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자율주행 로보(무인)택시 공개 행사에서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이미지가 무단으로 사용됐다는 이유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영화 제작사 측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알콘 엔터테인먼트(이하 알콘)는 이날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연방법원에 머스크와 테슬라,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를 상대로 하는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2017년 개봉한 SF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제작사인 알콘은 지난 10일 LA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테슬라 로보택시 공개 행사에서 머스크의 발표 자료 중 '블레이드 러너 2049'의 핵심 이미지가 무단으로 사용됐다고 강조했다.
알콘은 "이 행사 전날 워너브러더스 측이 테슬라 행사에서 해당 이미지를 사용하게 해달라며 허가를 요청했을 때 이를 거부하자 머스크가 영화와 똑같은 이미지 대신 인공지능(AI)으로 합성한 비슷한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당시 로보택시 행사에서 한 남성이 빌딩 숲을 바라보는 뒷모습을 담은 황량한 느낌의 미래 도시 이미지를 보여줬다. 이 이미지가 영화 속에서 주인공 'K'(라이언 고슬링 연기)가 트렌치코트를 입은 채 황량한 오렌지빛 라스베이거스 도시 풍경을 조망하는 장면을 베꼈다는 것이 알콘 측의 주장이다.
알콘은 소송에서 "이것은 악의적이고 의도적인 도박이었다”고 언급했다.
알콘 측은 또 영화 속에 완전자율주행 자동차가 계속 등장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머스크가 이 영화의 이미지를 도용한 것이 우연이 아니다"면서 "상업적인 이슈에 더해 머스크란 사람 자체가 더 문제다. 머스크의 극단적인 정치적, 사회적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테슬라와의 잠재적인 브랜드 제휴는 훨씬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알콘은 "다가올 후속 시리즈 ‘블레이드 러너 2099’와 관련, 다른 자동차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논의중이다"면서 "테슬라의 저작권 침해에 따른 재정적 피해가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즉 다른 자동차 브랜드와 사업 제휴를 협의 중이라면서 테슬라의 비슷한 이미지 사용이 이런 협상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소장에서 밝혔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테슬라가 로보택시 이벤트를 위해 캘리포니아 버뱅크에 있는 자사 스튜디오 부지를 사용하도록 허용했다는 사유로 같이 소송 대상으로 올랐다.
이 소송은 올해초 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제기한 소송과 유사하다. 스칼렛 요한슨은 오픈AI가 시스템에 사용할 목소리를 빌려달라는 제안을 거절한 후 자신의 목소리와 소름끼칠 정도로 비슷한 챗봇 목소리를 만들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