의미로 '악마와 어둠'의 이미지가 강하다. 특히 우리 조상들은 보름달을 좋아했다. 달빛이 주위를 밝게 비춰 오늘날 가로등같은 역할을 해주며 밤에도 낮처럼 활동이 가능한 날이었다.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남녀가 데이트를 하기도 했고, 여럿이 모여 강강술래를 하면서 놀기도 했다. 또 보름달은 풍요, 장수, 지혜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보름달을 보면서 소원을 비는 사람이 많아 진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전통 명절 중 네 개가 보름날에 해당한다. 1월 15일의 정월 대보름, 6월 15일의 유두, 7월 15일의 백중, 8월 15일의 추석 한가위다. 특히 한가위는 서양의 추수감사절과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 전통 명절이다. 추석은 일년 중 달빛이 가장 좋은 날로도 알려져 있는데, 가을 하늘이 높고 청명하기 때문이다.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지진이 지구 쓰레기매립지를 파손해 환경오염을 심화시킨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인류세에 대한 새로운 지질시대 인정여부도 논란이 되고 있다. 8월 30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년 세계지질과학총회’의 ‘인류세’ 세션에 참가해 ‘폐기물 지층의 인류학적 중요성’을 발표한 남욱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쓰레기 매립지도 앞으로는 지질학적 지층으로 간주돼야 한다. 매립지 영향으로 산사태를 비롯해 실제 지층과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세계 곳곳에서 지진으로 땅속 쓰레기 매립지가 파손되며 환경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100% 인간 활동인 폐기물 때문에 지구가 바뀌고 있다"고 경고했다. 즉 영구 동토층이 녹으며 메탄이 발생하는 것처럼, 무단 투기를 포함해 세계 곳곳의 쓰레기 매립지에서도 메탄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부산 지질총회에서 인류세가 홀로세(Holocene)를 이을 새 지질시대로 선포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CNN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국제지질과학연맹(IUGS) 산하 제4기층서소위원회에서 진행된 인류세 도입 투표 결과 부결됐다. 소위원회는 인류세 도입을 6주 동안 논의한 끝에 반대표 66%로 부결했다. 찬성 4명, 반대 12명, 기권 2명으로 나타났으며, 3명의 위원은 투표도, 공식적인 기권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인류세실무그룹(AWG)은 2023년 7월께 인류세의 국제표준층서구역으로 크로퍼드 호수를 선정하고, 1950년대 이후 핵실험으로 전 지구에 흔적을 남긴 ‘플루토늄’을 주요 마커(표지)로 정했다. 이에 따른 도입안이 최종 비준되면 인류는 홀로세를 끝내고 ‘신생대 제4기 인류세 크로퍼드절’에 살게 될 전망이었다. 하지만 이번 소위원회에선 인류세 도입 논의가 성급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인류세 시작 시기에 대한 다른 목소리도 나왔다. 핵실험이 활발히 이루어지던 1950년대가 아닌 18세기 후반 산업혁명 시작 시기를 인류세의 시작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는 세금의 일종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인류가 지구 지질이나 생태계에 미친 영향에 주목하여 제안된 지질 시대의 구분 중 하나다. 즉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 변화, 대량절멸에 의한 생물 다양성의 상실, 인공 물질의 확대, 화석 연료의 연소나 핵실험에 의한 퇴적물의 변화 등이 주요 특징이며 이들은 모두 인류 활동이 원인이다. 방사선, 대기 중의 이산화 탄소, 플라스틱, 콘크리트가 인류세를 대표하는 물질로 언급된다. 국제층서학회의 인류세 워킹그룹(AWG) 의장 얀 잘라세위츠 영국 레스터 대학교 교수는 "새로운 지질 시대의 증거는 닭 뼈다. 오늘날의 우리가 공룡 뼈로 중생대를 판별하듯 후세도 닭 뼈로 인류세를 감별할 것이다"고 말했다. 닭은 한 해 약 650억 마리가 도살될 정도로 전 지구적인 가축이기 때문에 닭고기의 닭뼈가 인류세의 최대 지질학적 특징으로 꼽힌다. 인류세의 영문 표현인 Anthropocene은 사람을 뜻하는 anthropo-에 세를 뜻하는 접미사 -cene가 결합한 것이다. 또한 -cene는 새롭다는 뜻을 가진 고대 그리스어 단어 καινός(kainos)에서 유래한 것이다. 미국의 생태학자 유진 F. 스토머가 1980년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존홀을 연구하여 노벨 화학상을 받은 네덜란드의 대기학자 파울 크뤼천이 2000년부터 보급했다. 스토머도 자신이 인류세라는 용어를 1980년대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크뤼천이 내게 연락하기 전까지 그 단어는 세상에 제대로 통용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학계에서는 자주 사용되는 용어이며 정식 지질 연대로 포함돼야 할지는 아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인류세가 언제부터 시작하는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제안이 있는데 1만2000년 전 신석기 혁명이 일어났을 때를 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으며 반대로 1900년경이나 1960년대 이후처럼 상대적으로 늦은 시점을 언급하는 경우도 있다. 대기 변화를 기준으로 삼아 산업 혁명을 시점으로 주장하기도 한다. 혹자는 인류세에서도 가장 가까운, 제2차 세계 대전 이후는 특히 사회경제적 변화나 지구 환경의 변동이 극적인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이 시기를 가리켜 대전환(Great Acceleration)이라고도 한다. 2000년 2월 23일 쿠에르나바카에서 개최된 국제 지구권-생물권 프로그램(IGBP) 제15회 과학위원회 회의에서 홀로세에 관한 발언을 듣던 크뤼천은 더 이상 홀로세가 현재를 표현하기에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1만1700년에 달하는 홀로세 안에서도 석기 시대의 인류와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 인류는 큰 차이가 있기에 우리는 이미 인류세에 진입한 것이다"고 발언했다. 급속한 산업화 시기 이후, 특히 퇴적층에 핵실험의 흔적인 플루토늄이 등장한 1950년 이후를 인류세의 시작으로 본다. 지질시대 명명 권한을 가진 국제층서위원회는 2009년부터 인류세워킹그룹(AWG)을 만들고 인류세를 새로운 지질시대로 인정할지를 연구해왔다. 지질학계에서는 인류세 도입이 무산됐지만 인류세에 대한 논의나 용어의 활용 자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표에 참여한 킴 코언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 조교수(지구과학)는 “이미 인류세가 많은 사람에게 상용화되었다”며 “학술지에서도 많은 이들이 사용하지만 지질학계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부산 총회에서도 전 세계에서 연구된 인류세의 증거들이 활발하게 논의됐다. 아그니에슈카 갈루스카 폴란드 얀 코하노브스키대 화학연구소 교수는 폴란드 북서부 코워브제크 해변에서 발견된 총알 파편 암석을 소개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투로 해변에 떨어진 황동 총알이 사암·석회암과 만나 새로운 물질이 됐다는 설명이다. 갈루스카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섬 연안에서 발견된 플라스티스톤(플라스틱 암석)과 마찬가지로 인류세의 예시”라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인류세연구소장인 박범순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는 1930년대 이후 낙동강 하구 퇴적물에 중금속이 증가했다는 최근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일제강점기 석탄 연소가 증가한 1931년, 국가 재건과 산업화가 본격화한 1961년, 1981년 퇴적층에서 수은을 비롯한 여러 중금속 농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1934년 녹산댐 건설 이후 퇴적물이 모래에서 진흙으로 바뀐 현상도 나타났다. 박 교수는 “유사한 사례를 일본, 중국은 물론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봄볕은 며느리를 쬐이고 가을볕은 딸을 쬐인다' '배 썩은 것은 딸을 주고 밤 썩은 것은 며느리 준다' '딸에게는 팥죽 주고 며느리에게는 콩죽 준다' '죽 먹은 설거지는 딸 시키고 비빔 그릇 설거지는 며느리 시킨다' 이 속담들은 며느리도 자식이라지만 직접 낳은 피붙이인 제 딸과 같을 수는 없다. 아무래도 며느리보다 딸을 더 위하게 되는 인지상정을 표현한 것이다. 게다가 봄가을 날씨를 통해 그만큼 가을볕이 좋다는 의미도 담고있다. 하지만 곶감에서는 '겨울 곶감 보배, 가을 곶감 찬밥'이라는 말이 어울릴 듯하다. 그 이유를 알아보자. 설날과 추석에는 보통 한우, 과일, 곶감 등 먹거리 선물이 세대와 시대를 불문하고 환영 받는 명절 선물의 스테디 셀러다. 명절 단골선물 곶감하면 생각나는 지역이 상주다. 전국 곶감 최대 생산지인 상주 곶감은 인지도가 가장 높아, 상주곶감의 전국 점유율이 60%에 이른다. 영동 곶감이나 동상 곶감 등의 라이벌도 있는데, 이런 곳을 비롯해 일부에서는 상주에서 감을 떼가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상주는 삼백(三白)의 고장이다. 흰 쌀, 누에고치 그리고 곶감이 유명하기 때문이다. 예전의 명성 그대로 상주 쌀은 전국 최고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고 토지 또한 편마암 지대로 형성된 사질양토에서 생산되어 옛부터 수라상에 올랐을 정도로 고품질을 자랑한다. 경북 내륙지역의 음식은 크게 내세울 게 없다. 척박한 산악지형이 대부분이어서 음식 재료가 많지 않다. 곡창지대도 적고 해산물이 나오는 바다와도 거리가 멀다. 자연히 산해진미가 다양한 다른 지역보다 음식문화가 발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상주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낙동강 상류지만, 드넓은 평야를 보유하고 있다. 지형적으로 보면 동쪽 지역은 분지이며, 북서부는 산악지역이어서 겨울의 차가운 북서풍을 막아준다. 낙동강에 합류하는 지역에 비옥한 함창평야와 상주평야가 발달했다. 게다가 맑은 날이 연평균 156일에 달해 쌀은 물론 배, 사과, 포도, 복숭아등의 과일 작물 재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곶감 역시 익으면서 하얗게 변하기 때문에 삼백에 포함됐다. 상주에서 나오는 특산물들은 대체로 이름과 실상이 들어맞는다는 뜻을 가진 '명실상부'(名實相符)라는 한자어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 많다. 상주시는 1254.64㎢ 면적에 9만2778명의 인구를 가진 1읍 17면 6동으로 구성됐다. 상주시는 전국 시군구 중 6위, 경상북도에서도 안동시, 경주시 다음으로 3위일 정도로 면적이 넓다. 경상도란 이름도 당시 가장 큰 고장인 경주와 상주에서 따왔을 정도로 영남의 대표 중심지였다.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 때까지 오늘날의 도청에 해당되는 경상감영이 있었던 경상도의 중심지였다. 1789년 전국 도시 호구조사에 따르면 상주의 인구수는 1만8296명으로 전국 도시들 중 네번째로 많았다. 1593년(선조 26) 임진왜란 중에 경상도의 감영이 대구로 옮겨갔다. 택리지(이중환 저)에서는 "상주의 다른 이름은 낙양이며, 조령 밑에 있는 하나의 큰 도회지로서 산이 웅장하고 들이 넓다. 북쪽으로 조령과 가까워 충청도·경기도와 통하고, 동쪽으로는 낙동강과 임해서 김해·동래와 통한다. 운반하는 말과 짐 실은 배가 남쪽과 북쪽에서 물길과 육로로 모여드는데, 이것은 무역하기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 지방에는 부유한 자가 많고 또 이름난 선비와 높은 벼슬을 지낸 사람도 많다. 우복 정경세와 창석 이준 모두 이 고을 사람이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감은 상주에서 가장 보기 쉬운 과목(果木) 중 하나다. 감은 상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친숙한 과일로서 상주 어디에서든 볼 수 있다. 시내만 벗어나면 그냥 길에 굴러다닌다. 가로수를 아예 감나무로 심어 놨을 정도. 곶감은 생감을 가공해 만드는 말린 과일(乾果), 즉 수분이 많아 잘 썩는 감을 오랫동안 두고두고 먹기 위해 만들어진 보존식품이다. 건시(乾柿)라고도 한다. 곶감의 흰 가루는 과당, 포도당, 만니톨 등 당류로 이루어져 있다. 모르는 사람은 겉이 허옇게 변한 걸 보고 곰팡이가 피었다고 하는데 감의 당분이 빠져나와 굳은 것이다. 곶감을 많이 먹으면 변비 걸릴 수 있다거나 변비 잘 걸리는 사람에게 좋지 않다는 속설이 퍼져 있는데 곶감 속의 탄닌은 활성이 없어 변비를 일으키지 않는다. 곶감보다는 홍시가 배변활동에 그리 좋지 않다. 곶감의 유래는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이라는 어원이 유력하다. '꽂-' 어간의 한국어 어형은 '곶-'이며 옛말에선 용언의 어간이 관형사형 어미 없이 곧바로 체언을 꾸밈으로써 합성어를 이루는 경우가 빈번했다. 한국은 곶감에 대한 문헌상 구체적인 기록은 조선 시대인 17세기 기록이 있으며 고려 시대에는 감을 먹었다는 기록만 있다. 감은 가을에 수확해 말리는 과정을 거쳐 설날 즈음에 상품으로 나온다. 이른바 '진짜 좋고 신선한 곶감'인 햇곶감이 설명절 전후에 나오는 셈. 