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설립해 운영해온 중국 내 기술연구소를 캐나다로 이전한다.
아시아 국가 기술 인재들 모아놓은 마이크로소포트 리서치 연구소 아시아(MSRA)가 중국에서 캐나다로 이전키로 결정한 것은 미·중 갈등 고조로 인한 대응이자, 최고 수준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1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캐나다 밴쿠버에 새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MSRA의 전문가들을 재배치하기 위한 비자 신청에 나섰다고 밝혔다. ‘밴쿠버 플랜(계획)’이라고 불리는 이 조치에 해당되는 AI 전문가 인력은 최대 4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밴쿠버 플랜'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정치적 긴장 고조에 대한 대응이자, '챗 GPT'의 자국 버전 개발에 필사적인 중국에 최고 인재가 포섭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어적인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즉 중국이 챗GPT와 같은 AI 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자,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핵심 인력을 중국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 MSRA 연구원은 “중국 테크 기업이 인재를 빼돌리거나, 당국의 괴롭힘을 당할 가능성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논의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중국 인터넷 회사들로부터 일자리 제안을 받았지만, 그들의 접근 방식을 거절하고 대신 캐나다로 이주하기 위해 비자를 신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MSRA는 중국에서 기술 인재를 육성하고 싶어한 MS가 대만 유명 컴퓨터 공학자 리카이푸와 손잡고 설립한 연구기관으로, 미중 기술 협력의 상징이자 중국 빅테크의 ‘스타 육성소’로 유명했다.
알리바바 최고기술책임자 왕젠, 센스타임 최고경영자 쉬리, AI그룹 멕빌 대표인 치인 등이 MSRA 출신이다. 등이 MSRA 출신이다. MS는 중국에서 9000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하고 있고, 이 중 80% 이상이 엔지니어 또는 연구원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중 관계가 악화될수록 (중국 개발자들이) MS 입장에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MSRA가 중국으로 기술이 유출되는 통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MSRA의 캐나다 이전이 구체화될 경우 중국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그동안 미·중 기술 협력의 상징이자 중국 빅테크의 ‘스타 육성소’로서 중국의 다양한 정보기술(IT) 인력을 양성해왔기 때문이다.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MS 측은 "MSRA와 조직적으로 연계되고 밴쿠버의 엔지니어링팀과 협력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새로운 연구소를 밴쿠버에 설립한다"며 "연구소는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의 다른 리서치 연구소에서 온 사람들로 구성될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