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인 1976년 이후 47년 만에 시도한 달 탐사 시도가 결국 실패했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가 달의 남극을 조사하기 위해 발사한 무인 달탐사선 루나 25호가 달 표면에 추락해 완전히 파괴됐다고 20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과 로이터통신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루나 25호가 궤도를 이탈해 달 표면과 충돌한 뒤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47년 만에 이뤄진 러시아의 달 탐사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또 인류 최초의 달 남극 착륙 도전도 무산됐다. 달 남극은 인류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지역이다. 물을 비롯해 희귀 광물과 핵융합의 원료인 헬륨 동위원소(헬륨-3)가 매장돼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만약 달의 남극에 다량의 물이 얼음 상태로 존재한다면 식수와 산소는 물론 로켓 연료로 쓸 수 있는 수소를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다. 즉 화성과 태양계 외행성에 대한 유인 탐사 개발에 있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로스코스모스는 "초동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계산된 수치와 실제 충격량 변수 간 편차 때문에 루나 25호가 계산되지 않은 궤도로 진입했고, 달 표면에 충돌해 소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로스코스모스는 달 착륙을 이틀 남긴 상황에서 "궤도 진입 명령을 내렸으나 작업 중 탐사선에 비상 상황이 발생해 정해진 조건대로 기동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루나 25호가 무사히 착륙했다면 러시아는 최초의 달 남극 도달 국가라는 역사적 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지만 '우주강국'으로서의 자존심을 구기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루나 25호의 추락은 러시아 우주력이 냉전 시대 전성기를 보낸 뒤 쇠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루나 25호는 지난 11일 극동지역인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발사됐다. 21일 달 남극 표면의 보구슬라우스키 분화구 북쪽에 착륙해 1년간 달 내부 구조 연구와 자원 탐사를 수행할 계획이었다.
러시아에 이어 다른 국가들의 달탐사 도전도 계속된다.
인도의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오는 23일 달 남극 지역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중국도 2024년 달 남극을 탐사하는 ‘창어’ 6, 7호를 발사하기로 했다. 미국은 유인 달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을 통해 2025년 우주비행사들을 달의 남극에 착륙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