이때부터 냉동시켜 잘 보관해 추석때도 판매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는 사람들은 설날엔 곶감이 귀품이지만, 가을에는 다소 선물로 피하는 경우도 있다. 덜 익은 생감의 껍질을 얇게 벗겨낸 뒤 대꼬챙이나 싸리꼬챙이 같은 것에 꿰어 햇볕이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매달아 건조시킨다. 수분이 1/3 정도로 건조되었을 때 속의 씨를 빼내고 손질해 다시 건조시킨다. 여기서 완전히 건조시키지 않고 수분을 충분히 남겨두면 반건시가 된다. 수분이 많아 맛이 더 차지고 부드러워서 씹기도 편하며 표면에 포도당 결정 - '하얀 가루'가 맺히지 않아 빛깔도 곱고 모양도 보기 좋아 건시보다 상품가치가 높다. 명절에 선물용으로 기획된 상품을 보면 대부분 반건시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본래 곶감을 만드는 이유가 오랜 보관을 위한 것이므로 반건시는 수분이 많은 만큼 변질되기 쉬워 유통기한이 짧다. 물론 현대에는 냉장고 등 저장기술의 발달로 웬만한 보존식품들은 사실상 기호식품이 되었고 보존능력보다는 그 특유의 맛에 의의가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큰 문제는 아니다. 한국에서는 전래동화 '곶감과 호랑이' 이미지 때문에 호랑이의 천적으로 인식된다. 90년대 SBS 호기심 천국에서 '호랑이는 정말 곶감을 무서워할까?'라는 주제로 호랑이들에게 곶감을 주는 실험을 했다. 먼저 그냥 곶감을 집게로 집어 우리에 넣었을 때 호랑이들이 냄새를 맡다가 곧바로 관심을 접었다. 두 번째는 사육사 손을 통해 먹이려고 했지만 질색하면서 곶감에서 고개를 돌렸다. 세 번째는 호랑이 먹이인 생닭 뱃속에 곶감을 넣어서 먹였을 때 닭을 잘 먹던 호랑이가 곶감을 씹자마자 잘 먹던 닭도 토해냈다. 아무래도 고양이과 동물들은 단 맛을 못 느끼는 만큼 단 맛이 나는 과일 자체를 선호하지 않는다. 게다가 곶감은 동물들 입장에선 신선하다고 느낄 수 없는 음식이니 토해낼 만큼 기피하는 듯 하다. 반면 단 맛을 좋아하는 개과 동물들은 무척 좋아한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가을전령사 '고추잠자리 날면 찬바람 난다'는 경북 지방의 속담이 있다. 고추잠자리가 가을철에 나타나기에 기온이 낮아져 날씨가 쌀쌀해지는 계절이 됐다는 의미다. 고추잠자리와 코스모스 그리고 뭉개구름은 홍어삼합처럼 최적의 환상궁합이다. 뭉개구름이 떠다니는 푸른 하늘과 무리를 지어 활짝 핀 코스모스 위를 낮게 날아다니는 고추잠자리는 시골 마을 추억을 아스라이 불러낸다. 입추 무렵부터 들리기 시작한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왠지 더 자주, 그리고 더 처량하게 들린다. 뿐만 아니라 하늘엔 뭉게구름이 둥실둥실 떠있고, 그 아래 고추잠자리들이 한가롭게 날아 다닌다. 옛말에 처서는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고 했다. 잠자리는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미국 플로리다·하와이 등지에서 주로 서식한다. 1년 중 가장 좋은 날씨, 햇볕은 바삭, 바람은 선선한 가을에 우리에게 찾아오는 친숙하고 고마운 곤충이다. 실제로도 곤충이지만 가장 혐오감을 일으키지 않는 부류에 속한다. 꿈틀거림, 기어다님, 지나치게 기다란 더듬이, 몸에 달라붙는 행동, 미묘한 광택, 실내 침투, 특유의 울음소리 등 무엇 하나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요소가 없다. 가을 하면 떠오르는 마스코트 격 곤충일 만큼 자주 접할 수 있고, 개체수도 많아 익숙하고 친근하다. 또한 모기나 파리, 나방 따위를 잡아먹는 고마운 익충인데다 사람에게 접근하지 않고 보통 조용히 나뭇가지나 풀에 매달려 있거나 사람 머리 위 멀리 공중을 날아다니기 때문에 곤충을 싫어해도 잠자리 정도는 예외인 사람들이 많다. 단, 유럽과 미국에서는 인식이 안 좋아서 잠자리를 '악마의 바늘(Devil's Needle)'이라고 부른다. 가늘고 뾰족한 배를 보고 바늘을 연상시켜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다름아닌 공포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에게 거짓말을 하는 아이가 있으면 그 아이가 자고 있을 때 잠자리가 날아와 산채로 눈과 입을 꿰매버린다는 전설도 있다. 유럽에서 dragon은 악마, 사탄을 의미했다. 동양에서의 긍정적인 용의 심상과 매우 다르다. 잠자리가 영어로 dragonfly(용 + 파리)라는 점에서 한국 및 아시아의 아이들은 잠자리를 좋아한다. 우리가 '잠자리채'라 부르는 것을 유럽, 미국에서는 'Dragonfly net'이라고 안 부르고 'Butterfly net'이라고 부를 정도로 매우 꺼림을 알 수 있다. 잠자리는 동족포식도 한다. 그래서 잠자리를 같은 통에 넣어놓는 것은 잠자리에겐 고문이다. 곤충강 잠자리목에 속하는 곤충의 총칭으로 잠자리아목(불균시아목)과 실잠자리아목(균시아목)으로 나뉜다. 전세계에 약 5700여 종이 있고, 한국에는 127종이 서식한다. 한자로는 청낭자(靑娘子)·청령(蜻蛉)·청정(蜻蜓)이라고 한다. 잠자리의 애벌레는 순우리말로는 '학배기'라고 하고 한자로는 蠆(전갈 채)를 써서 '수채(水蠆)'라고 부른다. 고추잠자리는 평지의 늪지대에서 자라서 늦봄과 초여름인 5∼6월부터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린 채 우화(羽化·번데기가 날개 있는 성충이 됨)한다. 다 큰 고추잠자리는 몸길이가 17∼20mm로 녹갈색 바탕에 검은색 점무늬가 있으며 연못 등 수생식물이 많은 곳에 산다. 수컷은 몸이 붉어 '고추잠자리'라 부르고, 암컷은 노르스름해 ‘메밀잠자리’라고 한다. 고추잠자리 이름은 몸이 고추처럼 생기고 빨개서 붙은 이름이며, 성인 수컷에만 이런 색이 나타난다. 미성숙한 수컷이나 암컷은 노란 빛을 띈다. 곤충 중에 머리를 이리저리 돌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생물이다. 사마귀처럼 뒤를 쳐다볼 정도로 돌아가지는 않지만 고개를 조금씩 돌려 상하좌우를 살피는 정도는 할 수 있다. 잠자리의 커다랗고 둥그런 겹눈은 종에 따라 1만~2만8000여 개의 낱눈으로 이루어져 있다. 육각의 벌집처럼 생긴 각각의 낱눈은 사람의 눈처럼 각막과 망막과 유리체를 가지고 있다. 시력은 낮지만 각각의 낱눈이 따로따로 빛을 감지할 수 있어서 움직이는 것을 잘 포착한다. 이 겹눈으로 잠자리는 앞뒤 좌우 제 몸 20미터 뒤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다. 잠자리는 뇌의 80%를 겹눈이 포착해낸 사물을 감지하는 데 사용한다. 이 엄청난 기능의 겹눈 사이에 있는 세 개의 홑눈은 사물을 보는 게 아니라 빛의 밝기를 측정해 사물의 원근과 명암 정도를 구별한다. 잠자리 눈이 우리에게 주는 철학적 교훈은 "하나의 눈으로 바라본 하나의 정답이 아닌,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2만8000여 개의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그 다양함이 그대로 인정될 수 있는 그런 세상, 잠자리가 꿈꾸눈 세상"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잠자리는 날개를 접지를 못하고, 이동은 불가능하고 착륙만 가능한 반쪽짜리 다리를 가진 원시적인 생물이다. 하지만 비행능력만큼은 곤충 중에서 최고급 수준이다. 벌새와 함께 인간이 가진 그 어떤 비행체도 아직 잠자리의 비행능력에는 도달하지 못한다. 날개는 그냥 얇은 막이 아니라 가는 관이 있어서 혈액은 물론 신경도 있다. 날개 두 쌍을 움직이는 골격은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날개의 속도를 따로 조절할 수 있다. 덕분에 방향전환과 속도가 자유자재다. 날개 네 개를 모두 따로 움직여 급선회·급강하·급상승·호버링·상하좌우 이동 등 비행 중에 가능한 모든 기동방식을 갖췄다. 게다가 웬만한 새들도 못하는 평상시 날아다니는 속도 그대로 후진비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원시적인 진화인 만큼 이 비행능력은 심각한 구조적 결함을 내재하고 있다. 잠자리가 날아다닐 때 나는 타다닥거리는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는데, 사실 날개끼리 충돌해서 나는 소리다. 즉 급기동시 날개가 휘며 다른 날개들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작은 곤충이라 무사할 뿐 다른 생물에는 적용 불가능한 날개구조이다. 직선 고속비행에도 적합하지 않다. 잠자리가 정지비행 중에 갑자기 방향을 틀어 고속으로 날아가는 걸 볼 수 있는데, 이때 엄청난 압력을 받지만 외피가 인간보다 튼튼한 곤충이라서 멀쩡하다. 만약 인간이 비슷한 속도로 그렇게 움직이면 약 12G에 달하는 압력을 받는다. 참고로 우주선이 이륙할 때 인간이 받는 압력이 10G가 조금 안된다. 일부 종의 경우 최대 약 97km/h로 날기도 한다. 독일의 페스토(Festo)라는 회사에서 만든 바이오니콥터(Bionicopter)라는 잠자리 로봇도 있다. 크기는 메가네우라와 비슷한 수준이다. 모양이 비슷한 500MD 헬기의 별명이 잠자리헬기다. 헬리콥터와 모양새를 연관 지으려면 H-13 기종이 가장 잠자리와 유사하다. 일본에서는 과거 승충(勝蟲)이라 부르며 무사들이 자신의 투구나 무기 등에 잠자리 모양 장식을 달기도 했는데, 이는 당시 잠자리는 오직 전진만을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서 전쟁에 나가서도 후퇴 없이 전진만을 하겠다는 의미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일본 영화 러브레터에서도 주인공이 얼어붙은 잠자리를 발견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이 일본 문구브랜드 톰보의 PPL로, 극에 잘 녹아들으면서도 거부감 없이 상표를 알린 모범적인 PPL사례다. 곤충 중 체급 비율까지 생각하면 거의 모든 동물 중에서도 최상위 클래스의 최상위 포식자다. 포유동물에 비유했을 때 호랑이나 사자에 비견될 정도다. 장수풍뎅이류나 사슴벌레류는 말벌이나 사마귀조차도 명함을 못 내미는 사실상 곤충의 정점이지만, 애초에 서식지가 겹치치도 않을뿐더러 이들은 대부분 초식성이다. 장수말벌과 사마귀의 경우 잠자리가 이기기 힘들다. 소형 사마귀들이라면 모르지만, 애초에 사마귀들은 잠자리의 사냥범위 안에 들어갈 만큼 비행을 오래, 높게 하는 곤충이 아니다. 잠자리 수컷은 배가 시작되는 부분, 즉 복부 제2마디에 부성기가 있고 배의 끝부분에 암컷의 목에 연결되는 부속기가 있다. 암컷의 배 끝에는 산란변이 존재한다. 교미(짝짓기)를 시작하면 수컷은 부속기로 암컷의 목을 휘어감고 암컷은 배 끝의 음문을 수컷의 부성기에 접촉해 정자를 받아들인다. 교미는 공중에서 단시간 내에 이뤄진다. 잠자리 두 마리가 하트(♡) 모양으로 연결되어 날아다니거나 앉아서 쉬는 것이 바로 교미장면이다. 특히 실잠자리의 교미는 다른 잠자리들보다 하트 모양이 잘 나온다. 꼬리가 가늘기 때문. 여담으로 러브버그도 교미하면서 비행한다. 교미 후 여러 가지 형태로 산란한다. 수면 위를 날면서 공중에서 알을 뿌리는 공중산란, 배 끝의 산란 변을 수면에 스치듯이 하며 산란하는 타수산란, 역시 비행하면서 진흙에 산란하는 타니산란, 물 옆에 앉아서 알을 흩뿌리는 유리성정지산란, 물에 산란변을 푹 담가 산란하는 접수정지산란, 진흙이나 모래에 산란변을 꽂아 알을 낳는 접니정지산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수컷이 암컷과 연결되어 함께 산란하는 경우도 있고, 수컷은 근처에서 감시하고 암컷이 단독 산란하는 경우도 있다. 고추잠자리가 아닌 꼬마잠자리는 문화재청이 2007년에 천연기념물로의 지정을 예고했으나 아직도 지정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노란잔산잠자리, 대모잠자리, 꼬마잠자리의 3종이 대한민국 환경부 지정 보호대상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2015년 12월에 대한민국 고유종인 노란배측범잠자리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IUCN 적색목록에 위기종(EN)으로 등재됐다. 근대화 이전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성체와 애벌레를 결핵, 천식 환자에게 약재로 썼으며, 일본의 내륙지방 역시 잠자리 유충을 모아 어린 아이의 감기약으로 사용했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잠자리 연구의 권위자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활동한 이승모 박사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 잠자리를 연구하는 학자는 정광수 박사가 거의 유일하다. 정광수 박사는 잠자리 도감, 한국 잠자리 도감, 잠자리 나들이 도감, 한국 잠자리 유충 도감 등 수많은 책을 저술했으며, '한국의 잠자리'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 박은옥 씨의 동요 '윙윙윙'(1978년) 윙윙윙윙 고추잠자리 이리저리 놀리며 윙윙윙 윙윙윙윙 꼬마 아가씨 이리저리 쫓아가며 윙윙윙 ◆ 조용필 씨의 '고추잠자리'(1981년) 가을빛 물든 언덕에 들꽃 따로 왔다가 잠든 나 엄마야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외로움 젖은 마음으로 하늘을 보면 흰 구름만 흘러가고 나는 어지러워 어지럼 뱅뱅 날아가는 고추 잠자리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봐 그런가봐 엄마야 나는 왜 자꾸만 기다리니 엄마야 나는 왜 갑자기 보고싶지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봐 그런가봐 엄마야 나는 왜 자꾸만 슬퍼지지 엄마야 나는 왜 갑자기 울고싶지 가을빛 물든 언덕에 들꽃 따로 왔다가 잠든 나 엄마야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외로움 젖은 마음으로 하늘을 보면 흰 구름만 흘러가고 나는 어지러워 어지럼 뱅뱅 날아가는 고추 잠자리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봐 그런가봐 엄마야 나는 왜 자꾸만 기다리니 엄마야 나는 왜 갑자기 보고싶지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8월 22일은 24절기 중 14번째에 해당하는 절기인 처서(處暑·limit of heat)다. 