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능 ‘역대 최다’ 1342만명…스마트약물·대리시험·위성동원·985와 211 '천태만상'

  • 등록 2024.06.06 23: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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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 1342만명 응시…중국 대학입시 6월 7일부터 시작
중국 공안당국, 기억력 향상 가장한 마약류 등 불법 음료에 주의보
시험지 운송에 위성 동원까지…연휴 겹쳐 대학생 ‘대리 시험’ 우려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역시 중국은 스케일이 달랐다. 한국도 수능을 앞두면 전국이 비상에 걸리지만, 1342만여명이 응시하는 시험을 준비하느라 중국 전역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중국 전역에서 7∼8일 이틀 동안 치러진다. 수도 베이징의 경우 10일까지 나흘간 이어지고 마지막 시험 과목은 지리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올해 수험생은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교육부는 수험생이 1342만명으로 역대 최다였던 작년(1291만명)보다 51만명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 역시 한국처럼 대입시험의 중요성이 큰 나라 중 하나다.

 

관영 차이나데일리 매체는 "중국 교육부는 시험지 인쇄 및 운송, 채점 등 시험 전 과정에 대한 감독 강화를 주문했다"면서 "시험지 운송의 경우 중국 공안과 무장경찰이 전 과정을 에스코트했으며, 위성항법시스템인 베이더우(北斗·북두칠성) 위성까지 동원됐다"고 전했다. 

 

중국 교육부는 무엇보다 부정행위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험장에는 무선 신호가 차단되며, 스마트 모니터링시스템도 도입된다. 특히 올해 가오카오가 단오 연휴(8~10일)와 겹쳐 대학생들의 대리시험 행위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당국은 대리시험 방지 관리 강화에 나섰다.

 

시험장 입구에는 국제공항 수준의 보안 검사대가 설치돼 전자기기 반입을 원천 봉쇄했다. 또 시험장마다 CCTV를 설치하고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감독관을 배치했다. 지난 2020년 두 수험생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답을 공유하다 적발돼 집행유예 5년, 벌금 6000위안을 선고받았다. 미대 입시에선 대학생이 대신 실기시험을 치렀다가 형사처벌받았고, 명문대생이 거액을 받고 부유층 자제의 시험을 대신 쳐주다가 걸렸다.

 

중국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2015년 11월 이후 지난 4월 말까지 부정행위 사건은 총 4007건, 범죄자는 1만1146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내에서는 ‘스마트 약물’이라는 이름 아래 마약류 물질이 학원가에 확산하기도 했다. 당국은 “기억력 향상 의약품을 허가한 적이 없다”며 "기억향상 약물을 사칭한 마약류 및 부정 음료를 구입하지 마라"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물론 사회적 약자를 위한 편의제공도 이뤄진다. 시각 장애인을 위해서는 점자 시험지가 준비되고, 장애인 수험생 총 1만1000여명에게는 편리한 숙소도 제공된다.

 

중국 대학 입학 시험장 교문 앞에 붉은색 치파오(전통 원피스)를 입은 어머니들이 많이 눈에 뛴다. 치파오의 치(旗)는 한자 성어 ‘치카이더성(旗開得勝·군대가 깃발을 펼치자 승리를 얻는다)’의 첫 글자와 같아 중국에선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까지 이 옷을 입고 시험장에 나타나 응원한다.

 

시험장 주변 숙소의 985·211호 객실은 일찌감치 예약됐다. 두 숫자는 중국에서 명문대 상징으로 통한다. 1998년 5월 장쩌민 전 주석이 발표한 명문대 육성 전략이 ‘985′이고 21세기 100개 명문대 계획이 ‘211′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대입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22년 중국의 4년제 대학 입학률은 39.9%였는데, 올해는 그보다 낮은 38%로 예상된다. 입시를 치르는 5명 중 2명 미만이 대학생이 되는 셈. 중국에서 손꼽히는 100여개 명문대 문은 더 좁아 수험생의 4.6%인 60만명만 입학이 가능하다.


중국 대입 열풍이 뜨거운 것은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해 중국에서도 취업시 ‘명문대 스펙’이 중요하다. 그래서 중국에서도 ‘가오카오’는 신분 상승의 유일한 사다리로 인식된다.

 

이은주 기자 newsspace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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