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러시아를 방문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장소로 알려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 태양호가 극동 연해주를 통과해 아무르주 방면으로 이동 중이다. 원래 북러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된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하바롭스크 또는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로 간다고 스스로 언급하면서 북러정상회담 장소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로 확인됐다.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비행기가 아닌 열차로 무려 3박 4일을 달려간 셈이다.
양국 정상들의 회담 장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두 정상이 만남의 장소로 선택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과연 어떤 곳일까?
극동 아무르주 우글레고르스크에 위치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서쪽으로 자동차로 1500km를 달려야 나오는 곳이다. 보스토치니는 러시아로 '동부'라는 뜻으로 러시아가 가장 최근 조성중인 우주기지가 있는 곳이다. 평양에서는 2700km 정도 떨어져 있는 아주 먼 곳이다.
러시아가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의 의존도를 줄이고 화려했던 옛날 우주강국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러시아 극동 지역에 건설 중인 우주기지다. 기존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는 소련이 붕괴하면서 카자흐스탄의 영토가 돼 러시아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2012년 착공한 이 우주기지의 계획된 부지면적은 551.2㎢이다. 당시 투입된 예산은 약 4000억 루블(약 5조6000억 원)이다. 도로 115㎞, 철로 125㎞, 2만5000명의 근무자를 수용할 수 있는 주거시설을 짓는 공사에 약 1만명의 인력이 동원됐다.
러시아는 그 동안 우주발사체 발사 때 세계 최초의 우주기지인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를 임대해 활용해왔다. 그러다 모스크바 북쪽 800km 지점에 플레세츠크 우주기지를 건설했고, 다시 극동지역에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건설중이다.
이 우주기지는 나로호 우주센터를 건설한 러시아 인력들이 투입돼 우리와도 인연이 있다. 2016년 첫 로켓발사가 이뤄진 이후 지난해까지 모두 11차례 우주 로켓이 발사돼 10차례 성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이 곳을 방문하는 이유도 우주 강국인 러시아로부터 위성, 미사일등 우주항공 관련기술을 직접 전수받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정찰위성 발사에 두 차례나 실패했고 다음 달 재발사를 공언한 상황이라 더욱 마음이 급할 수도 있다.
게다가 북러 회담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간 군사 협력이 확대 심화될 것이라는 미국 등 서방 세계의 관측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도 "이번 김 위원장의 방러는 북러의 협력 관계가 분수령을 맞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회담에서 러시아에 탄약을 지원하고 러시아로부터 위성기술 등을 지원받는 군사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