입추(立秋)와 백로(白露) 사이에 있으며, 처서가 되면 여름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다. 입추가 세운 가을은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을 지나 입동으로 간다. 아직 가을은 아니더라도 가을을 맞이할 준비 태세로 들어갔다.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은 모두 ‘설 입(立)’ 자를 쓴다. 왜 ‘들 입(入)’ 자를 쓰지 않은 것일까. 여기서 입은 각 계절로 들어선다는 뜻보다는 계절을 준비한다는 의미가 더 강하기 때문이다. 초복이 매미의 계절이라면, 처서는 귀뚜라미의 계절이다. 흔히 처서는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기에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속담도 있다. 처서의 서늘함 때문에 파리, 모기의 극성도 사라져가고, 귀뚜라미와 잠자리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시기다. 『고려사(高麗史)』 권50「지(志)」4 역(曆) 선명력(宣明歷) 상(上)에는 “처서의 15일간을 5일씩 3분하는데, 첫 5일 간인 초후(初侯)에는 매가 새를 잡아 제를 지내고, 둘째 5일 간인 차후(次侯)에는 천지에 가을 기운이 돌며, 셋째 5일간인 말후에는 곡식이 익어간다”고 했다. ‘처서가 지나면 풀도 울며 돌아간다’는 속담처럼 풀들도 잘 자라지 않는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두렁의 풀을 깎거나 산소를 찾아 벌초한다. 예전의 부인들과 선비들은 여름 동안 장마에 젖은 옷이나 책을 음지(陰地)에 말리는 음건(陰乾)이나 햇볕에 말리는 포쇄[曝曬]를 이 무렵에 했다. 처서 무렵엔 옥수수 수확 철이다. 쪄먹을 것은 씨알이 완전히 익기 전인 7월 하순부터 수확한다. 곡식이나 사료용으로 쓸 것은 8월 하순부터 9월 중순에 수확한다. 처서는 복숭아의 제철이기도 하다. ‘처서 복숭아, 백로 포도’라는 말이 있다. 처서 무렵의 복숭아는 껍질이 더 잘 벗겨지고 당도도 최고로 좋다. 백중을 지나며 비교적 농사철 중에 한가한 때다. 그래서 “어정 칠월 건들 팔월”이란 말처럼 어정거리면서 칠월을 보내고 건들거리면서 팔월을 보낸다는 말까지 있다. 다른 때보다 그만큼 한가한 농사철이라는 것을 재미있게 표현한 말이다. 처서 무렵의 날씨는 한해 농사의 풍흉(豊凶)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비록 가을의 기운이 왔다고는 하지만 햇살은 여전히 왕성해야 하고 날씨는 쾌청해야 한다. 처서 무렵이면 벼의 이삭이 패는 때이고, 이때 강한 햇살을 받아야만 벼가 성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한꺼번에 성한 것을 말할때 “처서에 장벼(이삭이 팰 정도로 다 자란 벼) 패듯”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처서 무렵의 벼가 얼마나 성장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속담이다. 처서에 비가 오면 쌀독의 곡식도 준다고 한다. 처서에 오는 비를 ‘처서비(處暑雨)’라고 하는데, 처서비에 ‘십리에 천석 감한다’라고 하거나 ‘처서에 비가 오면 독 안의 든 쌀이 줄어든다’고 한다. 처서에 비가 오면 그동안 잘 자라던 곡식도 흉작을 면치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경남 통영에서는 ‘처서에 비가 오면 십리 천석을 감하고,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 백석을 감한다’고 했다. 전북 부안과 청산에서는 ‘처서날 비가 오면 큰 애기들이 울고 간다’고 한다. 예부터 부안과 청산은 대추농사로 유명한데, 대추가 맺히기 시작하는 처서를 전후하여 비가 내리면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되고, 그만큼 혼사를 앞둔 큰 애기들의 혼수장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처서비는 농사에 유익한 것이 못된다. 그러므로 처서비를 몹시 꺼리고 이날 비가 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처서 무렵의 날씨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체득적(體得的)인 삶의 지혜가 반영된 말들이다. 아무리 더위를 몰아낸다는 처서지만 쉽게 물러날 리가 없다. ‘처서 밑에는 까마귀 대가리가 벗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이 무렵 노염(老炎), 잔서(殘暑)라 부르는 늦더위가 만만치 않다. 아침과 저녁의 선선한 바람에 무더위가 끝났다고 안도하는 순간, ‘골탕’이라도 먹이려는 듯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초봄에 추위가 쉽게 떠나지 않고, 꽃샘추위로 봄을 시샘하듯, 초가을에는 더위가 쉽게 떠나지 않고 늦더위로 가을을 시샘한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24절기에서 초복, 중복, 말복, 경칩, 처서 등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생소하지만 의미있는 세시풍속이 있다. 바로 백중이다. 오늘날 대다수의 사람들은 백중을 중요한 명절이라 여기지 않는다. 백중은 24절기 중 하나인 백로(白露)와 추분(秋分)사이에 있다. 한여름이 저물고 가을이 점점 깊어지는 시기로, 낮과 밤의 길이가 점점 더 비슷해지는 추세를 보인다. 날씨가 서서히 시원해지고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시기다. 농사일을 비롯한 일상 생활에서는 '백중'을 기준으로 농작물의 수확이나 가을 작업을 준비하는 시기다. 백중날, 백중(百中 또는 百衆)은 백종(百種), 망혼일(亡魂日), 중원(中元)이라고도 하며, 음력 7월 15일이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음력 7월이 귀신의 달인 귀월이며 중국 남부지방에서는 음력 7월 14일이 백중이다. 우리나라에서 백중은 경상북도 성주 지역에서 음력 7월 15일에 지내는 세시풍속에서 유래됐다. ‘백중’이란 명칭은 음력 7월 15일이 24절기의 중심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 일백 백(百) 자에 가운데 중(中) 자를 써서 백가지가 모두 중앙에 모인다는 의미도 있다. 여기서 일백 백(百)은 단순히 숫자 100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많은 수를 뜻한다. 또 이 무렵에 과실과 채소가 많이 나와, 옛날에는 백 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 놓았다고 해서 백종(百種)이라 불려졌다. 백중날이 되면 대다수 농민들은 음식을 장만해서 나누어 먹으면서 즐겁게 놀았다. 또한, 망혼일이라고부르는 것은 여러 가지 음식을 차려서 조상의 혼을 위로했기 때문이다. 2024년 백중은 8월 18일이다. 백중의 의미는 크게 세 가지. 첫째, 백중(百中)은 농민들이 세벌 김매기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는 날이다. 이무렵 풍성한 과일과 채소를 수확해놓고, 농민들은 음식과 술을 나누어 먹으며 하루를 보냈다. 주인이 음식을 마련해 머슴을 위로하는 잔치를 베풀기도 하고, 머슴에게 돈을 주기도 했다. 농민에게 백중은 노동의 고단함을 달래고 잠시 쉬는 휴식의 의미가 큰 날이다. 하지만 제주도 지방에서는 오히려 바다에 나가 일을 많이 한다. 백중날에 살찐 해산물이 많이 잡힌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날 잡힌 해산물을 가지고 한라산에 올라가 산신제를 지냈다. 머슴들은 그 돈으로 시장에 가서 음식을 사 먹고 물건도 샀다. ‘백중장(百中場)’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도 이것 때문이다. 그 의미로 따지면 일종의 근로자의 날이며, 농민들의 추석인 셈이다. 둘째, 백중은 유독 종교와 관련이 깊다. 도교는 물론 불교와도 인연이 깊다. 백중은 중원이라고도 하는데, 중원은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삼원(三元) 중 하나다. 상원, 중원, 하원으로 나누어 상원은 음력 1월 15일, 중원은 음력 7월 15일, 하원은 음력 10월 15일이다. 하늘의 선관(仙官)이 일 년에 세 번 인간의 선악을 살핀다고 하는데 이것을 원(元)이라 했다. 백중날(중원)에는 선관이 선악을 살피기 위해 내려올 때 지옥문을 열어놓고 내려온다고 전해진다. 지옥에 있던 모든 조상들이 이 날 나오기 때문에 이 날 제사를 지내면 그 조상님들이 복을 주고 간다고 믿었다. 백중은 불교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불교 신자 상당수는 절을 방문하고, 절에서도 큰 제사를 많이 지낸다. 백중날에 사찰에서는 하늘로 승천하지 못한 조상 영혼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의식을 치른다. 조상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음식·과일·술을 차려놓고 천신(薦新)을 하였으므로 '망혼일'이란 명칭으로도 불린다. 승려들은 이날 각 사찰에서 천도재(薦度齋, 돌아가신 분들이 생전에 지어놓은 악업이나 부정적인 행동들을 부처님의 법력을 빌어 떨쳐버리고 깨끗하고 맑은 마음을 회복해 좋은곳에 태어나기를 발원하는 의식)를 올리며 농촌에서는 차례를 지내고 산소를 찾아 벌초와 성묘를 한다. 불가에서의 백중은 목건련의 전설과 관련이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 중 신통력이 제일이었던 목련존자는 어머니가 죽어서 아귀도에 빠진 것을 알았다. 목련존자의 부탁과 석가의 신통력으로 어머니는 개의 몸으로 태어났다. 석가는 "매년 음력 7월 15일에 승가내 비구와 비구니들에게 오곡백과와 다양한 음식을 나눠주면 과거·현생의 7대 부모까지 큰 복을 받을 것"이라고 알려줬다. 이후 부유한 사람들은 사찰에 음식을 시주했고, 일반인은 돌아가신 부모를 기리며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불교에서는 '백중날 꼭 제사를 지내야 하는 사례로 다음과 같은 경우를 든다. ▲제사를 지내다가 안 지내는 분들(공줄이 끊어진 집) ▲다른 종교로 전향하신 분들 ▲객사 등 안 좋게 돌아가신 조상이 계신 분들 ▲전쟁이나 다른 사유로 생사여부를 모르는 분들 ▲평상시 제사를 지낼 수 없는 분들 ▲결혼하지 못하고 돌아가셔서 자식이 없는 분들 ▲조상의 제삿날과 이름을 모르는 경우 ▲집안에 아픈 사람 때문에 제사를 지내지 못할 경우 ▲제삿날을 놓친 경우 등이다. 세째, 백중은 달이 가득 차는 날이란 의미로 동양의 할로윈이라 불린다. 달이 가득 차 하늘의 문이 열려 혼령이 출몰한다 해서 ‘귀신의 날’, ‘망혼일’로 불렸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의 기록에 따르면, 백중은 스님들이 우란분(盂蘭盆, 범어로 거꾸로 매달려 고통을 당하고 있는 중생)을 위해 우란분회(盂蘭盆會, 불교에서 지옥과 아귀보를 받은 중생을 구제하는 제사)를 여는 큰 명절이다. 불교가 융성했던 신라, 고려 시대에는 일반인까지 참석해 백중을 대신해 우란분회를 열었지만, 조선 시대 이후로는 사찰에서만 행해져서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는 그 풍습이 많이 소멸됐다. 일부 지방에서와 사찰에서는 백중제를 지낸다. 반면 중국과 일본 그리고 베트남에서는 아직도 비교적 백중날을 성대하게 지내는 관습이 있다. 중국에서는 악귀를 쫓는 제사를 크게 지내는데, 추석 한 달 전의 행사로 유명하며, 이는 서양에까지 소개되어 영어권에서도 'Ghost Festival' 등의 이름으로 차이나타운 등지에서 행해져 상당히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외모'와 '인간의 수명'간 상관관계가 규명된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이 쏠린다. 국제 학술지 '사회과학과 의학(Social Science & Medicine)' 2024년 8월호에는 '외모와 장수 : 예쁜 사람은 더 오래 살까'라는 제목의 연구 논문이 게재됐다. 외모의 매력과 수명 사이의 연관성 연구는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의 부교수인 코너 M.시핸과 텍사스 오스틴대 노동경제학자 대니얼 하머메시가 8개월간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자들은 1957년 위스콘신 고등학교 졸업생들을 평생 추적한 설문 조사 ‘위스콘신 종단연구’를 토대로 작업했다. 2022년까지 추적 가능한 남녀 8386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이들과 거의 같은 해에 태어난 10명을 심사위원으로 선정해 이들의 졸업사진을 보고 매력도를 평가하게 했다. 그동안 이 방법으로 외모와 소득의 상관관계를 도출한 연구는 기존에 있었지만, 외모와 수명과의 연관성 조사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이 '매력 없는 사람'으로 지목된 표본을 조사한 결과, 매력도와 수명 사이에는 '우려스러운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매력이 없을수록 수명도 짧았다. 이런 결론은 소득, 교육, 결혼 상태, 체질량 지수 등 수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수를 통제해도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매력도를 1~6등급으로 나눴을 때, 가장 낮은 6등급에 속한 사람은 1~4등급에 비해 사망률이 16.8%나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상관관계가 두드러졌다. 외모 매력 6등급에 속한 여성은 그 외 여성보다 평균 2년가량 일찍 사망했다. 남성의 차이는 1년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다만 더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이 특별히 더 오래 사는 건 아니었다. 졸업 사진에서 가장 매력적이라고 평가된 인물들과 중간 수준 평가를 받은 사람들 사이의 수명 차이는 큰 차이가 없었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코너 M.