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급진적 재정 긴축 정책을 공개적으로 옹호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 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로써 미국과 중남미 전역에서 재정 건전성과 정부 지출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머스크, 밀레이 ‘전기톱 개혁’에 공개 지지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과 페르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서 “밀레이 대통령은 공공지출을 30%나 줄이고 단 한 달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그의 인기는 오히려 상승했다. 재정 규율이 시민들에게 인기가 없다는 건 오해다. 이는 워싱턴DC의 특수 이익 세력에게만 불편할 뿐”이라는 게시물을 리트윗하며 밀레이의 정책을 극찬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밀레이 대통령이 상징적으로 휘두르는 ‘전기톱’ 사진도 함께 실렸다.
머스크와 밀레이 대통령의 이념적 유대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직접 만나, 밀레이가 자신의 상징인 전기톱을 머스크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18개 중앙부처를 8개로 줄이고, 4만여명의 공무원을 해고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재정지출 30% 삭감을 단행했다.
트럼프 감세안에 “역겹고 혐오스럽다”…미국 정치권 파장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예산조정법안(OBBBA)’에 대해 “미국을 파산으로 몰아갈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법안은 법인세·소득세 등 대규모 감세와 함께 부채한도를 5조 달러까지 늘리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과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향후 10년간 미국의 재정적자가 3~5조 달러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내 보수진영에서도 감세안에 대한 반대가 확산되고 있다. 공화당 내 일부 상원의원들은 “부채한도 인상은 재정 보수주의 가치에 반한다”며 법안 처리에 제동을 걸고 있다. 머스크 역시 “방만하고 특혜로 가득한 의회 지출 법안은 역겹고 혐오스럽다. 의회가 미국을 파산시키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르헨티나 긴축, 경제성장률 반등 전망…사회적 비용 논란도
밀레이 대통령의 급진적 긴축 정책은 아르헨티나 경제에 단기적으로 재정 흑자를 가져왔고, 세계은행과 IMF는 올해 아르헨티나 경제성장률을 5%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 부문 대규모 감원과 복지 삭감으로 빈곤과 실업률이 치솟는 등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현지에서 잇따르고 있다.
미·중남미 ‘재정 논쟁’ 확산…정치·경제 파장 주목
머스크의 공개 발언 이후 미국과 중남미 전역에서는 ‘긴축 vs 감세’ 모델을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됐다.
미국에서는 연방정부 부채와 복지 축소, 중남미에서는 긴축의 사회적 파장과 성장의 지속 가능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트럼프 감세안의 상원 통과 여부와, 밀레이식 긴축의 지속 가능성이 글로벌 경제와 정치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