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이 함께 1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개인 비용으로 구매한 테슬라 모델을 타고 있다. [엑스]](http://www.newsspace.kr/data/photos/20250311/art_17417828886264_362738.jpg)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위기에 빠진 테슬라를 구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가 하루에 15% 넘게 폭락해 약 4년6개월 만에 일일 최대 낙폭을 기록한 지 하루 만에 대통령이 직접 홍보를 자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사격과 저가 매수세 유입에 테슬라는 간밤 3.79%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개인 비용으로 구매한 빨간색 테슬라 ‘모델 S’를 공개했다. 그는 머스크와 함께 차량에 시승하며 “정말 아름답다”는 말과 함께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승할 때 조수석에 앉아 차량 시동법 등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일 아침 머스크에 대한 지지를 확인시켜 주기 위해 새 테슬라 차량 한 대를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백악관 취재진들에게 테슬라 모델 S를 선보이며 “약 8만 달러(1억1600만원)에 판매되는 이 차량을 수표로 구매했다”며 “백악관에 두고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 구매가 판매 부진과 주가 하락에 시달리는 테슬라를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공개적으로 머스크 지지에 나섰다.
그는 “내가 (테슬라 차를) 구매하는 이유는 첫째로 이 제품이 정말 훌륭하기 때문이고, 둘째로 이 사람(머스크)이 이 일에 자신의 에너지와 인생을 바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나는 사람들이 애국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며 “그(머스크)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사기와 낭비, 모든 종류의 문제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곧 우리나라는 매우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세상에 이런 사람이 없다”며 “그(머스크)가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 그 반대여야 한다. 사람들은 열광해야 하고, (테슬라) 제품을 사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량 번호판은 '트루스(Truth·진실)'로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떠오른 머스크는 최근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일하면서 사면초가 위기에 빠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내내 선출 권력이 아닌 월권을 행사한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다.
연방 공무원 대량 해고 등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면서 테슬라 불매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 테슬라 주가 하락은 물론 소셜미디어 ‘X’의 접속 장애, 대통령의 주요 참모진과의 갈등, 테슬라 매장에 대한 방화 등 다양한 ‘악재’ 등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델 S를 직접 운전하지는 않았다. 대신 자신이 구매한 모델 S 외에도 사이버트럭 등 테슬라의 차량 5대를 백악관 경내 잔디밭에 전시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사실상 테슬라 전시장(makeshift showroom for Tesla)으로 만들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비영리단체인 책임과윤리 시민연합의 조던 리보위츠는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이용해 정부에 있는 억만장자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끝난 뒤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의 훌륭한 정책에 힘입어 테슬라가 향후 2년 안에 미국 내 차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