시핸 교수는 "여성이 외모에 대해 견뎌야 하는 불균형적인 사회적 압력과 판단을 반영하는 것 같다"면서 “이전 연구에 따르면 덜 매력적이라고 여겨지는 여성은 수입이 적고 교육 수준이 낮은 남성과 결혼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연구 결과는 건강관리부터 교육, 고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무의식적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보다 광범위한 노력을 요구한다”며 “사람의 매력 수준에 관계없는 공평한 사회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임상 및 미용피부과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and Aesthetic Dermatology)에는 소셜미디어(SNS)와 사진 보정 필터(편집)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이 미용 시술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보스턴대 의대 연구진이 2019년 10월~2021년 6월 피부과 클리닉을 찾았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SNS 사용과 성형 시술에 대한 개인적 욕구에 초점을 맞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SNS 사용 시간과 사진 보정 앱 사용 여부가 성형 시술을 받고자 하는 욕구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쳤다. 인스타그램 등 SNS 플랫폼 셀카용 편집 앱 등을 통해 조작된 자신의 모습에 맞춰 성형 시술을 받고자 하는 현상인 '스냅챗 이형증(snapchat dysmorphia)'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이는 사진을 기반으로 소통하는 SNS 스냅챗과 자신의 외모에 심각한 결점이 있다고 여기는 신체적 이형증이 합쳐진 신조어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University of South Australia) 팀 올즈(Tim Olds) 보건과학 교수는 뷰티산업 성장의 가장 큰 이유로 “곳곳에 퍼져 있는 비현실적인 이미지들"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위 ‘몸짱’ '얼짱' 사진에 자주 노출되고 이런 몸과 얼굴이 이상적인 것으로 여겨지면서 일반인들이 자신의 외모에 대해 불만족을 갖게 된다는 분석이다. 팀 올즈 교수는 “성형수술, 화장품, 레이저 클리닉, 안티 에이징 수술을 비롯해 나아가 마약과 약물 등도 모두 ‘스스로에 대한 지속적인 불만족 심리’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산업”이라며 “지난 5년간 고가의 미용실, 스타일리스트, 높은가격의 화장품을 이용하는 남성들이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고 설명했다. 잘생기고 예쁜 외모가 가져다주는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아름다움이 주는 보상: 왜 매력적인 사람들이 더 성공하는가>(Beauty Pays: Why Attractive People are More Successful)의 저자인 미국 경제학자 대니얼 하머메시(Daniel Hamermesh) 교수는 "남성과 여성 모두 외모가 매력적일 경우 돈을 더 많이 버는 경향이 있다”면서 "미국이 세계 임금 분포도에서 격차가 심한 편에 속한다. 그리고 잘생긴 남성이 10~12%, 예쁜 여성이 7~8%를 더 많이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퍼센티지로만 보면 큰 차이라고 느껴지지 않을지 모르지만, 실질적인 금액으로 따져봤을 때는 엄청난 금액이다”면서 “여성의 평균 임금이 남성의 80%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예쁘지 않은 여성의 임금은 잘생긴 남성과 비교해 훨씬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1만여명의 선수들이 선수촌에 입촌할 때 받는 웰컴팩이 공개돼 화제다. 캐나다 요트 대표팀의 사라 더글러스는 자신의 틱톡 계정을 통해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게 제공된 웰컴팩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이 영상에 따르면 더글러스가 선수촌에 배정된 방에 들어갔을 때 침대에 올림픽 선수 지원 기구 '애슬리트365'에서 제공한 웰컴팩이 놓여 있었다. 웰컴팩 안에는 파워에이드 물병, 삼성전자의 최신 휴대전화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 안내 책자, 세면도구 등이 있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최신 휴대전화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 상자 개봉 과정도 공개했는데, 금메달을 형상화한 노란 색상과 금빛 엠블럼, 삼성전자 로고가 새겨졌다. 삼성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 후원사로, 2024 파리 올림픽 참가 선수들과 스탭들에게 약 1만7000대의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무료로 나눠줬다. 이외에도 올림픽마다 매번 지급하는 아주 특별한(?) 물건이 하나 눈에 띄었다. 바로 파리 올림픽 공식(?) 콘돔이다. 콘돔 케이스에는 파리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주가 그려져 있고, "사랑의 무대에서도 정정당당한 플레이" "동의를 얻으세요" "금메달리스트가 아니어도 착용할 수 있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콘돔 포장지에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강하게"라고 쓰여있어 화제가 됐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은 기념품으로 콘돔을 챙겨간다. 심지어 올림픽 콘돔을 수집하는 선수들도 있으며, 대회가 끝나면 경매 사이트에서 팔기도 한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30만개의 콘돔이 선수촌에 제공된다. 이번 대회에 머무는 각 국가의 대표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모두 1만4250명. 한 사람당 21개 정도 쓸 수 있는 양이다. 남성용 콘돔뿐만 아니라 여성용 콘돔(페미돔)과 덴탈댐(구강 성교 보호장치)도 비치됐다. 도쿄올림픽에서는 15만개가 배포했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차원에서 '신체 접촉 제한’ 규정에 따라 가급적 사용이 금지됐다. 도쿄올림픽보다 두 배 더 많은 것은 아마도 코로나19가 끝난 뒤 열리는 대회라 더 많이 준비한 걸로 추정된다. 정열의 나라답게 브라질 리우올림픽(2016년)에서는 올림픽 사상 역대 최대치인 45만개(선수당 42개, 남성용 35만개와 여성용 10만개)의 콘돔이 배포됐다. 올림픽 조직위측에서 선수들에게 콘돔을 나눠주는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처음 시작됐다. 40년 가까이 전통(?)이 유지되고 있는 셈. 당시 올림픽 위원회는 콘돔을 제공하는 이유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약 8500개의 콘돔이 배포되었는데, 이때 콘돔의 수요가 폭발하자 다음 대회인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는 국제 올림픽 위원회에서 지난 대회보다 10배가량 많은 9만개를 배포했다. 동양과 서양이라는 개최지의 성(性) 문화가 다른 점도 있겠지만 갑자기 급증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에이즈(AIDS)였다. 1990년대 들어 에이즈가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올림픽에서 예방의 필요성이 강조됐기 때문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는 7만개의 콘돔을 배포했지만 부족해서 추가로 2만개의 콘돔을 더 배포했다.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동계올림픽 역대 최다인 11만개의 콘돔을 배포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선수들이 성관계를 한다는 건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골키퍼 호프 솔로는 2012년 ESPN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성관계가 이뤄진다. 잔디밭과 건물 사이 등에서 사람들이 성관계하는 걸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런던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라이언 록티는 “올림픽 선수의 70~75%가 성관계를 한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선 발코니에서 성관계하던 선수가 목격됐고,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선 독일, 캐나다, 오스트리아 등 선수 6명이 온수 욕조에 뛰어들어 난교를 벌였다고 전해진다. 미국 패션 매거진 코스모폴리탄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미국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평창의 추운 날씨에 어떻게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했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패럴림픽 알파인 스키 선수 앤드류 컬카는 "콘돔은 올림픽의 힘"이라는 짧고 굵은 답변을 남겼다.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조이 만티아는 "운동선수들은 잔뜩 있고, 콘돔은 넘쳐흐르니 뭘 하겠냐?"라고 되물었다. 스켈레톤 선수 존 달리는 "다들 끝내주는 몸으로 쫄쫄이만 입고 있는데 당연히 하지(?) 않겠냐" 라고 명답을 남겼다. 알파인 스키 선수 로렌 로스는 "난 거기 있는 사람들이랑 다했다"라고 말했을 정도. 이렇게 선수간에 많은 관계가 이루어질 정도면 소문(?)이 날 법도 한데, 조용한 이유는 바로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 간의 불문율 때문'이다. 미국의 한 수영선수는 "올림픽의 불문율 중 하나가 선수촌에서 일어난 일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돔의 배포 숫자만 보면 하계 올림픽이 동계 올림픽보다 훨씬 많지만, 1인당 사용 가능한 콘돔 갯수는 동계 올림픽이 더 많다. 동계 올림픽이 하계 올림픽보다 더 많은 콘돔을 배포하는 이유는 추운 겨울에 치러지는 올림픽이다 보니 따뜻한 실내에서 장시간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날이 추워지면 자연스럽게 타인의 체온을 느끼려 서로간의 신체접촉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2000년 캐나다 연구팀이 의학전문지인 클리닉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성관계가 악력, 균형감각, 순발력, 유산소 운동 등 체력 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결론을 낸 바 있다. 메달색깔과 경기력에 정신적 영향은 줄지언정 신체적인 영향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영화 혹은 드라마를 보면 위기에 처한 주인공들이 탈출이나 구조요청을 위해 'SOS'를 이용하는 장면이 나온다. 1. SOS는 무슨 약자? 숨겨진 의미? SOS 단어의 약자는 무슨 의미일까. "Save Our Souls" "Save Our Ship" "Save Our Shelby" "Shoot Our Ship" "Sinking Our Ship" "Survivors On Shore" "Save Our Seamen"과 같은 낱말들의 머릿글자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SOS는 단순한 모스부호다. 즉 글자 자체로는 어떠한 뜻도 내포되어 있지 않으며, 약자 또한 없다. 모스부호는 사무엘 핀리 브리즈 모스가 1844년에 제안한 전신 기호다. 긴 전류와 짧은 전류를 사용해 신호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SOS는 ( · · · — — — · · ·, 따따따 따 따 따 따따따)라는 모스부호다. 부호가 간결하고 판별하기 쉽기 때문에 이렇게 정해졌다. 점(·)과 선(–)의 조합으로 문자나 숫자를 표현하는 통신 방법인데 그중에서도 S와 O는 각각 · · ·과 – – –으로 표현하면서 모스부호 SOS는 · · · – – – · · ·로 표현된다. 점 3개의 S와 선 3개의 O는 가장 쉽게 타전하면서도 상대방이 가장 빨리 인식 가능한 알파벳이다. 다른 알파벳과 헷갈릴 가능성도 극히 낮아 조난 상황에서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다. 혹시 주변에 있는 모든 선박이나 항공기가 이 신호를 받으면 즉시 대응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 만약 무시하고 그냥 지나갈 경우 전파법에 의거해 법적처벌까지 받는다. 2. SOS의 유래와 역사 처음에는 무선전신(이후 라디오)신호로 1890년대 후반에 개발, 해상 통신에 중요한 보조 수단으로 빠르게 인식되었다. 이전에 항해 선박은 세마포어 플래그, 신호 조명탄, 종, 무적 등을 사용해 다양한 표준화된 시각 및 청각 조난 신호를 채택했다. 이후 1903년 베를린 무선 전신 회의의 이탈리아 대표인 퀸티노 보노모(Quintino Bonomo) 선장은 SOS제안을 포함해 일반적인 운영 절차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으나 채택되지 않았다. 국제 규정이 없으면 각나라별 개별 신호가 개발돼 사용됐다. 1904년 1월 7일 마르코니 국제 해양 통신 회사(Marconi International Marine Communication Company)는 'Circular 57'을 발행했는데, "조난 중이거나 지원이 필요한 선박의 호출은 CQD이어야 한다"라고 명시했다. 