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어 멜라니아 발행 '밈코인'도 폭등…"가족 사익 추구·이해상충 심각"

  • 등록 2025.01.20 18: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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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어 멜라니아도 '밈코인'…"가족 돈벌이 지나쳐"
트럼프 밈코인 한때 시총 21조원…멜라니아코인도 출시 첫날 13달러 터치, 시총 3조원 육박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약세…혼돈의 코인시장
전략자산 지정 기대에 급등…비트코인 10만9000弗 최고가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취임을 앞두고 발행한 자체 밈 코인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한때 시가총액이 140억 달러(약 20조4330억 원)를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당선인의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밈 코인을 출시, 첫날에 13달러를 터치하고 시총 3조원까지 육박했다.

 

트럼프 일가가 대통령 당선후 권력을 남용해 사적이익 추구를 하는 것은 '이해상충'측면과 '윤리적 관점'에서 문제소지가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멜라니아 여사가 엑스(X) 계정에 자체 밈 코인 발행을 알린 게시글을 재게시했다. 해당 게시글은 “공식 멜라니아 밈(Official Melania Meme)이 출시됐다. 여러분은 ‘$MELANIA’를 지금 살 수 있다”고 알리며 해당 코인의 홈페이지를 링크했다.

 

밈 코인은 내재적 효용 없이 패러디나 농담 등에 기반해 만들어지는 투기적 성격의 가상자산을 뜻한다.

 

멜라니아 밈 코인은 거래 시작과 함께 매수자가 몰리며 개당 가격이 치솟았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해당 코인은 개당 10.4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도 96억 달러(약 13조원)에 이른다. 최고 13.10달러까지 오른 후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

 

최초 거래 가격이 1달러 이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률이 1000%가 넘는 셈이다. 현재 대부분의 물량을 멜라니아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의 밈 코인(Official Trump, $TRUMP)의 가격도 투자 광풍이 쏠리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한국시간 18일부터 거래된 트럼프 코인의 개당 가격은 19일 밤 9시께 73.43달러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이 140억 달러를 넘어 섰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일을 맞아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은 극대화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20일 새벽(한국시간) 영부인 멜라니아가 밈코인을 발행한 여파로 5%가량 급락했다. 하지만 취임식이 예정된 이날 오후(미국 동부시간 20일 새벽)가 되자 한 시간 만에 8.3% 급등하면서 10만9500달러 선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트럼프가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산업을 진흥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게다가 가상자산 시장에선 트럼프가 취임식에서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희망하고 있다.

 

 

다만 한편으로는 취임직전 트럼프 가족의 이름을 건 밈코인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을 사적인 돈벌이 수단으로 봤다는 비난도 나왔다.

 

우선 대통령이 직접 코인을 발행하고 코인 상승에 따른 이익 상당 부분이 트럼프 그룹에 귀속돼 이해 상충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일가의 밈 코인 유통량의 80%는 차남 에릭이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는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의 계열사 2곳(파이트파이트파이트 및 CIC디지털)이 보유하고 있다.

 

'오피셜 트럼프'가 지금보다 더 올라 개당 560달러에 도달한다면 세계 최고 갑부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지난해 말 기준 재산인 4470억달러보다 많은 재산을 갖게 된다.

 

비영리단체 캠페인리걸센터의 이사 아다브 노티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전례 없는 일"이라며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하는 외국 정부나 기업이 트럼프 당선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해당 코인을 살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가족들의 움직임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영리 윤리단체인 캠페인리걸센터의 전무 이사인 아다브노티는 NYT에 “말 그대로 대통령직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며 “사람들이 대통령의 가족들에게 돈을 이체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밈코인 발행으로 대규모 인원을 블록체인 세계로 불러들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솔라나 기반 탈중앙화 거래소 문샷은 X(옛 트위터)를 통해 4000만개 이상의 신규 가상자산 지갑이 트럼프 밈코인 출시 이후 새롭게 생성됐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은 트럼프 코인을 거래 목록에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에릭 트럼프는 이 코인을 “지구 상에서 가장 핫한 디지털 밈”이라고 말했다.

 

피닉스 디지털 애셋의 조너선 빅스비 회장은 트럼프 코인이 ‘바나나 존’의 시작점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바나나 존이란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격이 갑자기 급등하는 현상을 뜻한다. 그는 “(트럼프의 코인 출시는) 암호화폐 자산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다른 유명인들이 암호화폐를 홍보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발라지 스리니바산 전 코인베이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밈코인은 제로성 복권이다. 초기 급등 이후에는 결국 폭락하고 마지막 매수자는 모든 것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윤슬 기자 newsspace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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