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통상, 이메일 마케팅 성과 지표는 5가지로 꼽힌다. 발송 성공률과 오픈율, 클릭률, 전환율, 수신거부율이다. 이중 오픈율은 받은 편지함에서, 이를 열어본 사람의 비율이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 기업 알스퀘어의 뉴스레터 '알스퀘어 유니버스(RSQUARE UNIVERSE)' 오픈율은 40%에 이른다. 최근 이 뉴스레터는 3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향해 150번째 편지를 담았다. 발간 후 3년만이다.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은 '알스퀘어 유니버스'의 기획자다. 그는 "당연히 우리 경쟁사, 관계사도 있다. 연구자, 대학원생, 기자도 계시다. 대부분은 고객사 및 가망고객사로, 기업체 대표나 총무, 인사, 재무 담당자"라고 뉴스레터 독자를 소개한다.
각종 책, 유튜브, 블로그에서 마케팅 전문가라는 이들이 일반적으로 꼽는 EDM(Electronic Direct Mail) 노하우가 있다. 이른바 '오픈율 극대화'로 불리는 전략이다.
'매력적인 제목'과 '다양한 디바이스 친화적인 디자인', '적절한 발송 시간', '개인화된 콘텐츠', '콘텐츠의 가지 제공' 등 5가지.
알스퀘어유니버스 기획자인 문지형 실장은 '반은 맞고, 틀리다'고 말한다. "독자의 'pick(선택)을 얻기 위한 제목과 디바이스 변수를 고려한 유니버셜 디자인은 '신박한 노하우'라고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라며, '기본 중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반면, '발송시간'의 차이는 미미하다. 통상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10시~11시사이를 추천한다. 이를 오픈율이 극대화되는 효과적 발송 시간대로 소개한다. 그러나 대상 구독자의 생활 패턴은 일반화가 어렵다. 문지형 실장은 "발송시간은 민감하게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이어 "'개인화된 콘텐츠'나 '콘텐츠의 가치 제공' 역시 뉴스 공급자의 역량에 따라 편차가 크다"며, 오히려 '콘텐츠 일관성' 유지가 현실적"이라고 조언한다.
뉴스레터 기획자는 섣불리 광고를 넣거나, 본 주제와 관련성이 낮은 공급자 중심의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하는 우를 범한다. 힘겹게 모은 독자는 실망하고, 돌아선다. 스팸 처리하거나, 수신 거부로 이어지는 최악의 경우다.
상업용 부동산은 노동의 현장이면서, 먹고, 마시며, 대화하는 생활 공간이다. 이를 빌리거나, 사고 팔며 수익을 내는 개념으로 접근하니 딱딱해진다. 접근이 부담스러운 전문 영역으로 대하면, 일말의 관심이 사라진다.
3년 전, 문지형 실장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됐다. 기존 업계 레터는 전문가들만 알아듣는 업계 용어와 투자∙임대차 소식으로 채워졌다. 매물 소개나 언론 기사를 정리한 회사 홍보 소재나, 딜(deal) 소식을 지양한다. 레터를 받아들 독자에 '빙의'해, 한주를 관통한 시장 이슈와 트렌드로 채운 레터를 내놓기로 한 배경이다.
문지형 실장은 “B2B는 특성상, B2C 기업에 비해 이해 관계자가 다양하거나, 많지 않다. 그리고 매스(mass)나 검색 광고 등 대중 미디어를 통해 목표를 드러내기 힘들다”면서도, “우리 생활공간 개념으로 접근한 소재로 콘텐츠를 만든다면, 흥미로워 할 독자가 많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레터는 회사의 대외협력실이 취재하고, 제작한다. 재미있는 상업용 부동산 이야깃거리, 트렌드를 소개하거나 인사이트를 전한다.
알스퀘어 유니버스는 매주 '인사이트'와 '디자인노트', 'ESG', '유니버스' 등 4종으로 구성, 발행된다. '인사이트'는 부동산 데이터에 기반한 시장 분석과 투자, 글로벌 동향을 다룬다. 코어 고객 중 하나인 자산운용사와 리츠사의 의사 결정권자를 위한 미디어다. 알스퀘어의 오피스∙물류센터 시장 보고서 주요 내용을 간추리고, 쉽게 전달하는 게 핵심이다.
'디자인노트'는 상업시설 디자인 트랜드와 건축, 인테리어 혁신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ESG'는 친환경 건축, 에너지 효율성, 재생 가능 에너지 도입 등 환경(E)과 부동산 개발 및 운영이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사회(S), 기업의 윤리 경영과 공정 거래 관행 등 지배구조(G) 소식을 담는다.
마지막으로 '유니버스'는 부동산 업계 전반에 걸친 정보를 다루면서, 프롭테크와 관련한 기술 동향, 정책 및 규제를 짚는다. B2B 기업으로선 쉽지 않은 콘텐츠 제작과 발행에도 독자로부터 나쁘지 않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문지형 실장은 “우리 뉴스레터의 핵심은 큐레이션과 인사이트 도출”이라며 “시장에 알려진 소식을 빠르게 모아, 트렌드를 발굴하고, 인사이트를 전달하면 좋은 미디어가 된다”고 밝혔다. 또 “우리만 아는 소식을 담으면 경쟁력이 있겠지만, 진짜 목적은 고객과 편안하게 소통하는 것”이라며 “끊임없이 콘텐츠를 진화 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