조난 신호 CQD에서 CQ는 프랑스어에서 따온 것인데, 초기에는 원래의 단어 뜻과 비슷한 safety와 attention이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영어에서는 'seek you(널 찾는다)' 의미로 해석도 되지만, 어원은 불어다. 독일은 1905년 4월 1일 발효된 국가 무선 규정에 포함된 세 가지 모스 부호 시퀀스 중 하나로 조난신호(Notzeichen)라고 불리는 SOS 조난 신호(조난 중인 선박은 다음 신호를 사용해야 한다. ▄ ▄ ▄ ▄▄▄ ▄▄▄ ▄▄▄ ▄ ▄ ▄ )를 채택한 최초의 국가였다. 1906년에 최초의 국제 무선 전신 협약이 베를린에서 개최됐고, 1908년 7월 1일부터 협약이 발효됐다. SOS 조난 신호를 전송한 것으로 보고된 최초의 선박은 1909년 6월 10일 아조레스 제도를 항해하던 중 큐나드(Cunard) 원양 정기선 RMS 슬라보니아와 1909년 8월 11일 노스캐롤라이나 해안에서 항해하던 증기선 SS 아라파호(Arapahoe)였다. 1912년 4월 RMS 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때까지 선박의 마르코니 운영자는 CQD와 SOS 조난신호를 호출해 송출했다. 일관성과 해상 안전을 위해 CQD의 사용은 사라졌다. 1952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전기통신조약 부속 무선규칙에 의해 세계 공통의 조난신호로 규정되었다. 3. 유사 구조신호는 뭐가 있지? 먼저 음성통신이 가능한 조난 상황의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조난신호가 바로 'MAYDAY'다. 프랑스어 'venez m'aider' 또는 'm'aidez'에서 나온 말로, "날 도우러 오시오"라는 뜻의 뒷부분이 몬더그린화되며 정착된 단어다. 메이데이의 절차적 용어의 기원은 1921년 런던 크로이던 공항의 고위급 통신사에서 비롯됐다. 이 말은 항상 세번씩 연달아 부르는데 (메이데이-메이데이-메이데이) 이는 즉각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긴급 조난통신이라는 사실을 공지하는 것이므로 사용 중인 모든 통신기는 무선침묵을 해야한다. 또 'May Day(노동절)'와 구분하기 위함이다. 보통 May Day(메이 데이)를 띄어 쓰면 근로자의 날, Mayday(메이데이)를 붙여 쓰면 선박, 항공기의 조난 무선 신호를 말한다. SOS의 변형으로 AAA, RRR, SSS, QQQ가 있다. AAA는 발신자가 공습을 받아 격침당할 위기일 때, RRR은 발신자가 수상함 공격을 받아 격침당할 위기일 때 사용했으나 현재 민간에서는 의미가 변질되어 조난 신호를 수신했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SSS는 발신자가 잠수함 공격을 받아 격침당할 위기일 때, QQQ는 발신자가 불상의 존재로부터 공격을 받아 격침 위기라는 의미로, 순양함 공격을 받을 때 주로 사용된다. 음성통신이 불가능한 경우 양 팔을 위아래로 크게 흔드는 것도 조난신호 중 하나다. 저공으로 비행 중인 헬리콥터 또는 경비행기에 보내는 비상신호다. 다만 한쪽 팔만 흔들면 이상이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 신호이기 때문에 꼭 두 팔을 이용해 팔을 위아래로 크게 흔들어야 된다. 또 팔을 앞으로 쭉 뻗은 채로 무릎을 구부리면, 여기로 착륙해달라는 신호다. MADDAY보다 한 단계 낮은 'PAN PAN PAN'이 있다. 정말 급박한 경우가 아니라 조종사가 아직 조치 취할 여지 있을 때 사용한다. 이후 기술의 발전과 함께 모스사용 빈도도 점점 줄었다. 지난 100년 동안 사용된 이것은 현재 인공위성을 이용한 지구 해상 조난 안전 시스템으로 공식적으로 대체됐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여름이면 항상 우리에게 찾아오는 흡혈귀. 유럽의 뱀파이어(Vampire), 아라비아의 구울, 중국의 강시 등 각나라마다 흡혈귀도 다양하다. 동물의 세계에서 흡혈귀는 단연코 모기다. 요즘에는 모기도 여름엔 너무 더워 활동을 안하고, 시원한 가을로 주활동 계절을 옮겼다. 그래서 '여름모기가 가을모기에게 물려죽는다'라는 말까지 생겼다. 모기에 관한 궁금증 몇 가지를 알아보자. 모기(mosquito)는 지구상에 약 3500종이 알려져 있고, 한국에서는 9속 56종이 기록되어 있다. 다른 곤충과 같이 머리·가슴·배 3부분으로 되어 있다. 물 위에서 알을 낳은지 약 3일 만에 부화되어 유충이 된다. 모기는 알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약 13∼20일 걸리고, 성충의 수명은 1∼2개월이다. 1. 매미는 숫매미만 울고, 모기는 암모기만 문다 매미중에서도 수컷 매미들만 짝짓기를 위해 운다. 암컷 매미는 소리낼 수 있는 기관이 없다. 땅 속에서 7년, 땅 위에서 한달, 숫매미는 죽을듯이 울어서 암매미와 교미 후 7일만에 죽는다. 그나마 교미에 성공한 매미는 복많은 매미다. 연애와 결혼에 성공하는 매미는 10마리 중 3마리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천적의 먹이가 되거나 총각(?)으로 생을 마감한다. 반면 숫모기는 물지 않는다. 오직 암모기만 흡혈을 한다. 숫모기, 암모기 모두 주식은 식물, 과실등의 즙이다. 즉 철저한 채식주의자(?)의 삶을 산다. 숫모기는 즙액으로 충분하지만 암모기는 산란을 위한 별도의 영양분이 필요해 흡혈한다. 특히 암모기의 배란에 사람, 가축등의 동물성 단백질이 필요해 흡혈하는 것이다. 숫매미가 암매미와 짝짓기를 위해 운다면, 암모기는 수컷과 교미한 후에만 뱃속의 수정된 알을 키우기 위해서만 문다. 숫모기, 암모기 구별법은 앉았을 때 앞 주둥이 침만 보이는 게 암컷이다. 주둥이 둘레에 잔 털이 많으면 수컷이다. 멀리서 봤을 때 주둥이에 큰 것이 네 개 정도 있다면 수컷으로 보시면 된다. 이런걸 떠나 사람에게 오는 것은 모두 암컷이라고 보면 된다. 2. 모기 침의 세 가지 역할 모기는 한번 물면 0.5mg의 피를 흡혈한다. 이는 우유 한 방울의 양이다. 모기의 침은 바늘이라기보다는 톱에 가깝다. 흡혈관 끝이 톱니 모양이라 톱처럼 상하로 톱질하면서 들어간다. 그래서 모포, 청바지도 뚫고 들어가는 것이다. 모기는 공격목표를 찾으면 1분이상 공을 들여 혈관에 대롱을 꽂고, 3분 가량 자기 체중보다 더 많은 양의 피를 빨아 먹는다. 사람을 물면서 침을 분비하는데 이 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첫째 이 침은 대롱을 꽂을 때 윤활유 역할을 한다. 둘째 물리는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히스타민이라는 마취제 성분이 있다. 보통 모기가 물 때는 모르다가, 모기가 흡혈 후 날아갈 때쯤 인지하는 것도 마취가 깼기 때문이다. 세번째 침의 역할은 액체인 피를 빠는 동안 혈액 응고를 막는 작용을 한다. 특히 이 침이 우리 인체에 알러지를 유발함으로써 피부를 부어오르게 하고 가렵게도 만든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모기가 볼일을 마치고 날아가 버린 다음에야 가려움,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3. 모기는 어떤 혈액형을 선호할까? 모기가 잘 무는 사람은? 모기는 혈액형을 구별하거나 차별하지 않는다. 피 자체가 좋을 뿐, 사람피든 동물피든 무관하다. 따라서 혈액형과 상관이 없다. 모기가 특히 좋아하는 사람은 술 마신 사람, 임신부, 운동하는 사람, 발 냄새나는 사람, 몸집이 크거나 향수를 뿌린 사람이다. 그리고 특정 유전자(백혈구 항원 유전자 Cw07)를 가진 사람이다. 위 사람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모기가 좋아하는 것이 나온다. 첫째 호흡량이 많으면, 둘째 몸냄새(체취), 분비물이 많으면, 셋째 땀을 많이 흘리면 모기가 잘 문다. 즉 모기는 탄산가스 특히 호흡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매우 좋아한다. 아무래도 마른 사람보다는 뚱뚱한 사람, 가만히 있는 사람보다는 운동하는 사람을 모기가 더 많이 무는 이유다. 운동시 호흡하면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감지해 달려든다. 또 땀, 체취, 분비물등에서의 젓산과 아미노산 역시 모기가 좋아하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모기는 45미터 떨어진 곳에서 사람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다. 사람을 감지하는 방법이 바로 숨을 내쉴 때 내뿜는 이산화탄소때문이다. 9미터 근접하면 사람을 탐지할 수 있고, 더 가까이에서는 체온을 감지할 수 있다. 피부에서 겨우 2.5센티미터 정도 떨어져 있을 때, 사람이라는 것이 확실해지면 물게 된다. 한편 모기를 통해 에이즈 감염이 될까. 정답은 사실상 불가능. 에이즈 걸린 환자를 문 모기가 정상인을 다시 문 경우, 에이즈환자에게서 채취한 피의 에이즈 바이러스균은 극히 미비한 양이라 사실상 전염이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4. 왜 모기는 사람을 물까? 모기 한마리가 평생 흡혈하는 횟수는? 모기는 기본적으로 교미를 하고 수태한 암모기가 흡혈을 한다. 한 번 흡혈을 하면 3일을 쉰다. 3일 쉬는 이유는 알을 키우기 위해서다. 사람이 보통 열달 아기를 품듯, 모기는 3일동안 수태한 알을 키운다. 3일 지나면 알을 낳고 또 흡혈을 한다. 암모기의 흡혈은 평생동안 3일에 한 번씩 한다. 모기는 알을 낳을 때 한 번에 몇 마리 정도 낳을까? 기본적으로 처음에는 300마리 정도 낳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줄어들어 마지막에는 거의 150마리, 100마리 수준으로 줄어든다. 보통 한번 낳을 때 평균 200마리 정도 낳는다. 모기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평생동안 몇번의 흡혈을 할까? 평균 한 달 산다. 하지만 실제 생태계에서는 천적도 있고, 자연환경의 영향때문에 보통 15일 정도 산다. 15일에서 한 달 정도 살고, 3일에 한 번 흡혈을 하기 때문에 일생동안 5번~10번 정도 흡혈을 한다. 5. 여름모기보다 가을모기가 독한 이유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여름보다 가을에 모기가 더 기승을 부린다. 가을모기가 많고 독한 이유 역시 매미가 더 크게, 더 많이 우는 것과 같은이유다. 바로 지구온난화때문이다. 보통 모기는 25℃ 안팎에서 가장 활동이 활발한데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여름보다 가을이 모기가 활동하기 적합한 날씨가 됐다. 날씨가 너무 더우면 모기도 활동하지 않고 여름잠을 잔다. 뜨거운 햇볕으로 체내 수분이 말라버릴 수 있어 한낮에는 습하고 서늘한 곳에 있다가 저녁이 되면 활동을 시작한다. 우리가 잠들기 전에 모기를 자주 발견하게 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만일 열대야로 인해 밤 기온이 높다면 모기도 활동을 멈추고 숨는다. 강수량도 중요한 요인이다. 보통 모기는 적당히 고인 물웅덩이에 알을 낳는데, 여름에는 장마가 2주정도로 짧아 웅덩이가 말라버린 경우가 많다. 게다가 여름엔 국지적으로 폭우가 강하게 내리면서 물웅덩이들에 낳은 알까지 씻겨 내려가기 때문이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비도 적당히 내리고, 물이 고이기 좋은 환경이 돼 오히려 모기가 늘어나는 것이다. 6. 모기가 없어지면 초콜릿을 못먹는다고? 꿀벌은 꿀을 생산하는 것 이상으로 생태계 유지에 필수적인 곤충이다. 모든 농작물의 3분의 1은 곤충의 수분을 통해 이뤄지며, 그 가운데 꿀벌이 수분의 80%를 담당하고 있다. 꿀벌이 사라지면 벌꿀 산업뿐 아니라 대부분의 과일 재배가 황폐화되고, 식물이 황폐화되면 결국 식물을 주식으로 먹고사는 초식동물과 인간도 죽게된다. 그렇다면 모기는 지구상에서 없어져도 될 곤충아니냐고 반문할 것이다. 일단 모기가 없어지면 인간들은 초콜릿을 먹을 수 없다. 초콜릿은 카카오나무에서 나오는데, 카카오나무의 꽃 지름이 1cm~1.5cm 정도로 아주 작다. 그래서 다른 곤충은 너무 커서 못 들어가고, 모기만이 수분을 한다. 즉 모기를 없다면 카카오나무의 열매를 맺지 못하기때문에 인간들은 코코아를 못 먹고 초콜릿도 못 먹는다. 결국 모기를 먹이로 하는 여러 먹이사슬 관계가 깨지고, 결국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쳐 생태계가 망가지게 된다. 7. 모기가 좋아하는 것 그리고 가장 무서워하는 것 모기는 수분, 물을 좋아한다. 그래서 알도 물위에 낳는다. 모기를 퇴치하기 위해서는 모기가 좋아하는 ‘냄새’를 없애는 것이 핵심이다. 땀이나 노폐물이 남지 않도록 피부를 늘 청결히 유지하고 향이 강한 화장품, 향수 등은 사용을 피한다. 음주를 한 경우에도 술 냄새와 더불어 인체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모기를 유인하는 원인이 되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모기를 없애는 방법은 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될 수 있는 웅덩이, 막힌 배수로, 화분 받침 등에 고인 물을 없애면 모기 개체 수 자체를 줄일 수 있다. 모기의 천적은 새, 거미, 잠자리, 미꾸라지 등이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하루에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를 1100마리 이상 잡아먹는다. 모기가 30층, 50층에서도 발견되는 이유는 뭘까? 일단 모기가 그 몸집으로 아파트 꼭대기 층까지 날아서 올라가기 쉽지않다. 첫째 방법은 기류를 타고 가는 방법이다. 학술논문에 따르면, 모기가 기류를 타면 60km~300km까지 날아가는 경우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둘째는 인간처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거나,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다. 아파트꼭대기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내려서 사람을 찾아간다. 모기의 날개짓은 1초에 800번에 달할정도다. 