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도조'효과? 하루새 기업가치 100조 '쑥'…"자율주행 게임체인저"

  • 등록 2023.09.14 19: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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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수퍼컴 '도조' 가능성에…모건스탠리, 목표주가 60% 상향
자체개발 AI 반도체 3000개 탑재
자율주행SW '도조'는 "자율주행 게임체인저"

테슬라 도조 컴퓨터는 25개의 D1 칩(위에서 세번째 판)으로 구성된 ‘훈련 타일’이 거대하게 연결된 구조다. [테슬라]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테슬라는 전기차 회사가 아니다. 인공지능(AI) 설계 및 훈련에 관한 세계 최고 수준의 소프트웨어(SW), 하드웨어(HW) 기술을 탐구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2021년 8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AI 데이 행사에서 던진 말이다. 그 자리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프로세서를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슈퍼컴퓨터 ‘도조’(Dojo) 개발 계획을 밝혔다.

 

2년전 당시만 해도 테슬라가 내놓는 전기차에만 관심이 높아 슈퍼컴 '도조'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테슬라의 야심 찬 계획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250달러에서 400달러로 60%상향 조정하면서 11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테슬라 주가가 10%이상 급등했다. 시가총액 8000억달러(약 1060조원)에 달하는 기업이 하루 만에 기업가치가 100조원이 오른 셈이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애덤 조너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모건스탠리는 테슬라가 도입하고 있는 슈퍼컴퓨터 도조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도조가 테슬라의 기업가치를 장기적으로 최대 5000억 달러(약 664조원) 더해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종가 기준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8683억 달러다.

 

모건스탠리는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자동차 제조사인지, 기술 회사인지를 두고 오랫동안 논쟁해왔다"며 "우리는 둘 다 맞다고 믿고 있지만 테슬라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동력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수익이 될 것"이라고 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두 배 이상 올랐다. 고평가 우려가 나오면서 지난 7월 18일 연중 최고점인 293달러를 찍고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인기 종목이다. 테슬라의 주가 폭등으로 이날 다른 전기차 기업인 니콜라와 리비안은 각각 3.06%, 1.34% 상승했다.

 

도조는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테슬라 전기차의 주행 데이터를 토대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슈퍼컴퓨터다. 도조는 일본 유도·가라테에서 도장(道場)을 부르는 발음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머스크는 일본 문화·애니메이션의 광팬이라 스스로 밝힐 정도로 일본문화에 관심이 많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400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11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테슬라 주가가 급등했다. [게티이미지]

 

테슬라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진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슈퍼컴퓨터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7360개의 엔비디아 칩이 탑재돼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칩은 테슬라가 구현하고자 하는 특정 기술에 최적화돼 있지 않다.

 

결국 테슬라는 직접 설계한 칩(D1)을 사용해 도조라는 슈퍼컴퓨터를 만들었다. D1은 50만개 노드(네트워크로 연결된 기기)를 동시에 처리하며 초당 36TB(테라바이트)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한다. 도조는 이 D1칩 3000개를 조합해 가동한다. 많은 칩들을 연결하다 보면 데이터 전송에 병목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테슬라는 ‘인터커넥트’라는 기술을 개발해 개별칩 간 지연을 줄였다.

 

칩과 소프트웨어기술을 결합해 도조는 초당 100경번 연산이 가능한 1.1엑사플롭스(exaFLOP)급 성능을 갖추고 있어 전세계 가장 강력한 슈퍼 컴퓨터 5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엑사플롭스는 애플의 맥프로12코어 28만대 수준의 기능이다.

 

테슬라가 도조를 개발한 이유는 자율주행 자동차 구현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도조가 테슬라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도입을 가속화하고, 향후 완전자율주행(FSD)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다른 기업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테크 업계에선 "도조가 자율 주행과 모빌리티·AI 산업 구조를 바꿀 게임체인저"라는 극찬과 함께 "과대 포장된 수퍼컴"이라는 혹평도 함께 받고 있다.

 

현재 구글 웨이모(Waymo) 등 다른 자율주행 자동차가 지닌 단점을 극복해 줄 슈퍼컴퓨터가 도조인 셈이다.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7월 콘퍼런스콜에서 테슬라가 내년 말까지 도조에 10억 달러(약 1조32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내년 10월께 도조가 100엑사플롭스(1초에 1만경 번)의 연산 능력을 달성해 세계 최강의 슈퍼컴퓨터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지난해 전체 칩 연구개발(R&D)에 70억 달러를 썼는데, 자동차 회사인 테슬라가 단일제품에 10억달러를 투입하는 건 엄청난 투자다.

 

더 놀라운 건 도조의 미래 가능성이다.  슈퍼컴인 도조SW가 엄청나게 성장, 진화할 경우 생성형 AI를 개발하고자 하는 업체에 이를 판매할 수 있다. 엔비디아와 함께 AI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양강으로 테슬라가 평가받는 이유다.

 

애덤 조너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슈퍼컴퓨터 도조가 자동차 판매를 훨씬 웃도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며 "도조가 테슬라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도입을 가속화하고, 이를 통해 향후 자율주행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판매로 새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슬 기자 newsspace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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