계단의 경우 올라가다 힘들고 쉬고, 또 올라가고를 반복하며 등반을 계속한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장난이나 작은 거짓말을 해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는 4월 1일은 만우절(April Fools' Day)이다. 많은 사람들이 만우절에 관한 추억은 한 두 가지 갖고 있을터, 특히 학창시절 교실도 바꿔보고 평소에 할 수 없는 짓궂은 장난도 선생님께 쳐도 용서가 되는 날. 이런 만우절에 유난히 거짓말 같은 진짜로 일어난 사건이 있다. ◆ 거짓말 같은 진짜 일어난 일들 만우절에 빌 게이츠, 김정일, 폴 매카트니등 유독 유명인들을 향한 사망 루머들이 만들어졌다. 우리에게 홍콩 미남 스타로 잘 알려진 장국영의 사망 소식 역시 만우절에 처음 들려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았다. 2003년 4월 1일, 만우절에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24층에서 장국영의 투신자살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아직도 많은 뒷얘기들을 남겼다. 그에게는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났다'는 말이 따라붙었다. 장국영은 '영웅본색' '천녀유혼' '아비정전' '해피투게더' 등 여러 작품을 남겼다. 특히 '패왕별희'는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등을 판매하는 애플은 미국에서 마이크로소프크(MS)와 시총 1위자리를 다툴 만큼 세계 최고의 기업, 스마트폰 산업혁명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이른바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인 셈. 그런 글로벌 빅테크기업이 탄생한 날이 공교롭게 1976년 4월 1일이다. 스티브 잡스, 스티브 워즈니악, 로널드 웨인이 Apple Inc.를 차고에서 창립했다. 2001년 4월 1일은 네덜란드가 세계 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역사적인 순간이다. 이 획기적인 결정은 전 세계적으로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 권리에 선례를 세웠으며, 결혼 평등을 지지하는 운동과 법적 변화에 영감을 주었다. 1946년 4월 1일 알류샨 해구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후 파괴적인 쓰나미가 알래스카의 알류샨 열도를 강타했다. 이후 쓰나미의 파괴적인 힘을 강조하고 해안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쓰나미 경보 시스템이 생기는 계기가 됐다. 1789년 4월 1일 미국 하원의원들이 뉴욕시에서 첫 번째 전체 회의를 열었다. 이 역사적인 의회는 새로 비준된 헌법에 따라 미국 정부를 설립하고 국가의 입법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단계였다. 한국에서도 4월 1일에 의미있는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1993년 4월 1일 조선일보가 공식적으로 사고를 통해 기사실명제 실시를 선언했다. 기사실명제(記事實名制)는 기사를 작성한 사람의 이름을 기사에 표기하는 제도다. 1970년대에는 기자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 기명기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특정기사에만 국한되어 있었던 것이 1980년대에 와서 해설기사 등에 기자 이름을 정식으로 밝히는 관행이 형성되다가 1993년 4월 1일에 조선일보에 선언이후 다른 신문들도 이를 따르고 있다. 1920년 4월 1일 동아일보가 창간했다. 동아일보는 1921년 민간신문 최초로 윤전기를 도입했다. 동아일보 구사옥은 1926년 일본인 건축가 나카무라 마코토가 설계했는데 지금은 일민미술관과 신문박물관으로 사용한다. 현재 본사는 서울 광화문 구사옥 옆 동아미디어센터다. 1953년 4월 1일에는 장준하가 전쟁 중 임시수도 부산에서 월간 종합잡지 사상계를 창간했다. 황석영, 김지하, 이청준 등 한국 현대 문인들을 사상계에서 발굴했다. 사상계는 1970년 5월 김지하의 '오적시'를 게재한 것이 문제가 돼 폐간 처분을 받아 통권 205호로 종간됐다. '오적'은 부패한 한국 권력층의 실상을 을사늑약 당시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 등 오적에 비유해 재벌과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군 장성, 장차관 등을 도적으로 표현했다. 서울의 봄이라 불리던 1980년 4월 1일 이낙선이 운영하던 월간지 '세대'를 조선일보가 인수해 제호를 '월간조선'으로 바꿔 발행을 시작했다. 조갑제가 1991년부터 2004년까지 편집장을 지냈다. 2001년 1월 조선일보에서 '월간조선사'로 분리독립했고 초대 대표는 조갑제가 편집장을 겸임하며 맡았다. 월간조선사는 2010년 이후 조선뉴스프레스로 이름을 변경하고 주간조선, 여성조선 등 조선일보에서 나오던 잡지들을 발행하고 있다. 1999년 4월 1일에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의 '국민연금 강제 가입'제도가 시행됐다. 또 하나로통신에서 한국 최초로 ADSL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4년 4월 1일에는 경부고속선이 국내에 첫 선을 보였고, 한국·칠레 자유 무역 협정(FTA)가 공식 발효됐다. 2006년 4월 1일에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합병되어 통합신한은행이 출범했다. 2021년 4월 1일 소방관이 47년만에 국가공무원으로 전환됐다. ◆ 만우절에 생긴 재미있는 이벤트 TOP3 만우절은 세계적으로 유쾌한 장난과 날조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만우절 사건 세 가지를 소개한다. 영국방송국 BBC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파노라마는 만우절을 맞아 1957년에 유명한 장난을 했다. 바로 스위스에서 스파게티가 열리는 나무가 있다는 거짓 뉴스를 내보낸 것. BBC는 여기에 한 술 더 떠 스파게티를 수확하는 농부의 모습을 보도한 후 문의 전화에는 “토마토소스 깡통에 스파게티 나뭇가지를 심으면 잘 자란다"고 대답까지 하는 능청스러움을 보여줬다. 또 BBC는 2008년 남극에서 하늘을 나는 펭귄 무리가 발견됐다는 특집 기사를 내기도 했다. 유튜브는 2013년 “앞으로 10년간 웹사이트를 폐쇄한다”고 선언해 많은 네티즌을 놀라게 했다. 두 번째 만우절 사건은 1996년 패스트푸드 체인인 타코벨(Taco Bell)이 미국의 주요 신문에 전면 광고를 냈다. 광고 내용은 "미국 독립의 상징인 자유의 종을 구입해 'Taco'로 이름을 바꾸겠다"는 것. 물론 당시 상당한 분노와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패스트푸드 체인에 대한 홍보효과는 엄청났다는 평가다. 1998년 만우절에 버거킹은 왼손잡이 고객을 위해 특별히 와퍼 버거의 새로운 버전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신제품 '왼손잡이 와퍼'는 "일반 와퍼와 재료는 모두 동일하지만, 양념과 토핑을 180도 회전시켜 왼손잡이가 더 쉽게 먹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발표한 것. 이 사건은 이내 장난으로 밝혀졌지만, 많은 왼손잡이 고객들이 새로운 샌드위치를 맛보기 위해 버거킹을 찾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 만우절의 유래 4월 1일 만우절은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가장 유력한 설은 프랑스에서 시작되었다는 설이다. 1500년대 중세 시대의 프랑스와 네덜란드 자료들 중 만우절 농담에 대한 이야기나 사월의 첫째 날을 기념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양력을 받아들이기 전인 1564년까지 사람들은 1월 1일이 아니라 4월 1일을 새해로 규정하고 있었다. 이때 프랑스는 샤를 9세에 의해 공식적으로 지금의 4월 1일에서 1월 1일로 새해의 첫날을 변경하게 된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은 여전히 4월 1일에 축제를 벌였는데 이런 사람들을 `사월의 물고기`(프랑스어: poisson d`avril)라고 불렀으며 친구가 자는 머리맡에 별자리 중 물고기자리를 상징하는 물고기를 놓는 등의 장난을 치며 조롱하는 의미에서 만우절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만우절이 서양이 아닌 동양에서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인도에서는 춘분에 불교의 설법이 행해져 3월 31일에 끝났으나 수행 기간이 지나면 설법 받을 때의 마음가짐이 약해지고 행동 역시 평소처럼 돌아간다고 전해진다.이로 인해 설법이 끝나는 3월 31일을 `야유절`이라고 칭하며 남에게 헛심부름과 함께 장난을 친 것에서 만우절이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매미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안도현- 지구의 자연은 알면 알수록 신비롭다. 계절이 바뀌고, 새로운 절기가 온다는 것을 식물과 동물이 먼저 알려주기 때문이다. 식물은 섭씨 5도 이하에서 생육이 그치고 동면을 시작하며, 섭씨 5도 이상이 되면 생육을 시작한다. 즉 섭씨 9도~10도로 기온이 상승하면 벗꽃이 개화한다. 벗꽃이 핀다는 것은 봄이 왔다는 것이다. 매미는 초복 무렵에 등장한다. 매미가 운다는 것은 여름이 왔다는 것이다. 식물로는 등나무 꽃이 피기 시작하면 여름이 온것이다. 섭씨 20도정도에서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산에 싸리꽃이 피면 초가을이 왔다는 것이고, 단풍의 홍엽을 느끼게 되면, 섭씨 10도의 기온임을 알게 된다. 초복이 다가올 무렵 땅속에서 인고의 세월을 지낸 매미가 드디어 세상으로 나온다. 말복 무렵이면 수컷매미는 절규하듯 암컷을 향해 울어댄다. 그리고 장렬히 전사한다. 매미는 알에서 깨어나 땅 속에서 유충 상태로 나무 뿌리의 즙을 먹으며 살아간다. 우리나라 매미의 경우 수명이 5년에서 7년이다. 성장을 한 매미는 지상으로 올라와 탈피와 함께 성충인 매미가 되고, 수컷 매미들만 짝짓기를 위해 울기 시작한다. 암컷은 소리낼 수 있는 기관이 없다. 그래서 암매미는 ‘벙어리매미’로 불린다. 매미 소리가 처절할 만큼 요란한 것은 죽을 때가 다가왔다는 뜻이다. 수컷은 짝짓기 뒤 생을 마감하고, 암컷은 알을 낳고 죽는다. 많은 수컷이 합창을 하는 이유는 천적인 새와 거미, 다람쥐 등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수단이다. 신기하게도 매미는 제 몸 색깔과 비슷한 나무에 붙어 지낸다. 천적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다. 매미들은 약 한 달 정도의 짝짓기와 산란 과정을 보내고 생을 마감한다. 땅 속에서 7년, 땅 위에서 한달, 교미 후 7일만에 죽는다. 그나마 교미에 성공한 매미는 복많은 매미다. 연애와 결혼에 성공하는 매미는 10마리 중 3마리에 불과하다. 약 30%만 연인이 되어 대를 잇게 되며, 나머지는 천적의 먹이가 되거나 총각(?)으로 생을 마감한다. 매미소리를 '소음'으로 느끼는 사람은 아직 매미의 목숨을 건 절규, 교미를 위한 간절한 울부짖음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유를 듣고나면 한 여름의 매미 소리는 귀에게 호사다. 전철이 지나는 곳에는 전철소리를 이길만큼 강한 소리를 발산한다. 80dB은 지하철이 역사로 들어오면서 내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매미 울음소리 경우 작은 소리는 약 60dB, 큰 소리는 약 80dB이상의 소리를 낸다. 도시에서 60dB이상의 소리가 지속적으로 난다면 소음으로 간주한다. 게다가 매미의 소리가 더 크게, 더 거슬리게 들리는 이유는 데시벨 뿐만 아니라 고음역대에 있기 때문이다. 음역대가 높은 소리는 파장이 짧고 진동수가 높아 같은 크기의 소리라도 더 큰 에너지를 가진다. 매미는 목으로 울지 않는다. 발음기(진동막)로 불리는 배 아래쪽 V자 모양의 근육을 움직여서 소리를 낸다. 초당 300번 이상 늘였다줄였다 하면서 진동막을 흔들어댄다. 흥미로운 사실은 매미는 시골보다 도시에서 더 크게 운다. 작게 울면 암컷이 듣지 못할 수 있어서다. 연구에 따르면 울음 소리가 크고, 몸집이 큰 수컷이 인기가 많고, 짝짓기를 더 많이 한다고 알려졌다. 매미는 ‘온도’와 ‘빛’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맞아야 소리를 낸다. 변온동물인 매미는 보통 15℃ 이상 돼야 울음을 시작한다. 주광성 곤충인 매미는 대부분 한낮에 운다. 매미가 밤에 우는 이유는 가로등, 네오싸인, 빌딩간판 등 낮처럼 환한 빛공해 때문이다. 밤을 낮으로 착각해 울어대는 것이다. 온도가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 영향도 있다. 그래서 시골매미보다 도시 매미가 더 크게, 세게, 많이 운다. 과학적으로 따지면 ‘더 뜨거울수록, 더 밝을수록 매미는 요란하게 운다’가 정답이다. 사극에서 ‘익선관(翼蟬冠)’이 등장한다. 모자를 쓴 왕과 관리들을 보면, 왕이 쓴 관의 뒤쪽에는 한 쌍의 매미날개가 세로로, 관료들이 쓰는 관모에는 날개가 가로로 붙어 있다. 즉 매미의 5덕을 잊지 말라는 뜻이다. 그 연유를 보면 3세기경 진(晉)나라 시인 육운(陸雲)이 매미를 유심히 관찰한 뒤 “매미는 머리에 주름이 있어 우아하고(文), 이슬을 먹고 사니 맑고(淸), 남의 곡식을 탐하지 않는 염치가 있으며(廉), 집이 없으니 검소함(儉)이 있다. 여기에 늘 때에 맞춰 행동하는 믿음(信)까지 있다”라고 칭송했다. 그가 이것을 ‘매미의 오덕’이라고 부른 후 관모에 본격적으로 매미날개를 붙이게 됐다. 곤충이면서 '익선관'이란 관직까지 역임한 나라밥을 먹는 공무원이다. 매미(蟬, 선)의 한자 이름에는 ‘한 가지’를 뜻하는 단(單)자가 들어 있다. 그것은 매미의 삶 전체가 인내와 단순함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살아가는 영역도 태어난 나무와 그 주변 한 곳이고, 오로지 한 길만을 꽂꽂이 버텨나가는 일생을 보여준다. 7년을 땅속에서 참고 견디다가 기껏 일주일 남짓 소리를 지르고 죽어간다. 흡사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외계에서 보낸 사절단의 숭고한 외침인 지도 모르겠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코끼리 하면 뭐가 생각나시나요? '코가 손이라 과자를 주면 손으로 먹는다'는 노래? 동물 중 싸움서열 1위일 정도로 막강한 체격과 파워를 지닌 지상 최고의 동물? 오늘은 코끼리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몇 가지 들고 왔습니다. 즐거운 코끼리 여행 떠날 준비 되셨나요? 1.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오기전 2020년 세계경제를 예측하길 '블랙스완'이 아닌 '회색코뿔소'로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몰고온 2020년은 '코요테 모멘트' 상황을 만들었고, 결국 곳곳에는 '화이트 엘리펀트' 생겨났다. 블랙 스완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당하는 갑작스럽고 예상못한 위기를, 회색코뿔소(grey rhino)는 개연성이 높고 파급력이 크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위험을 뜻하는 용어다. 코뿔소는 몸집이 커 멀리 있어도 눈에 잘 띄며 진동만으로도 움직임을 느낄 수 있지만 코뿔소가 달려오면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거나 대처 방법을 알지 못해 부인해버리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이런 면에서 예측과 대비가 어려운 사태를 의미하는 블랙 스완(black swan)과는 차이가 있다. 정신 없이 쫓아가다 어느 순간 섬뜩한 느낌이 들어 아래를 보면 쫓아가던 코요테는 허공에 떠 있고 이를 깨달은 순간 곧바로 추락한다. 우리가 잘 아는 톰과 제리처럼 미국 워너브라더스에서 제작한 만화영화 루니툰즈의 ‘로드러너와 코요테’ 자주 나오던 장면이다. 증권시장에서는 이 순간을 ‘코요테 모멘트(coyote moment)’라고 부른다.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는 겉만 화려하고 활용 가치는 적은 애물단지를 말한다. 대규모 국제스포츠행사를 위해 거액의 돈을 들여 건설후 경기가 끝난후 유지 관리에 거액을 잡아먹으면서 사실상 쓸모없는 경기장이 된 경우를 뜻한다. 멀리서 보면 '대형 스포츠 경기장'이 하얀 코끼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2. 상상(想象)이란 단어의 어원은 코끼리 한자 상상(想象)이란 글자를 보면 코끼리 상을 쓴다. 중국 한비자에는 코끼리의 형상을 머릿속으로 그리다에서 유래됐다고 나온다. 유래를 보면, 중국사람들이 인도에 가서 처음 코끼리를 보고 놀랐다. 코가 크고, 다리는 두껍고, 일도 잘하는 동물이 있다고 중국에 돌아와서 말하자 아무도 안믿었다. 그래서 다시 인도로 갔더니 코끼리는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 가족들이 함께 같은 곳에서 죽어있었다. 코끼리 무덤에 모여 죽어있으니 결국 코끼리 뼈를 밀반출해왔고, 중국에 돌아와 코끼리 뼈를 보고, 코끼리라는 동물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뼈를 맞춰 그 동물의 형상을 만들었다는 데서 유래됐다. 상상이라는 말의 유래처럼 본질적으로 코끼리의 뼈라는 팩트, 근거가 없으면 몽상이다. 즉 상상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코끼리뼈라는 과학적으로 탄탄한 근거가 있어야한다는 의미다. 물론 제대로 된 상상의 완성은 과학적 상상에 예술적 상상, 문학적 상상등이 더해져야 온전한 상상이 되겠지만. 3.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는 미 공군(USAF)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수십 혹은 수백 대의 군용기가 활주로에서 밀집 대형을 갖추고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 활주를 하는 훈련을 말한다. 수백 대의 전투기가 무기를 최대한 장착하고, 전면전이나 유사시를 대비해 신속하게 출격하는 연습을 하는 것으로, 군용기들이 활주로로 연결되는 택시웨이(taxiway; 유도로)를 이동하는 모습이 마치 코끼리 떼가 한꺼번에 걷는 것처럼 움직인다고 해서 '엘리펀트 워크'라는 명칭이 붙었다. 이 훈련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여러 대의 폭격기가 빠른 시간 내에 이륙한 후 공중에서도 동일한 대형을 유지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이륙을 위한 준비를 마친 폭격기가 동시에 활주 및 이륙함으로써 이륙 시간을 단축시키고 공중에서의 작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현대에 와서는 적국에게 군사력을 과시하거나 경고를 보내는 목적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미 공군은 북한을 포함한 적성국가의 도발 행위가 있으면 자신들의 공중전력 우위를 과시하고 적성국가의 군사도발 의지를 꺾기 위한 목적으로 엘리펀트 워크 장면을 공개해왔다. 4. 유예(猶豫)는 원숭이와 코끼리 흔히 일을 미루어 결행하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룰 때 유예(猶豫)란 말을 쓴다. 이 말은 `노자`에서 유래한 것이다. `유(猶)`는 고대 원숭이과 동물로 매사 의심이 많고 조심스러웠다. 유혜약외사린(猶兮若畏四隣)은 `원숭이는 마치 사방을 두려워하는 듯하다`라고 해석된다. 원숭이는 나무 위에서 생활하거나 나무에서 내려와 먹이를 먹을 때에도 늘 신중하여 사방을 끊임없이 둘러보아, 그만큼 조심스러워한다는 뜻이다. `예(豫)`는 고대의 덩치 큰 코끼리과 동물로 매사 조심스럽고 신중했다고 한다. 예언약동섭천(豫焉若冬涉川ㆍ주저하는 것이 코끼리가 마치 겨울철 강을 건너는 듯하다)에서 유래했다. 코끼리는 항시 신중하다보니 꽁꽁 얼어붙은 강을 건널 때에도 신중을 거듭하여 조심스러워했다는 뜻에서 이 말이 유래했다. 5. 코끼리도 장례식에 간다 우리 인간들이 설 쇠러 고향에 가고, 사람이 죽으면 장례식에 조문하러 가듯, 코끼리도 장례식에 간다. 인간들이 제사, 조문, 인사등 귀찮고 당연한 것처럼만 여겨지는 이런 의례에 집착하는 것은 다른 이들과의 관계 맺기, 사회 공동체와 공존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30년 동안 코끼리 생태 등을 연구한 야생 동물 연구자 케이틀린 오코넬은 인간처럼 사회적 의례를 정교하고 복잡하게 수행하는 동물들의 의례를 인사, 집단, 구애, 선물, 소리, 무언, 놀이, 애도, 회복, 여행 등 열 가지로 소개한다. 물론 의례란 종교적 관습을 넘어 예배, 제사, 결혼식, 장례식, 축제 뿐만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 미지근한 물을 한 잔 마시는 일, 주말 스케이트보드 모임에 나가는 일처럼 습관마냥 되풀이하는 일까지 포함한다. 가장 기본적인 의례가 인사다. 수컷 얼룩말들은 상처를 내지 않을 만큼만 살짝 무는 장난을 통해 인사를 나눈다. 수컷 검은코뿔소는 뿔을 맞대며 인사한다. 동물은 인사를 귀찮아하지 않는다. 반려견은 주인을 볼 때마다 항상 뛰어와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인사한다. 코끼리들은 방금 전 헤어진 친구들과 몇년 만에 다시 만난 것처럼 서로 코를 감는다. 코끼리는 동료나 가족이 죽었을 때 애도의 의례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동물원에서는 안락사한 우두머리 암컷 코끼리 사체를 다른 코끼리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누구라도 볼 수 있는 곳에 내놓았다. 그러자 가장 친했던 코끼리 두 마리가 밤새 번갈아 가며 조용히 죽은 친구를 찾아왔고, 올 때마다 각자 죽은 친구의 몸에 흙을 뿌려 덮여줬다. 하룻밤이 지나자 죽은 코끼리의 몸에는 적어도 5㎜ 두께의 흙이 쌓였다. 코끼리들은 가까운 코끼리가 죽으면 사체를 보러 오는 습성이 있다. 그리고 죽은 친구의 모습을 볼 때 마치 스트레스 반응처럼 피부에서 액체가 분비됐다. 연구자들은 이를 근거로 코끼리가 동료를 애도하기 위해 일부러 현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6. 뉴욕에 코끼리 1억4000만 마리가 있다고? 뉴욕시는 코끼리 1억4000만 마리와 맞먹는 무게의 고층 건물들이 지반을 누르는 압력때문에 가라앉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전문 매체 피스닷오르그(phys.org)와 미국지질조사국(USGS)의 최신 연구결과에 따르면, 뉴욕의 땅덩어리가 매년 평균 1~2mm의 속도로 침하(subsidence)하고 있다. 이유는 해수면 상승이 아니라, 뉴욕의 상징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크라이스러 빌딩 등 뉴욕 전역의 100만개 이상에 달하는 건물 무게는 1조7000억 파운드(약 7억7000만톤)에 달하는 고층건물들의 무게가 지반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7. 코끼리 똥의 '특별 대접' 코끼리의 엄청난 덩치때문에 먹는 식사량도 엄청나다. 그래서 가장 골치 아픈 일은 먹이를 구하는 것, 먹이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가장 큰 곤욕은 바로 똥을 치우는 것이다. 코끼리 하루에 풀을 200kg 정도 먹고, 하루 10~16번정도 50~100kg 가량의 똥을 싼다. 코끼리 똥은 둥근 공 모양이고 럭비공 정도의 크기다. 2미터 높이의 항문에서 바닥으로 떨어지고도 그 모양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다. 다행히 코끼리똥은 질지는 않다. 만약 코끼리 똥이 소 똥처럼 질었다면 코끼리의 고향인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는 그야말로 온통 똥 바닥이 되었을 것이다. 냄새도 그리 심하지 않다. 기온이 낮은 날에 코끼리 똥을 보면 똥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김을 쐬어도 별로 냄새가 나지 않는다. 보통 코끼리 똥은 과수원의 비료로 쓰인다. 코끼리 똥은 소나 돼지 똥처럼 부식시킬 필요도 없이 그냥 바로 비료로 쓸 수 있다. 그냥 덩어리째 나무 밑에 던져두면 알아서 영양소가 빠져나가 땅으로 흡수되고 똥은 거의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다른 퇴비에 비해 냄새도 덜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만큼 코끼리의 똥은 특별대접을 받는다. 코끼리의 창자가 길다 보니 똥이 창자 안에서 이미 발효가 많이 일어나 좋은 거름이 되는 것이다. 또 주로 나뭇잎, 나뭇가지, 풀 등을 먹기 때문에 다른 동물의 배설물보다 섬유질이 400배나 많다. 태국, 라오스등 동남아시아에서는 코끼리 똥으로 종이까지 만들어서 관광 상품으로 판매한다. 코끼리 종이는 투박하지만 두껍고 질감이 좋아서 액자, 포장 박스, 캔버스 등 쓰임새가 다양하다. 코끼리 공연에서 그런 종이에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코끼리 똥을 활용하면 나무를 쓰지 않고, 환경에 무해한 종이를 만들 수 있으며 효과적으로 배설물까지 처리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코끼리 똥 10kg이면 A4용지 500장정도가 생산가능하다. 8. 코끼리는 우사인 볼트보다 빠르다? 인간은 그렇게 빠르지 않다. ‘번개’라고 불리는 단거리의 황제 우사인 볼트의 뜀박질도 동물과 비교하면 걸음마 수준이다. 볼트는 9초58의 100m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덩치 큰 코끼리가 화났을 때의 속력(9초02)보다 느린 기록이다. 보통 코끼리가 달릴 때 최대 속도는 약 24~30km/h정도다. 동물의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치타는 100m를 최고 3초60의 속도로 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고대에는 코끼리를 운송 및 이동 수단의 용도 외에도 적을 향해 돌격하여 진형을 무너뜨리는 전투용으로 사용했다. 코끼리는 훌륭한 후각을 가지고 있으며, 암에 거의 걸리지 않으며, 그들만의 복잡한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들은 점프(높이 뛰기)를 할 수 없다. 런던의 한 진화 생체역학 교수는 코끼리가 점프를 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코끼리의 엄청난 무게와 상대적으로 약한 다리 근육, 그리고 유연하지 않은 발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9. 코끼리 사슬 증후군(Baby Elephant Syndrome) 코끼리는 어릴 때 발에 쇠사슬을 묶어두면, 어른 코끼리가 되어서도 쇠사슬을 풀어놓아도 도망가지 않는다고 한다. 쇠사슬에 묶인 어린 코끼리는 빠져나가기 위해 발버둥을 치며 안간힘을 쓰겠지만, 어리다보니 무거운 쇠사슬이 주는 상처와 고통으로 결국 체념하게 된다. 코끼리는 스스로 말뚝 주변을 자신의 한계로 정해버려 성장한 뒤에도 사슬을 풀어놔도 말뚝 주변을 벗어나지 않는다. 코끼리는 얼마든지 사슬을 끊을 수 있는 힘을 갖게 됐지만 그럴 엄두조차 내지 않는다. 어릴때의 그 기억으로 인해 엄청난 힘이 생긴 성인 코끼리가 되어서도 '안될거야'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다. 결국 성인 코끼리의 발에 나무 막대기에 묶인 얇은 줄 하나만 걸어놓아도 결코 도망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를 '학습된 한계'라 부른다. 우리 삶에서 족쇄가 되어 발전을 가로막는 자기 스스로 '안될거야'라는 한계를 정해버리는 것을 '코끼리 사슬 증후군(Baby Elephant Syndrome)이라고 한다. 10. 이소성(離巢性) 동물 코끼리의 '모성애' 동물을 구분하는 여러기준이 있지만, 이소성(離巢性)과 취소성(就巢性)으로도 구분한다. 이소성은 코끼리, 기린, 소, 닭, 오리 등과 같이 어미뱃속이나 알에서 태어나자마자 양수가 채 마르기도 전에 뒤뚱뒤뚱 걸을수 있는 동물을 말한다. 취소성은 토끼, 쥐, 담비, 족제비 등과 같이 어미뱃속이나 알에서 태어난 후 얼마동안은 제 어미가 돌봐줘야만 움직일 수 있는 동물이다. 즉 이소성과 취소성은 태어나자마자 보금자리를 떠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코끼리는 매우 발달된 사회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강한 모성애가 있다. 코끼리의 임신 기간은 약 22개월로, 포유류 중 가장 길다. 엄마 코끼리는 새끼들에게 먹이 찾는 방법, 적에게서 도망치는 방법, 다른 코끼리와 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치며 코끼리의 사회적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자들에 의하면 고등동물일수록 이소성이라고 한다. 고등동물인 인간은 이소성이어야 하는데, 태어나자 마자 걷지도 못하는 취소성이다. 그 이유는 인간이 모두 조산아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약 280일의 임신기간을 거쳐 세상에 태어나는데, 진화론적으로 엄마가 아이를 뱃속에 그리 오랫동안 보유할수 없는 한계때문이다. 그래서 진화론적으로 1년 먼저 이 세상에 태어나, 혼자걸을 수 있을 때까지 엄마의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 결국 인간은 기본적으로는 이소성이지만 이차적으로는 취소성의 특징을 갖는 복잡한 동물이다. 11. 예민&지능의 동물 '코끼리' 식물은 정말 아픔을 느낄까? 뽕나무에 전류계를 연결하고 막대기로 때렸더니 나무가 맞고 있는 동안 전류계가 강한 반응을 보였다. 코끼리는 좋아하는 아카시아 잎을 뜯어먹을때 언제나 바람을 안고 먹는다. 신기하게도 코끼리에게 먹히는 나무는 멀리 떨어진 나무에게 떫은 맛의 타닌을 분비하고 주위에 에틸렌가스로 신호를 보낸다. 이 신호를 받아 주변 나무는 2~3분 내에 소화가 잘 안 되고 맛이 없는 잎을 만든다. 먹히는 나무의 신호가 앞으로 퍼지지 않도록 하기위해 코끼리는 바람을 안고 잎을 먹는다. 한 대학교수는 아카시아를 몽둥이로 마구 때렸더니 15분 후에 타닌이 2.5배나 증가하고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 100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3m 이내에 있는 맞지 않은 나무도 덩달아 타닌이 증가했다. 12. 도자기 상점의 코끼리(Der Elefant im Porzellanladen) 독일 영화 'Der Elefant im Porzellanladen'이라는 코미디 영화에서 유래된 말로, 독일 사람들이 즐겨 쓰는 표현이다. 조그만 도자기 상점 안에서 거대한 코끼리가 움직일때마다 도자기가 부서지는 일이 일어난다. 정작 코끼리는 그러한 행동을 옳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코끼리를 좁은 도자기상점으로 넣은 사람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표현인 셈.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도자기 상점의 코끼리'로 비유해 유명해 진 말이다. 유시민은 “어떤 나쁜 의도가 있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게 아니고 가지 말아야 할 곳에, 그 자리에 맞지 않는 어떤 주체가 들어가서 문제가 일어날 때 (독일 사람들이) 그런 표현을 쓴다”며 “나쁜 의도가 문제가 아니고 그 본성이 문제다. 지금 시점에서 그가 가지고 있는 여러 태도, 살아가는 방식, 그를 사로잡고 있는 욕망, 그 욕망에 대처하는 그의 태도, 이런 것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서 진짜 풀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도자기를 부수는 것이 코끼리의 잘못이기는 한데 코끼리로 하여금 거기에 들어갈 수 있게 한 우리의 잘못도 있다”며 "지금까지 깨진 도자기 중 가장 비싼 것은 경제다. 다른 것들은 대체재를 만들면 되지만 경제 회복에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13. 코끼리 냉장고에 넣는 3단계, 코끼리 죽이는 방법 3가지 한동안 옛날 유행했던 유머다. 코끼리 냉장고 넣는 3단계는 '문연다 - 코끼리넣는다 - 문닫는다'를 말한다.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기린을 냉장고에 넣는 4단계도 있다. '문연다 - 코끼리 빼고 - 기린넣고 - 문닫는다'가 정답이다. 일종의 시간의 병렬적 배치라는 철학이 숨겨져 있으며, 현상학에서는 시간의 간섭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코끼리를 바늘 하나로 죽이는 방법 세 가지도 유명하다. 첫째는 바늘로 죽을 때까지 찌른다. 둘째는 한번 찌르고, 죽을 때를 기다린다. 세째는 코끼리가 죽기전에 바늘로 콕 찔러서 내가 죽인 것처럼 한다. 코끼리는 이처럼 우리 일상생활과 심지어 유머까지 등장할 정도로 아주 가까이에 살아있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동물원이 없는 나라가 있을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동물원이 있었는데, 없앤 나라가 드디어 생겼다. 중미에 위치한 코스타리카는 ‘공영 동물원’을 10년의 법적 분쟁끝에 전부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국가와 지방자치 단체 등 공공부문에서 운영하는 동물원을 모두 없앤 첫 나라,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됐다. 다만, 사립 동물원에는 해당 법이 적용되지 않아 코스타리카에는 아직 18개의 사립 동물원이 운영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코스타리카 환경에너지부와 스페인 소재 동물보호단체인 'FAADA'에 따르면, 코스타리카 정부는 지난 주말부터 수도 산호세의 시몬 볼리바르 동물원과 산타아나주(州)의 보전센터 등 시설 두 곳에 대한 폐쇄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1921년 설립된 시몬 볼리바르 동물원은 103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코스타리카 환경부가 공영 동물원을 운영해 온 푼다주 재단과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코스타리카가 운영해 오던 두 곳의 공영 동물원은 모두 사라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코스타리카 환경에너지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 "동물원 폐쇄결정은 동물원 운영자와의 계약 종료에 따른 것"이라며 동물들을 옮기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게시했다. 당국은 두 시설에 있던 동물 287마리를 재활 보호센터로 옮기고 건강 상태와 행동 양태 등을 살핀 뒤 야생으로 돌려보낼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동물원에서 태어났거나 오래 머무른 동물들의 경우 야생 적응 훈련 등 준비 기간에 따라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프란트 타헨바흐 코스타리카 환경에너지부 장관은 "보호시설 수용은 동물의 건강 문제나 행동 문제로 야생에서 자유롭게 살 수 없을 때만 정당화될 수 있다"며 "이번 동물원 폐쇄는 야생동물을 보호하고자 하는 코스타리카의 비전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앞서 1994년 코스타리카 정부는 비영리단체인 '푼다주(Fundazoo)'에 시몬 볼리바르 동물원 운영을 맡겼다. 그러나 푼다주 측은 미비한 시설 투자와 동물들에 대한 허술한 관리 등으로 '동물들의 열악한 환경'이 논란이 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코스타리카 정부는 2003년 푼다주와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고, 푼다주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고 당시 법원은 "정부가 계약 해지 통보를 적법하게 하지 않았다"라고 판단함에 따라 동물원 운영권 계약이 연장됐다. 결국 10년 소송끝에 코스타리카 환경부는 2013년 야생동물 포획·사육 금지법을 제정해 야생동물을 가둬두는 국·공립 동물원의 운영을 금지하고, 2014년 공영 동물원 폐쇄 수순을 밟아왔다. FAADA는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에서 "코스타리카는 세계 최초로 공영 동물원을 두지 않는 국가가 됐다"며 "비록 18개의 사립 동물원은 법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공영 동물원의 폐쇄는 중요한 진전이자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환영했다. 동물원을 없앤 최초의 나라가 생기면서 전세계 동물단체들을 중심으로 '동물원 폐쇄'운동이 본격화될 지도 관심사다. ◆ 푸바오가 우리에게 준 선물 3가지 반면 한국에서는 에버랜드 동물원의 한마리 동물이 한동안 '푸바오 효과', '푸바오 경제'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뜨거운 이슈를 만들어냈다. 에버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올 1분기 '푸바오' 효과에 힘입어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높은 실적을 거뒀다. 푸바오는 2016년 에버랜드 개장 40주년을 기념해 한국에 들어온 두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가 4년 만에 낳은 ‘국내 1호 아기 판다’다. 판다의 가임기간은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데, 그 기간도 4일로 짧다 보니 임신 가능성이 매우 낮은데, 그야말로 기적 같은 확률로 아기 판다가 탄생했다. 이름도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을 담아 푸바오라는 불렸다. 푸바오는 자신의 이름처럼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행복을 나눠줬다. 판다 푸바오는 아쉽게도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7월 20일 태어났다. 이에 에버랜드는 푸바오의 성장기를 영상으로 촬영해 유튜브에 공개하며 고객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갔다. 이후 2021년 푸바오가 오프라인으로 대중에 공개된 이후 에버랜드와 판다월드에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판다월드 입장객,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 구독자와 조회수, 굿즈 판매량,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 등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푸바오가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관람객과 만난 기간(2021년 1월4일~2024년 3월3일)은 1155일에 불과하지만, 그 효과는 수치로 정확하게 환산하기 어렵지만 코로나19로 힘들었던 한국인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1155일동안 에버랜드 방문객 수 550만명 돌파, 400여종 굿즈 300만개 판매, 푸바오 에디션 협업 등도 NYT도 주목한 부분이지만, 판다 경제효과는 그 이상의 유무형적 가치를 우리에게 안겨줬다. 푸바오 이모티콘은 그해 인기순위 TOP100에 진입했으며, 푸바오의 일상은 5권의 책으로 발간, 15만권이 판매되며 동물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일본 우에노동물원 역시 판다 임대를 위한 각종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새끼 판다가 가져다주는 경제효과는 약 267억엔(약 24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샌프란시스코도 미국에 흔치 않은 자이언트 판다를 앞세워 지역 경제 활성화, 관광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한때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샌프란시스코는 팬데믹 이후 급격한 도심 공동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심 빌딩에는 빈 건물이 넘치고 거리에 노숙자, 마약중독자 등이 확인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줄어들었다. NYT는 "브리드 샌프란스시코 시장은 자이언트 판다가 팬데믹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사기, 경제를 끌어올려 주길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태진 삼성물산 에버랜드 커뮤니케이션 그룹장은 푸바오라는 친구가 우리에게 주고 간 선물은 크게 3가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동물의 관점에서 동물원을 인간들이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 동물원의 동물을 넘어 인격화 혹은 팬텀화시켰다는 점, 개고기와 동물학대등의 한국인에게 편견을 가진 외국인들이 한국사람들의 동물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푸바오 이후 동물관람객들의 관람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동안은 인간우위의 관점에서 동물에게 먹이나 돌을 던지거나, 소리를 질렀다면, 동물의 입장과 생존환경에 인간이 맞춰가며 관람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특정동물이 연예인 아이돌처럼 팬덤화되는 것도 이상한 현상 중의 하나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놀이공원이나 동물원의 특정 동물을 향한 팬덤이 생기는 건 지극히 이례적”이라며 “푸바오가 아니었다면 기대하기 힘든 현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